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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비어 장례식 애도물결, 대북 조치 '후속편'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6.23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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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17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미국으로 송환된 뒤 엿새 만에 숨을 거둔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장례식이 22일(현지시간) 고인의 모교에서 시민장으로 엄수됐다.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시 외곽에 있는 와이오밍고교 강당에 마련된 웜비어의 장례식장에는 “우리 시즌의 피날레다. 위대한 쇼는 끝났지만 수백 개 새로운 후속편들이 바로 시작된다”는 걸개가 내걸렸다. 4년 전 오토 웜비어가 졸업생 대표로 연설한 축사에서 따온 구절이다.

미국의소리(VOA),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아침부터 이어진 유가족과 친구, 동창, 정치권 인사 등 2500명의 추모 행렬 속에 1시간가량 진행된 웜비어 장례식 현장에는 생전 학교 생활 사진과 북한에서 재판받을 때 입었던 재킷, 여권 등 유품이 전시됐다. 와이오밍 고등학교와 웜비어 자택 주변의 가로수와 기둥들에는 고인를 추모하는 의미로 하얀색, 파란색 리본이 묶여 있었다.

웜비어 장례식에 참석한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웜비어 가족에게 보낸 조전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셉 윤 특별대표는 지난 12일 의료진과 평양을 찾아 다음날 웜비어를 미국으로 데려온 바 있다.

VOA에 따르면 웜비어 석방은 물밑 미북 대화 과정에서 북한이 그의 건강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실토하면서 이뤄졌다. 미국은 지난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1.5(반관반민)트랙 접촉을 통해 북한의 ‘인질외교’부터 풀려고 했다. 조셉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과 비밀리에 회동해 웜비어 등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4명의 석방을 논의했다.
협상을 진척시키기 위해 지난 6일 2차로 뉴욕에서 이뤄진 회동에서 조셉 윤 특별대표는 뜻밖에도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사에게서 웜비어가 의식이 없는 상태라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이에 부랴부랴 미공군 전용기로 웜비어를 데려왔지만 미국 의료진은 북한이 주장한 '식중독에 따른 혼수 상태의 증거'가 없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때부터 미국 여론이 악화된 뒤 웜비어가 끝내 사망하자 강력한 대북 제재 등을 촉구하는 미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웜비어의 고향을 지역구로 둔 롭 포트먼 상원의원은 이날 장례식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북한 정권이 웜비어 사망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하며, 특히 북한과 거래하는 개인과 기관 등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토 웜비어 장례식 프로그램 첫 페이이지. 4년 전 와이오밍고교 졸업생 대표로 웜비어가 연설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사진=VOA]

이런 가운데 이날 미국 국무부는 미국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한다면 북한도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할 수 있다는 북한 외교관의 제안을 일축했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캐티나 애덤스 대변인은 계춘영 인도주재 북한대사가 최근 “미국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한다면 북한도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한 데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한미 동맹이 합법적으로 오랫동안 진행해 온 방어적 성격의 군사훈련을 북한의 불법적인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과 동등하게 볼 수 없다”며 맞교환할 활동도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계춘영 대사가 지난 20일 인도 방송 ‘위온'에 출연해 북한이 핵. 미사일을 실험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일정한 상황에서 요구조건이 충족된다면 무기 실험 유예 조건을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웜비어 의식불명 송환에 이은 충격적인 사망에 대해 북한을 규탄하고 있는 미국 내 여론을 볼 때 북한이 파격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대화를 통한 대북 해법찾기는 당분간 냉각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김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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