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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논문 표절 의혹에 사상검증까지, 헤이트스피치인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6.2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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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청문회였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는 본격적인 청문이 시작도 되기 전부터 여야의 공방이 이어져 90분이나 지각 출발해야 했다.

자유한국당 청문위원 등 관계자들은 29일 오전부터 청문회가 열리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장 앞에서 김상곤 후보자를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청문회장 밖 복도에는 김상곤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는 벽보를 붙였고, 청문회장 안에서도 청문위원들 노트북에 '논문표절을 솔선수범했나', '5대 원칙 훼손' 등의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부착해 부적격 후보로 반대한다는 뜻을 보였다.

◆ 김상곤 인사청문회 시작도 하기 전, 여야  '90분 공방'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개의 선언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상임위 장 밖 벽에 일방적인 주장으로 가득 찬 내용들이 도배가 되어 있더라"며 "의정 활동하면서 청문회장 벽에 저런 내용 붙여놓은 것을 처음 봤다. 헌정 사상 이런 유례가 없었다"고 국민의당 소속 유성엽 위원장에게 즉각 철거를 요구했다.

이에 유성엽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서 국회 사무처가 판단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고, 현재 (벽보를) 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하자 한국당 위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유성엽 위원장이 사실상 벽보를 떼라고 지시한 것은 위원장의 권한을 남용하는 것으로, 위원장이 편파적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야당에 사과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민주당 김민기 의원이 김상곤 후보자를 비판하는 벽보에 대해 “판사인가? 왜 청문도 하기 전에 단정적으로 그러는가”라며 “이것은 정치적인 주장이 아니라 명예훼손”이라고 말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또 반발했다. 이에 김민기 의원은 한국당 의원의 실명을 언급하며 “제 의사진행 발언에 끼어들지 말라”고 하자, 여야 의원들은 “이것 보세요”, “말씀 함부로 하지 마세요”라며 고성으로 공방을 주고받았다.

김상곤 후보자의 자료 제출은 또 다른 공방의 소지가 됐다. 야당 의원들은 요청한 자료가 제대로 도착하지 않았고 심지어 조작으로 의심되는 자료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제목만 요구한 것을 맞췄을 뿐 내용은 전혀 상관없는 글이 포함됐다는 주장이었다.

바른정당 김세연 의원은 "일종의 자료 조작 시도"라며 "'남자 이유미'가 아니냐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유미 씨는 대선 기간 문준용 씨 특혜 채용 의혹 관련 제보를 조작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국민의당 당원이다.

◆ 김상곤 논문 표절 의혹, 야당 릴레이 공세
개회 1시간 30분이 지난 뒤에야 겨우 본질의가 시작될 수 있었다. 본질의는 예상대로 김상곤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야당의 집중 공세로 시작됐다.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이 "논문 49편 중 30.6%가 중복게재로 연구윤리를 위반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하자 김상곤 후보자는 "의원께서 부적절한 주장을 한다"며 반발했다.
이은재 의원이 측근으로 알려진 강남훈 교수와 쓴 논문이 한국학술진흥재단에 중복게재 됐다고 지적하자 김상곤 후보자는 "중복 게재가 아니다"라며 "학술지에 그렇게 내도록 학술연구재단의 규정이 돼있다"고 반박했다. 김상곤 후보자는 ‘박사학위 논문도 26.4%가 표절’이라는 이 의원의 지적에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 표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이종배 의원은 "베끼기 수준을 갖고 가짜인생을 살았다. 석사 논문이 잘못됐으면 박사 학위도, 교수 직위도 가짜"라고 주장한 뒤 "나라면 그 자리에 양심상 못 앉을 것 같다.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김상곤 후보자는 "부당하다“라고 반발하며 ”포괄적으로 출처를 표시했다. 35년 전 그때 논문 쓰는 관행, 전반적인 학술논문들의 양태, 이런 것을 비교해보시면 (표절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아실 것"이라고 답했다.

김상곤 후보자는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부족한 부분이 없지 않다"면서도 "당시의 기준과 관행으로 보기에 전혀 잘못된 부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 김상곤 후보자가 항변한 ‘포괄적 인용 출처표기’
그렇다면 포괄적 인용, 즉 포괄적 출처표시는 무엇일까.
김상곤 후보자가 35년 전 적용했다고 한 포괄적 출처표시는 인용한 내용에 대해 일일이 출처표시를 하지 않고 머리말이나 장, 절의 제목 부분 등에 출처를 명기하는 것을 뜻한다. 두루뭉술하게 출처를 표시하는 것이다. 연구자가 자신의 저작물이 다른 저자의 저작물 내용을 직접 또는 간접 인용하면서도 인용된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당 페이지를 일일이 표시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충실한 출처표시로 볼 수 없다. 직접 인용할 경우 어디까지 내용이 원 저작자의 콘텐츠이고, 어느 내용이 인용하는 연구자의 것인지 불명확해 혼란을 준다. 김상곤 후보자는 “당시의 지도교수들 논문들도 보면 다 그렇게 돼 있다”며 포괄적 출처표시를 시대적으로 정당화되는 산물로 바라봤다. 당시 관행상 결코 논물표절로 볼 수 없다는 항변이었지만 야당 의원들은 정도가 지나칠 정도로 베끼기 의혹이 짙다고 질타를 이어간 것이다.

음주운전이 현재는 다른 생명을 위협하는 ‘간접살인’으로 경각심이 높아져 있지만 1980년대와 1990년 초반까지만해도 심각한 사회적 이슈가 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국무위원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에서 당시의 잘못을 사과하고 있다, 논문표절 의혹도 그처럼 당시의 관행을 들어 유감과 사과를 표하는 수준에서 사안의 심각성을 회피하려 한다면 그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한국당 “사회주의냐” vs 김상곤 “자본주의자다”
김상곤 후보자의 사상 편향성 논란에 대한 공방도 뜨거웠다. 한국당 의원들은 김상곤 후보자의 사회단체 활동 이력과 과거 발언을 거론하며 사회주의자로 규정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이같은 '헤이트 스피치(혐오발언, 언어폭력, 증오발언)'라고 반발하며 고성을 주고받았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후보자가 2011년 5월 초중고 학생 180만 명을 상대로 마르크스 혁명론을 소개했다"고 주장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같은 색깔론에 민주당 표창원 의원 "더 이상 종북론이 색깔론으로 의회나 정부행정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전희경 의원이 "본인을 학자로 규정하나 아니면 사회운동가 혹은 혁명가로 규정하나"라고 물자 김상곤 후보자는 "학자였다"고 답했다.

한국당 이장우 의원도 "후보자는 논문 복사기, 표절왕이라고들 한다"며 "친일잔재 청산을 외치던 후보자가 일본 문헌, 일본 학자를 대거 표절했다"고 주장한 뒤 "사회주의를 동경하는가. 사회주의자냐"고 날이 선 질문을 던졌다. 이에 김상곤 후보자는 "자본주의학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자"라고 재차 답했다.

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이장우 의원 색깔론 공세에 "후보자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개선을 모색한 것"이라며 "이를 사회주의자라고 하면서 이념 편향적이기 때문에 사퇴하라는 말들은 헤이트 스피치"라고 방어막을 쳤다.

김상곤 후보자는 교육부 장관이 되면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외고, 자사고 폐지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상곤 후보자는 “외고, 국제고의 경우 어문계열 응시비율이 31%에 불과해 과학고, 영재고의 이공계열 응시비율 94%보다 훨씬 떨어진다"며 "이는 (외고, 자사고 등이) 대학입학을 위한 전문학원화 돼 있다는 것"이라고 외고, 자사고 폐지 의지를 내비쳤다.

◆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도덕성은 여야 모두 ‘합격점’
반면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진행된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정책 공방 분위기가 이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대북정책에 초점을 맞췄다.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 여당은 적극적인 추진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보수 야당은 국제사회와의 대북제재 공조 문제를 언급하면서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조명균 후보자는 "기본적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재개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도 "지금 북핵 문제와 관련한 상황이 워낙 엄중하기 때문에 북핵 문제와 관련한 해결 국면으로의 전환이 선결 과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명균 후보자는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는 어렵다"며 "재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조명균 후보자는 "남북대화 재개 측면에서 북미 접촉과 유사한 방식의 트랙2 라든가 1.5 방식의 대화를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여야 의원들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도덕성에 대해 이례적으로 모두 합격점을 줬다.
한국당 최경환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문제없는 공직 후보자를 찾아보기 매우 어려운 가운데 조명균 후보자의 도덕성 관련해서는 흠 잡을 데가 발견하기 어렵다"고 했고, 민주당 강창일 의원도 "아들과 돈, 결점이 없는 3무(無) 후보"라고 평했다. 

한편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전날 진행했던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적격’ 의견으로 채택했다. 김영록 청문보고서 채택으로 현역 국회의원 청문회 불패신화는 이어졌다. 김영록 후보자와 같은 날 청문회가 열린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보고서 채택을 위한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청문보고서 채택 논의조차 무산됐다.  

조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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