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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나쁜사람' 노태강 문체부 2차관 명예회복, 이젠 용감하게!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6.09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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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개인적으로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12월 7일.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참 나쁜 사람'이라고 낙인찍혀 좌천된 심정을 묻는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토로했다.

도종환 의원이 "무엇을 잘못했나"라고 묻자, 노태강 전 국장은 "무엇을 잘못했다는 지적은 없었다"고 답했다. "단순히 장관에게서 듣기에는 (박 전 대통령이) 제 이름과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의 이름을 거론하며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 인사조치하라고 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기억을 되살렸다.

그리고 "사실 공무원으로서 대통령에게 지적받는 것은 상당히 견디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공무원으로서 그때 당시 좀 더 용감하게 대처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던 그 노태강 전 국장이 1년 만에 문체체육관광부로 돌아왔다. 문체부 제2차관이다.

청문회 당시 질문을 던지며 노태강 전 국장의 심경을 깊게 헤아리려 했던 도종환 의원은 문체부 장관으로 지명받은 터다. 도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되면 노 차관은 체육행정을 총괄하며 도 장관을 보좌하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문체부 2차관에 노태강 스포츠안전재단 사무총장을 임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비정상의 정상화' 조치로 풀이된다. 박근헤 정권에서 공직자로 소신있게 일하다가 '찍어내기'로 불이익을 당했던 '적폐의 희생양'들에 대한 복권이다.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사건을 수사해 원세훈 국정원장의 구속기소 의견을 검찰 수뇌부에 전달했다가 좌천성 인사를 당했던 윤석렬 검사가 특검 수사팀장으로 활약한 뒤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격 승진한 이후 노태강 차관의 승진 복귀도 이뤄진 것이다.

문 대통령의 '적폐 청산'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이자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조치다.

2013년 4월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출전한 전국승마대회에서 판정시비가 일자 청와대는 그해 5월 문화부에 관련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이후 노태강 전 국장은 승마계의 고질적인 파벌싸움을 문제점으로 들며 이른바 ‘최순실파’와 ‘반최순실파’의 양비론을 담은 보고서를 올렸다. 

그러나 대통령은 그해 8월 유진룡 문체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노태강 전 국장과 김 전 과장을 가리켜 "아주 나쁜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노 전 국장은 즉각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좌천당했지만 지난해 3월 박 전 대통령이 다시 자신을 거론하며 "이 사람, 아직도 있어요"라고 지적하자 끝내 공직생활을 접어야 했다.

SBS 보도에 따르면 노태강 신임 차관은 "다시 사무실을 보거나 직원들을 만나면 아무래도 울컥할 것 같아요"라며 "그동안 체육계에서 일어났던 많은 일들 중에 우리가 잘못됐다고 생각되는 것, 고쳐야 될 것이 있으면 빨리 고치고 제대로 돌려놓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반년 남짓 남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준비에 전문적인 체육행정 능력을 발휘해 줄 것으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순실 씨가 '체육대통령'으로 불리게 할 만큼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을 '행동대장'으로 앞세워 평창 동계올림픽의 각종 이권 사업과 스포츠 분야 특혜를 얻어내려는 시도를 했던 만큼 노태강 차관이 맡은 그 자리는 그만큼 개혁의 메스가 가해져할 분야이기도 하다. 그 스스로가 무엇이 잘못돼 있는지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체육계 개혁도 중요한 임무가 됐다.

'또 다른 특혜'라는 시각도 있고 '사필귀정의 금의환향'이라는 시선도 있지만, 다시 돌아온 고위공무원 노태강 차관은 이제 후회없이 좀 더 용감하게 개혁작업과 국가대사를 준비하는 체육행정을 펼칠 기회를 갖게 됐다.

청와대는 이외에도 기획재정부 2차관에 김용진 한국동서발전 사장을 임명하는 등 5개 기관에 대한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법제처장에는 김외숙 법무법인 부산 변호사를, 국토교통부 1차관에는 손병석 국토부 기획조정실장을, 차관급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에는 황인성 한신대 교양학부 외래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김용진 신임 기재부 2차관은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기획단장과 기재부 사회예산심의관, 공공혁신기획관 등을 지냈다. 예산과 공공정책에 정통한 관료 출신으로 업무추진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외숙 법제처장은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과 부산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을 맡아왔다. 25년 전 인권노동 변호사가 되겠다며 법무법인 부산에서 활동하던 당시 문재인 변호사를 찾아간 이후 여성과 아동 등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헌신해온 노동 인권 전문변호사의 길을 걸어왔다.

국토부 1차관으로 내부 승진한 손병석 차관은 국토 교통 분야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쳐 업무 전문성이 뛰어난 기획통으로 평가받았다.

황인성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을 역임했다. 남북화해, 평화통일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시민사회운동가로서 검증된 리더십을 소유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발탁 배경이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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