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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총선, 메이 총리 자만해 서두르다 '자업자득'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6.0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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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하드 브렉시트', 즉 유럽연합과 영국의 완전한 이별을 가속화하기 위해 조기총선 카드를 꺼내든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의 노림수가 결국 무리수가 될 것이라는 출구결과가 나왔다.

정국 주도권을 더욱 틀어쥐려고 했던 영국 총선에서 오히려 의석 과반이 허물어지는 대출혈 속에  정치적 타격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린 것이다.

8일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과반의석을 잃을 것이란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CNN 등 외신들은 '충격적인 결과'라고 출구조사 결과를 긴급뉴스로 타전했다.

영국 공영 BBC 등 방송 3사는 이날 영국 총선 투표 마감 이후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 보수당 314석, 노동당 266석, 스코틀랜드국민당 34석, 자유민주당 14석 등을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보수당은 현재 330석보다 16석을 잃을 것으로 예측된 반면 노동당은 37석을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 총선 출구조사로만 본다면 보수당이 제1당 자리를 지키기는 하겠지만 과반(326석) 획득에는 실패하게 되는 것이다.

영국 총선 출구조사대로 과반 획득에 실패할 경우 메이 총리는 거센 책임론 속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정국 운영에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매달려 있는 꼴의 '헝 의회(Hung Paliament)' 위기를 맞게 됐다. 제1당으로 다른 정당과 연립정부를 모색하거나 군소정당들과 정책연합을 통해 정권을 출범시키지 못한다면 어느 정파(정당, 정당연합)도 단독으로 법안 처리를 하지 못하는 헝 의회에 따른 정국 혼란을 맞게 되는 것이다.

보수당과 노동당을 주축으로 한 양당제가 정착된 영국에선 양 당 가운데 한쪽이 영국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해 단독으로 정권을 잡는 것이 전통적으로 자리잡아왔다. 하지만 한 정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던 총선은 1910년, 1929년, 1974년, 2010년 네 차례다.

1974년 노동당이 보수당을 4석 차로 간신히 눌렀지만 정국 불안 속에 8개월 만에 의회를 해산하고 재선거를 실시해야 했다. 당시 영국 일간 가디언이 어지러운 정국을 처음으로 '헝 의회'라고 표현하면서 정치 언어 리스트에 올랐다. 2010년 총선에서 승리한 보수당도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해 자유민주당과 연정을 구성해야 했다.

브렉시트 협상을 앞두고 과반 의석을 늘려 강력한 협상력을 얻는 지지대를 마련하고자 2년 만에 조기 영국 총선 카드를 꺼내든 메이 총리에겐 자충수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영국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책임정치의 위기를 부르는 헝 의회 출현을 예상하는 여론조사가 나온 바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5월30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 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수당 의석이 무려 20석 줄어들고 노동당은 현재 의석(229석)보다 28석 늘어날 것으로 보도했다.

영국은 1년 전 국민투표로 브렉시트가 결정된 이후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아 혼란이 커져왔던 상황이다.
당초 선거를 치르지 않겠다고 했던 메이 총리는 야당인 노동당이 여론조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자, 의석을 대거 늘릴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해 마음을 바꾸었다. 이달부터 시작되는 브렉시트 협상에서 더 유리한 입장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 맨체스터와 런던 브리지 등에서 최근 잇따른 테러가 보수당 정권에 결코 유리하게 표심이 형성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 영국 총선 압승으로 브렉시트 전략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루고 재신임을 받겠다던 메이 총리는 기대와는 정반대로 최대 위기를 맞게됐다. 브렉시트 연착륙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자만하다, 서두르다 단단히 탈이 난 메이 총리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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