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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문란" vs "코미디"....사드 보고 사태의 진실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6.0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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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국가안보실에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그로 인해 우리 사회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국기문란'으로 단정하려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이 일을 두고 소통상의 오해에서 비롯된 한편의 코미디라는 주장을 펴는 이도 있다. 후자의 주장은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사태 전말을 살펴본 뒤 내린 결론이다.

논란의 초점은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반입을 국방부, 특히 한민구 장관이 고의로 감추려 했는가에 맞춰져 있다. 청와대는 국방부가 고의로 새 정부에 발사대 추가 반입 사실을 숨기려 했다는 의심을 품고 있다. 이같은 청와대의 분위기는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지난 30일과 31일 이틀에 걸쳐 실시한 브리핑을 통해 확연히 드러났다.

윤 수석은 30일 브리핑에서 사드 추가 반입에 대한 보고를 받은 문재인 대통령이 진상조사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동시에 문 대통령이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사실을 보고받은 뒤 "매우 충격적"이란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그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는 것, 국방부가 지난 25일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시 해당 사실을 누락했다는 것 등도 상세히 소개했다.

윤 수석은 그 이튿날 브리핑을 통해 보다 상세한 보고 누락 전말을 밝혔다. 국방부의 국정기획자문위 보고서 초안엔 '사드 발사대 6기 보관'이란 문구가 있었으나 강독 과정에서 삭제된 뒤 보고가 이뤄졌고, 지난달 28일 정의용 안보실장과 한민구 장관의 오찬 모임 때 정 실장의 사실 확인 질문에 한 장관이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게 윤 수석의 설명이었다.

이 때 나온 한 장관의 발언은 국방부가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사실을 고의로 숨기려 했다는 의혹을 키우는 결정적 계기가 되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 보고서의 '4기' 표현 누락은 전략적 모호성 차원에서 이해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장관은 "대화하다 보면 관점에 차이가 날 수 있다."며 "뉘앙스의 차이"를 거론했다. 대화 과정에서 정 실장이 자신의 발언 의미를 오해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한 장관의 이같은 해명은 지난 31일 청와대로 조사받으러 떠나기 전 국방부 청사에서 이뤄진 스탠딩 인터뷰 과정에서 나왔다. 총총히 자리를 옮기는 도중에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 자세한 해명을 자제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었다. 그 결과 의혹을 말끔히 해소할 수준의 설명은 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절제된 발언 속에는 청와대가 무언가를 오해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양측의 주장을 종합하자면, 진실을 밝혀줄 열쇠는 정의용 실장과 한민구 장관 두 사람이 지난 28일 오찬 때 나눈 대화의 정확한 워딩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정의용 실장이 한 장관에게 한 질문을 두고 언론의 보도는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가 윤 수석의 브리핑을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오찬 때 정 실장이 던진 질문은 "사드 4기가 들어왔다면서요?"였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즉답 없이 "그런게 있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이 워딩이 정확하다면 한 장관은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보도 내용대로 정 실장의 질문이 "사드 4기가 추가 배치됐다는데요?"라는 것이었다면 해석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사드 발사대 4기가 추가로 국내에 들어와 있는 것(반입)은 맞지만 성주골프장 부지에 배치되지 않은 채 모처에 보관돼 있다는게 정확한 팩트이기 때문이다.  

결국 정 실장이 발사대 4기가 추가로 국내에 반입됐는지 여부를 물었는데, 한 장관은 발사대가 성주에 추가로 배치됐는지 여부를 묻는 것으로 인식하고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이로 인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전개와 반입, 배치 등의 군사 용어를 혼동한데 따라 해프닝이 발생한 것으로 해석하는 견해가 나타나고 있다. 하태경 의원이 이번 사태를 '코미디'라 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전개'는 무기의 수송작전을, 반입은 국내로 들여오는 것을, 배치는 포대에 사드 체계를 설치하는 것을 각각 의미한다.

따라서 정 실장과 한 장관 간 오찬 대화 내용을 정확히 되살리는 것이 이번 사태의 성격을 결정할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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