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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선발 복귀 전에서 보여준 희망의 메시지들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6.0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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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수근의 알콩달콩 야구이야기] 야구에서 한두 경기 플레이를 보고 그 선수의 몸상태나 구위를 예상하는 것은 오류가 따를 수 있다. 컨디션이나 대외적 조건이 잠시 맞아떨어져 한두 경기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꽤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6월 첫날 메이저리그에서 전해온 류현진의 투구 모습은 '충분히 희망적'이었다.

1일(한국시간) 오전 LA 다저스의 류현진(30)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볼넷 1실점 피칭을 했다.

비록 1-1인 상황에서 교체돼 승수와는 무관했지만 이날 투구 내용은 올시즌 들어 가장 안정감 있었다. 

이날 류현진은 경기를 지배했다. 선발로서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었다. 타자와의 기 싸움에서 지지 않았다. 오히려 기 싸움에서 이겼다.

류현진은 지난 2년간 어깨와 팔꿈치에 두 차례나 수술을 받았다. 웬만한 선수라면 복귀도 장담하지 못할 만큼 힘든 상황이었다.

부상 후유증을 훌훌 털고 당장 부상 이전의 구위와 경기력을 기대하는 마음이야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마운드에 다시 선 류현진은 왠지 불안해 보였다. 타자와의 기싸움에서 밀린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공격적인 피칭 모습이 눈에 띄게 줄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부상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마운드에 선 류현진으로서도 어디까지 자신이 던질 수 있을는지 스스로도 의심스러웠을 터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 롱릴리프로 나선 지난 26일 마이애미 말린스 전부터 마운드에서 조급함이 사라졌다. 공격리듬이 전체적으로 좋아지면서 타자와의 대결에서 이기고 있다. 

마이애미 전에서 4이닝 2안타 무실점에 이어 이날 세인트루이스 선발등판까지 10이닝 동안 4안타에 단 1실점만 했다. 그간 볼넷은 마이애미 전 1개와 이날 세인트루이스 전 1개 등 2개 뿐이었다.

6이닝을 던졌는데 투구수가 77개밖에 되지 않았다. 이중 스트라이크도 51개로 66%에 이르렀다. 5월 들어 스트라이크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날 류현진에게 인상적이었던 또 하나는 제구력과 투구 리듬이 일정했다는 점이다. 경기 초반부터 교체될 때까지 흐름에 큰 변화가 없었다. 그만큼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였다.

2회 2안타로 1실점을 하긴 했지만 수비진의 보이지 않는 아쉬운 수비도 있었다. 6이닝 중 4이닝을 3자범퇴(1,3,5,6회)로 막았다.
 
22명의 타자와의 상대에서 삼진을  4개 잡았고 땅볼이 7개나 됐다. 4회 2사후 2루타를 맞았지만 역시 땅볼로 잡았다.

1회부터 6회까지 투구 리듬과 제구력이 똑 골랐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러다 보니 위기에서도  불안감을 주지 않았다. 

이같은 안정감은 크게 3가지 정도의 요인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은 직구 스피드의 평균적인 향상이다. 이날 류현진은 77구 중 직구를 20개를 던졌다. 직구 평균 스피드는 시속 145km정도에 이르렀다.

3회 1사 후 덱스터 파울러와의 대결. 류현진은 3볼-1스트라이크에서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한 뒤 빠른 직구를 던져 이날 첫 삼진을 잡았다. 당시 직구 스피드는 시속 147km였다.

부상 이전 류현진의 주무기는 역시 빠른 직구였다. 타자를 제압하는데 힘있고 빠른 직구보다 더 나은 건 없다.

아직 부상 이전의 직구 만큼 위력은 덜하지만 이날 뿌린 직구의 모습은 분명 희망적이었다.   

둘째, 직구와 함께 변화구의 위력과 볼배합도 함께 살아났다.

이날 류현진은 직구 이외에 체인지업 23구, 커브13구, 슬라이더 21구를 던졌다. 슬라이더는 평균 시속 138km대, 체인지업은 평균 시속 126km대, 커브는 평균 시속 115km 대였다.

직구와 변화구를 다채롭게 구사하면서도 직구와 변화구 간 스피드 차이도 두드러지면서 타자를 요리하는데 수월했다. 

류현진은 지난 5월 12일 콜로라도 전에서 4이닝 10실점(5자책점)을 하는 등 올들어 불안한 피칭을 이어왔다. 이때문에 선발로테이션에서 제외되며 롱릴리프까지 경험해야 했다.

그랬던 류현진이 오히려 안정감을 되찾아 가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 날 피칭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는 여기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멘탈의 회복', 즉 '배짱'을 되찾아 가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이 점이 지난 2경기에서 가장 큰 수확으로 보이며, 앞으로 가장 큰 희망적인 요인이다. 

류현진은 '배짱'이 강한 투수로 유명하다. 이것은 한화 시절 스승인 김인식 감독 밑에서 터득한 마인드 컨트롤의 영향이 크다. 

류현진이 한창 한화에서 던지던 시절, 한화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자연히 타선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김인식 감독은  "타선 지원에 대해 신경쓰지 마라. 네가 할 수 있는 것만 최선을 다해라. 너는 충분히 능력 있다"며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때 류현진은 어떤 위기에서도 자신의 피칭을 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 

큰 부상과 두 차례 수술, 그리고 기나긴 재활트레이닝... 제아무리 '마이 웨이'를 걸어 온 류현진이라고 하더라도 복귀 후 두려움이 컸을 것이다. 그러나 롱릴리프까지 경험하면서 마음을 내려놓은 뒤 오히려 자신의 피칭 감각을 되찾았다고 풀이할 수 있다. 부상 이후 어깨에 대한 나름대로의 확신이 섰을 가능성도 크다.

앞으로도 류현진의 길은 순탄치만 않을 것 같다. 당장 확실히 비어 있는 선발로테이션 자리가 없다. 실력으로 누군가 끌어 내리고 그 자리를 되찾아야 한다. 지난 2경기의 감각을 유지하면서 부상 이전의 감각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도 있다.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최근 2경기 등판 결과는 부상 이전의 류현진을 되찾아 간다는 강한 희망의 메시지를 심어줬다.   

스포츠Q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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