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돌아온 김호철 '잇몸배구', 영건 3인방 세터놀음에 달렸다?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6.01 2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야구는 투수놀음, 배구는 세터놀음이라고 했다.

네트 건너 상대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자유자재로 적재적소에 볼을 배급하는 세터야말로 배구에서는 승부의 열쇠를 쥔 키 맨이다.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은 지난 시즌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정상을 이끈 돌풍의 세터 한선수가 빠졌다. 베테랑 스타들의 불참으로 가뜩이나 전력이 약화된 터에 핵심 세터마저 재활로 합류하지 못해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됐다.

2일 장충체육관에서 시작되는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예선라운드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은 그만큼 가시밭길을 헤쳐나가야 한다.

사령탑은 2015년 V리그 무대를 떠나 있다가 누구도 선뜻 들려고 하지 않는 '독이 든 성배'를 쥔 김호철 감독이다.
지난 4월부터 전력 진단에 나서도 손에 꼽을 공격스타들인 문성민, 전광인, 서재덕에 코트의 사령관 한선수까지 재활로 합류하지 못해 그 스스로도 "2진급"이라 부르며 첫 대회를 어렵게 꾸려가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극적으로 2그룹에 잔류는 했지만 올해는 이렇게 사정이 더 나빠졌기에 절체절명의 위기다. 한국의 목표는 예선 9경기 중 최소 4승을 거둬 2그룹에 잔류하는 것이다.

첫주 차엔 4일까지 체코, 슬로베니아, 핀란드와 격돌하고, 2주 차엔 일본으로 건너가 슬로베니아, 터키, 일본과 차례로 대결한다. 마지막주 차에는 네덜란드 원정을 통해 네덜란드, 체코, 슬로바키아와 맞붙는다.

만약 3그룹으로 강등될 경우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이 어려워질 수 있기에 김호철 감독은 잇몸으로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1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는 "현재 한국 남자 배구가 어려운 상황이다. 계속 이렇게 가면 아시아에서도 변방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며 "'불구덩이에 왜 들어왔냐'고 묻는데, 나는 이제 떠나는 사람이다. 대표팀 감독을 맠아서 배구연맹과 배구협회에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해 더 나은 대표팀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과감히 파격적인 변화책을 꺼내들었다. 세터를 3명이나 뽑았다. 이민규(25), 노재욱(25), 황택의(21) 등 영건 트리오다. 김 감독은 "이들 3명이 한국 배구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다 뽑았다"며 "현재 한국 남자 배구가 어려운 상황인만큼 이들이 열정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배구가 파워와 높이에서 스피드로 바뀐 것같다. 우리가 유럽에 비해 파워와 스피드가 밀리는데, 이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젊은 세터들의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세터는 팀을 끌어갈 힘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범위에 공격수를 두고 마음껏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세터의 자질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재욱은 그런 힘이 조금 있는데 이민규는 소심하다. 황택의는 아직 뭔가 모르고 열심히 뛰어다닌다. 하지만 앞으로 세터 걱정은 안해도 될 것같다"고 기대와 신뢰를 보냈다. 

과거 '컴퓨터 세터'로 명성을 날렸던 김 감독이 "세터 한 번 키워보려고 한 선택"이다. 그 영건 삼총사의 세터 놀음이 월드리그에서 위력을 발휘한다면 회생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일궈냈던 김호철 감독이 2009년에도 잠시 맡았던 대표팀에 세 번째로 돌아와 '잇몸 배구'로 얼마만큼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그가 한달 남짓 조련했던 세터 3인방의 토스워크에 눈길이 쏠리게 됐다.

박인서 기자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