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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심은 '윈터 킹' 의미는?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6.2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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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첫 정상외교 발걸음을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로 시작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취임 후 첫 미국 방문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D.C.에 도착, 3박5일간의 방미 일정에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시간의 비행 끝에 오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를 시작으로 미국 순방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 산사나무 ‘윈터 킹’ 식수
장진호 전투는 6·25전쟁 때 유엔군이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도 중공군의 남진을 지연시켜 피란민들이 흥남부두를 통해 철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역사적인 전투로 남아 있다.

미 버지니아 주 콴티코 해병대 박물관에 건립된 장진호 전투 기념비는 지난달 4일 제막됐다. 장진호 전투 당시 장진군 고토리에서 밝은 별이 뜬 것을 신호탄으로 포위망을 뚫은 것을 기리고자 장진호의 전투의 상징이 된 ‘고토리의 별’이 기념물로 형상화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 기념사를 통해 “1950년, 미 해병들은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숭고한 희생을 치렀다. 그들이 한국전쟁에서 치렀던 가장 영웅적인 전투가 장진호 전투였다”며 “장진호 용사들의 놀라운 투혼 덕분에 10만여명의 피난민을 구출한 흥남철수 작전도 성공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 때 메러디스 빅토리 호에 오른 피난민 중에 저의 부모님도 계셨다. '피난민을 구출하라'는 알몬드 장군의 명령을 받은 라루 선장은 단 한 명의 피난민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무기와 짐을 바다에 버렸다. 무려 1만4000명을 태우고 기뢰로 가득한 '죽음의 바다'를 건넌 자유와 인권의 항해는 단 한 명의 사망자 없이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말했다.

“1950년 12월 23일 흥남부두를 떠나 12월 25일 남쪽 바다 거제도에 도착할 때까지 배 안에서 5명의 아기가 태어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 인류 역사상 최대의 인도주의 작전이었다”고 평가한 문재인 대통령은 “2년 후, 저는 빅토리 호가 내려준 거제도에서 태어났다. 장진호의 용사들이 없었다면, 흥남철수작전의 성공이 없었다면, 제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은 장진호 전투 기념비가 한일 동맹의 새로운 상징이 될 것을 기대했다. “존경하는 장진호 용사와 후손 여러분. 67년 전, 자유와 인권을 향한 빅토리 호의 항해는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 저 또한 기꺼이 그 길에 동참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굳게 손잡고 가겠다. 위대한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서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 나아가 동북아 평화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장진호 전투 기념비 앞에 선 문재인 대통령은 한 그루의 산사나무를 심었다. 별칭이 윈터 킹(Winter King)라는 산사나무 식수가 영하 40도의 혹한 속에서 영웅적인 투혼을 발휘한 장진호 전투를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 나무처럼 한미동맹은 더욱 더 풍성한 나무로 성장할 것이며 통일된 한반도라는 크고 알찬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로 한·미 동맹의 특별한 의미를 재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외교 행보는 이날 저녁 한·미 양국 상공회의소 주관 '한·미 비즈니즈 라운드 테이블' 만찬으로 이어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오전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비롯한 상·하원 지도부와 간담회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초청으로 김정숙 여사와 함께 백악관을 방문, 정상간 첫 상견례를 겸한 환영만찬을 하게 된다.

◆ 한·미 정상회담, 백악관 “무역 불균형 논의”
백악관 측은 30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주한 미군 방위비 문제는 서로 큰 이견이 없는 만큼 핵심 어젠다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빈방문이 아니라 공식방문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간 무역 불균형 문제 등 경제이슈를 제기하는데 더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전날 백악관 고위관리는 익명을 전제로 한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대로 미·한 동맹은 지역안보의 핵심축”이라며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사드 경우 문 대통령과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이 사드 배치에 앞서 거쳐야 할 절차를 강조한 것이지 배치 결정 자체를 뒤집는 것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한 만큼, 사드가 한·미 정상회담의 큰 쟁점으로 부각될 만한 의제는 아니라고 본 것이다.

북핵 문제에 대해선 트럼프 정부와 문재인 정부 간의 접근법이 약간 다를 수 있지만, 두 정상 모두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삼고 있고, 대화를 위해선 조건이 맞아야 하는 것은 물론, 대화 조건이 맞더라도 (북한에 대한) 압박 강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스탠스 등 전체적인 대북 접근법에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방위비 문제 또한 정기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한국이 국내총생산(GDP)의 2.7%를 방위비로 책정하고 있는 등 '동맹의 본보기(model)'로 강조했다.

KBS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관리는 무역문제와 관련해서는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문제를 한국과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더불어 "한국에서 미국산 자동차 판매에 여전히 장벽이 존재하고, 때로는 한국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과도한 양의 중국산 철강 제품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한국의 흑자는 축소되고 있고 미국의 (대 한국) 수출은 늘고 있지만, 여전히 큰 격차와 불균형이 존재한다"며 “양국 정상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역 관계에 대해 우호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한·미 정상회담 기간 중에 미국 정부가 무역적자 원인분석 보고서와 수입 철강 보고서를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두 보고서를 근거로 수입규제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을 들고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백악관 관리가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역 불균형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그래서 더욱 큰 관심을 부르고 있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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