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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조대엽 임명 연기, 명분과 실리 어떻게 잡을까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7.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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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송영무-조대엽 임명 연기라는 시간벌기가 제대로 통할까.

미국과 유럽을 다녀오며 다자외교의 문을 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귀국 이후 처음으로 결정한 것이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 연기가 됐다.

문 대통령은 11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의 공식 요청에 따라 송영무-조대엽 장관에 대한 임명을 며칠 미루고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 처리를 둘러싼 야당의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우 원내대표가 하루라도 빨리 내각 인선을 완료해 국정에 충실하자는 청와대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나 국회에서의 추경 처리 등 국회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노력을 다할 수 있게 대통령께 며칠간의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한 뒤 "이에 문 대통령은 당의 간곡한 요청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저녁 청와대가 정무수석을 보내 원내대표인 제게 송영무·조대엽 장관 임명 입장을 전해 왔다. 법이 정한 재송부 기한이 지나 부득이하게 두 분을 내일(11일) 임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었다"는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대통령께 며칠만 시간을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 기간에 문재인 정부 출범 두 달이 넘도록 정부 구성이 완료되지 못한 상황을 야당에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민생에 시급한 추경과 새로운 정부 구성을 위해 필요한 정부조직법 등 현안에 대해 야당의 협조를 다시 한 번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 원내대표에게는 시간이 주어졌다. 우 원내대표는 앞서 "며칠 시간이 주어지면 책임 있게 최후의 담판에 임할 테니 야3당도 정국 정상화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대승적으로 임해줄 것을 호소한다"며 "모두가 죽는 치킨게임이 아닌 함께 사는 터닝 포인트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상황은 여전히 여야 대치 국면이다. 송영무-조대엽 장관 임명 연기 소식에도 야권의 반발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가 두 사람의 부적격 후보자 중 한 사람만 골라 낙마시키거나 연기하는 방안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라며 “청와대와 야당이 이런 꼼수정치 하는 게 사실이라면 그야말로 한숨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전날 여당에서 야권을 상대로 송영무-조대엽 카드 중 누구 하나를 버리면 좋겠느냐고 타진했다는 보도에 대응한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것은 국회 국민을 시험에 놓고 어떤 의도를 나타낼지 테스트하는 정치에 불과하다고 본다”라며 “저는 만약 이런 일이 이뤄진다면 이는 대단히 교만한 꼼수라고 본다“고 여전히 각을 세웠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국민의당은 결단코 이런 부도덕한 거래에 협조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협치 복원의 길은 두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뿐”이라고 거듭 촉구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역시 “송영무,조대엽 후보자는 장관이 아니라 공무원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며 “청와대가 고민 할 필요없이 지명철회하고 나면 국회가 순조롭게 풀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경색된 정국에서 우원식 원내대표의 손에 며칠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과연 인사청문회 난맥상도 풀고 일자리 추경안 심사와 통과를 포함한 국회 정상화를 이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꽉 막힌 정국을 풀어내려면 명분과 실리를 주고받는 협상력이 중요한데 청와대에서 임명을 며칠 미루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힘에 따라 임명은 기정사실화된 게 아니냐는 야권의 인식에 맞서 어떻게 해법을 찾을지도 관심사다. 언론에서 보도된 송영무-조대엽 장관 후보자 중 양자택일 카드 검토책도 야권의 비판을 받고 있기에 물밑협상의 선택지는 더욱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강경발언에 반발해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있는 국민의당의 경우 “음주운전 야구선수 ‘시즌 아웃’ 결정에 송영무, 조대엽 해법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다시 한 번 호소한다”는 논평을 내놓으며 송영무-조대엽 임명 강행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양순필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어제 프로야구 선수가 음주운전에 적발되자 해당 구단은 남은 기간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음주운전을 비롯한 도덕적 흠결은 물론 자격 미달 판정을 받은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노동장관 후보를 아직도 정리하지 않고 있다. 송영무, 조대엽 후보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미온적 태도는 대한민국 장관 자리가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보다 공적 책임과 사회적 영향력이 낮다고 우기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과연 시간은 누구의 편이 될까.

며칠 말미에도 국회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청와대와 여당은 국정 파행에 대한 책임론을 야권에 돌리겠지만 결국 추경 통과라는 실리를 챙기지는 못하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다시 여론전으로 대치가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에 여당의 협상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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