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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 '소환된 필화'? 성 의식 논란에 조국 회의론까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6.1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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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필화 수준이랄까.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낸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과거 칼럼과 저서가 연일 언론 검증대에 오르며 그의 시각이 논란을 낳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 안대희 문창극 총리 후보자 등이 줄줄이 인사청문회 검증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낙마하던 때 광주일보에 '인사청문회의 허와 실'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과거 음주운전 경험을 고백했을 때만 해도 파장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당시 "음주 운전? 운 좋게 적발되지는 않았지만 여러 차례 있었다"며 "만약 청문회에서 물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정직한 것인가?"라고도 자문했기에 그랬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음주운전 전력이 청와대 인선 발표 때 선공개되면서 음주운전 정도가 청문회에서 논란이 되겠지만 안경환 후보자가 과연 어떤 답을 내놓을지가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안경화 후보자가 펴낸 글 속에 묻어난 성 의식과 국가의식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각 언론이 찾아낸 그의 저서와 칼럼에서 성에 대한 인권의식이 질문을 던지게 한다.

2004년 안 후보자가 동아일보에 기고한 편지 형식의 칼럼에서는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는 배경이 되는 상황만 다를 뿐 본질은 언제나 같다. '사내는 예비 강간범, 계집은 매춘부'라는 이론도 있다. '남자의 면상은 이력서, 여자의 얼굴은 청구서'라고도 한다"고 기술했다.

지난해 11월 출판한 저서 '남자란 무엇인가'에서는"위 세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말"이라며 "술자리에는 반드시 여자가 있어야 한다. 정 없으면 장모라도 곁에 있어야 한다"고 썼다.

지난해 대법원 법원행정처 부장판사의 성매매 사건과 관련해서는 "문제 된 법관 연령이라면 대개 결혼한 지 15년 내지 20년이다. 아내는 한국의 어머니가 대부분 그러하듯이 자녀 교육에 몰입한 나머지 남편의 잠자리 보살핌엔 관심이 없다"며 "이런 답답한 사정이 위법과 탈선의 변명이 될 리는 없다. 다만 남자의 성욕이란 때로는 어이 없이 악마의 유혹에 굴복한다. 이는 사내의 치명적 약점이다"라고 주장했다.

안경환 후보자는 성매매를 거론하는 단락에서 "젊은 여자는 정신병자만 아니면 거지가 없다는 말이 있다. 구걸하느니 당당하게 매춘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성을 돈으로 사려는 사내는 지천으로 깔려 있다"고 기술해 논란을 부르고 있다.

데이트 폭력에 대해서도 "수많은 여자들이 친밀한 상대의 폭력으로 병원이나 무덤까지 간다. 남자는 성적 욕망과 함께 그 욕망이 거부될지도 모르는 불안을 함께 품고 여자에게 접근한다. 폭력을 동원해서라도 최종 목적을 달성하고 싶은 것이 사내의 생리다. 거부되면 불안은 분노로 전환된다"고도 썼다.

성매매의 원인을 아내 탓으로 돌리고, 성폭력을 '사내의 생리'로 단순화시키는 등의 시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딸로 인해 논란을 부른 이중국적에 대한 시각도 드러난 저서도 있다. 2000년 출간한 '셰익스피어, 섹스어필'에서 미국서 태어난 선천적 이중국적의 아들에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조국으로 섬기도록 강요받게 되겠지만 너에게는 아메리카라는 또 하나의 조국이 있다. 미국이라는 조국은 너의 충성을 애써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굳이 대한민국만이 너의 조국이라고 고집하지 않겠다. 조국 대신 타국을 사회적인 삶 대신 개인적인 삶을 동경해왔다"고도 기술했다.

강경화 후보자 등 문재인 정부 인사에 대체로 우호적이었던 정의당도 안경환 후보자에 대해서는 임명을 재고하라며 비판 모드로 바뀌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14일 논평을 통해 "안경환 후보자가 노골적인 여성 비하 표현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성매매를 합리화하며 저열한 성인식을 드러냈다. 무척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안경환 후보자는 이같이 줄을 잇고 있는 논란에 관한 질문을 받고 "종합적인 내용을 읽어본 독자의 판단에 맡기겠다"며 "청문회에서 상세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대응했다.

광주일보 칼럼에서 "황희 정승도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며 청문회 강도를 약화하려는 움직임도 있다"며 "그러나 그것은 절대 옳지 않은 일로 검증 기준이 높아진 것은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 증거"라고 강조했던 안경환 후보자다.

사회 발전에 맞물려 자신의 인식 변화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지부터가 검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소외받지 않는 인권의 회복을 위해 헌신해왔다는 안경환 후보자가 글로써 부른 논란을 말로써 어떻게 풀어내 해명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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