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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연 대법관 후보자, 쿨한 사과만큼 '사이다' 발언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7.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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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박정화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역대 5번째 여성 대법관의 마지막 관문에서 개인신상이나 도덕성에 대한 문제는 특별히 불거지지 않았지만 박 후보자는 전관예우가 흔치 않다고 답했다가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박정화 후보자는 법원에 전관예우가 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사법부에 26년간 있으면서 정확히 주위에서 전관예우를 했다는 판사를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에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전관예우가 없다는 생각은 과거 법원서부터 내려온 얘기"라며 "저도 법조계에 몸을 담았었지만 전관예우 사례를 수없이 봐왔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도 "박 후보자 개인이 전관예우는 없었다고 믿지만 대법관이 된다면 사법부 전체를 책임져야 한다"며 "국민들은 전관예우 사실을 신문에서 매일 접하는데 이것이 없다고 한다면 후보자에게 대법관을 시킬 수 있겠는지 국민들은 의문스러워 할 것"이라고 비판을 거들었다.

5일 조재연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조재연 대법관 후보자는 가족의 국민연금 보험료 미납, 아내의 음주원전, 세금 상습 체납 의혹에 대해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다"며 "위공직(후보자)가 자기 가정부터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조재연 후보자는 "그와 같은 사실이 있었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한다"며 "그 중 알고 있었던 것도 있고, 이번에 알게 된 부분도 있다"고 털어놨다. 세 자녀의 조기유학에 대해서도 "비판에 대해서 동감한다"며 "서민들이 볼 때 자녀가 모두 해외 유학을 했다는 것이 국민정서상 상실감, 허탈감을 왜 안주겠나. 지적에 동의한다"고 인정했다.

그렇게 조재연 후보자는 도덕성 부분에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했다.

그러면서 사법 개혁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서는 소신발언을 이어나갔다. 20여년간 변호사로 활동해온 재야 출신답게.

조재연 대법관 후보자는 법조계에 만연한 전관예우를 시원스럽게 인정해 전날 박정화 대법관 후보자와 대조를 이뤘다.

조재연 후보자는 "전관예우는 법원과 검찰이 부패한 것으로 국민이 인식할 수 있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한 뒤 "어떻게든 의혹을 근절할 수 있도록 모두가 뼈를 깎는 반성과 노력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법관과 부장판사 재직 후 수십억 원의 보수를 받고 법무법인에 취업하는 풍조에 관련해서도 조재연 후보자는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 분들의 사정을 잘 몰라 단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것 같다"고 지적한 뒤 "이런 것이 국민들로부터 사법 불신을 받는 큰 요인이 아닐까 저는 생각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이어 조재연 후보자는 전관예우의 범위도 넓게 바라봤다. "전관이라고 하면 전관도 있고 친소관계도 있다"며 "법관의 변호사 개업을 가능한 한 억제해야 하고, 전관 이상으로 사법 불신의 요인이 되는 판사와 변호사의 친소관계도 재판부의 사건 회피나 재배당으로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법관이 전관을 예우해도 제대로 제재받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조재연 후보자는 "법관 독립은 법관 특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며 "잘못이 있으면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조재연 대법관 후보자는 "사법의 민주화 요망이 크다"며 "사법부가 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과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최교일 의원이 '대법관이 되면 꼭 하고 싶은 것'을 묻자 조재연 후보자는 "제 힘으로 다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관료화된 조직을 꼭 바꾸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재연 후보자는 구체적인 개선방향도 제시했다. "이 문제가 나오면 늘 상고심의 개편, 1심의 충실화의 말씀들을 하신다"며 "근본적으로 저는 1심이 충실화가 잘 안됐으니 항소심과 고등법원을 (충실화하는) 쪽으로 생각도 해봤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이 더 다양화 돼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저도 법관 생활을 11년 하다 지명 받은 거라 순수 재야라고 할 수 없다"며 "실질적인 다양화가 이행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조재연 대법관 후보자는 "솔직히 나는 변호사로 24년간 잘 지내왔는데, 최고법관 자리에 들어가는 것이 법원에서 고생해온 분들께 미안하고 염치없다고 생각했다"며 "무늬만 다양화가 아닌 실질적 다양화를 이뤄야 한다"고 다짐했다.

대법관 퇴임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영리를 위한, 사익을 위한 변호사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조재연 대법관 후보자는 고졸 은행원 출신에서 대법관 후보의 자리까지 오른 입지적인 인물. 덕수상고를 졸업한 그해 부친이 중풍으로 별세하자 한국은행 은행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은행원 시절 방송통신대에서 2년간 경영학을 배운 뒤 성균관대 법학과 야간부에 편입했다. 1980년 조재연 대법관 후보자는 22회 사시 수석합격으로 꿈을 이뤘고 서울중앙지법에서 처음 법복을 입었다. 세법, 회사법 전문 변호사로 일해온 조재연 대법관 후보자는 2011년에도 대법관 후보로 올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덕수상고 동문인 김동연 경제부총리에 이어 조재연 후보자가 사법부에서도 '고졸신화'에 화룡점정할 것인가. 박정화, 조재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 논의는 함께 묶어 6일 진행될 예정이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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