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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특보, 워싱턴발 반문과 작심발언 의미는?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6.1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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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서 항공모함 같은 전략무기 자체가 한반도에 안 와도 된다는 것이다. 기존에 하던 합동훈련 방식대로 하자는 것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면, 한국 정부는 한미 군사연합훈련과 한반도에 배치된 미국의 전략자산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문정인 특보는 미국 워싱턴의 우드로윌슨센터와 한국 동아시아재단이 공동 개최한 행사에서 오찬 기조연설을 한 뒤 워싱턴 주재 한국특파원들과 만나 추가적으로 이같이 설명했다.

미국 워싱턴의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오찬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문정인 특보. [사진=VOA 홈페이지 캡처]

문정인 특보는 기조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소개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으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 활동을 중단할 경우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할 수 있다는 점이 그 첫 번째 제안”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배치된 미국의 전략자산 무기 역시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정인 특보는 연설 뒤에 한국 특파원들에게 “항공모함이나 핵잠수함과 같은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진배치를 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한 것이다.
문 특보는 “미군이 전략무기를 전진배치하면 북한이 다시 미사일 등으로 도발을 하는 긴장의 상승작용을 일으킬 필요는 없지 않느냐”며 “(전략무기 배치가 없었던) 기존 방식대로 훈련을 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저의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6.15 남북정상회담 기념식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추가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 입장을 좀 더 구체화한 발언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문정인 특보는 문 대통령이 제안한 대화의 조건은 비핵화를 대화의 전제로 못박은 미국과 다르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미국이 하지 않겠다면 우리도 안해야 되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미국과 충분한 협의를 하겠지만, 북한이 도발을 않는다면 대화해야 하다고 본다”고 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미국의 대화 전제 조건에 한국 정부가 꼭 맞춰야 하느냐는 반문으로 볼 때 남북대화와 북미대화의 조건은 상대적으로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정인 특보는 구체적인 대화 조건에 대해서는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이날 문 특보의 발언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을 받고 “한미 연합훈련은 양국의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한국과 (동북아) 지역을 보호하며, 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같은 훈련은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의 입장은 바뀐 게 없다.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서는 먼저 비핵화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으로서는 비핵화를 대북 대화의 전제조건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문정인 특보의 발언으로 미묘한 한미 간의 입장 차이가 이달 말 워싱턴에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북 현안의 의제로 올라 조율될지도 관심을 끌게 됐다.

문정인 특보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가 미뤄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한국 내에서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미군은 한국 법 위에 있을 수 없고, 한국 대통령 또한 한국 법 위에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도 문 특보는 “사드가 깨지면 동맹이 깨진다고 하는데 무기체계 중 하나에 불과한 사드 때문에 동맹이 깨진다면 이게 동맹인가. 그 동맹을 어떻게 믿느냐”며 “사드가 동맹의 전부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작심발언을 던졌다.

아울러 문정인 특보는 17개월 간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17개월 만에 의식불명 상태로 미국으로 송환돼 미국에서 ‘식물인간 쇼크’를 부르며 대북 관련 여론이 악화되는 것과 관련해 “분위기가 북한에 적대적인 것 같다”며 “정상회담을 앞두고 (웜비어 관련 사안이)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우려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조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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