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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철 '괴상한 국민훈계', 상처받았다면 레밍이 되지 말라고?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7.2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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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레밍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김학철 위원을 포함해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의원 4명이 충북 지역 수해 직후 유럽 연수 강행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는 충북도의회가 대도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충북도의회 자유한국당 김양희 의장과 엄재창 부의장, 더불어민주당 김인수 부의장 등 지도부는 24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재민과 도민께 오래도록 아물지 않을 분노와 상실감을 드렸다"며 사죄했다. 이어 "기록적인 폭우와 최악의 수해라는 재난 상황을 뒤로한 채 강행한 해외 연수는 그 어떤 사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도의회는 무릎 꿇고 모든 비난과 질책을 달게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양희 의장은 특히 "(레밍 발언으로) 부적절한 언행과 처사로 물의를 빚은 김학철 행정문화위원장은 정치인으로서는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인 (자유한국당) 제명 결정을 받았다"며 "위원장직 사퇴 등 도민이 내리는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음은 물론 책임질 부분을 오롯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반발은 여전히 드세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날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폭우 피해 주민의 아픔은 외면하고 관광일색의 일정으로 채워진 해외 연수와 막말로 전국적인 비난을 받았다"며 "도민 대표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즉각 사퇴하라"고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레밍 발언’으로 파문을 낳은 김학철은 ‘국민이 레밍’이 아니라 ‘언론이 레밍’이라고 해명한 것이 거짓으로 드러나 파문이 더 커지고 있다.

물난리 속 외유를 떠났다가 지난 23일 마지막으로 귀국한 김학철 충북도의원은 이날 자정을 넘겨 충북도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처사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KBS)기자로부터 인터뷰 고지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짧은 시간 사회적 현상을 설명했는데 의미가 잘못 전달됐다"라며 "국민이 아니라 대한민국 언론이 레밍 같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기자와 전화통화를 하다 보니 그렇게 얘기를 못했다. 기자가 레밍이라는 단어를 몰랐다"라고 해명했다.

김학철 도의원은 앞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온 뒤 취재진에는 “굉장히 많이 편집됐고 억울한 부분이 있다”며 “의도됐든 의도되지 않았든, 일종의 함정 질문에 빠진 것 같다”고 주장한 뒤 몇 시간 지나 구체적으로 언론 탓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국민이 아닌 언론을 지칭해 ‘언론이 레밍’이란 취지로 말한 것이 왜곡됐으며 해당 취재기자가 레밍이라는 단어를 알지 못해 벌어진 오해라는 주장이다.

이에 KBS는 당시 녹취록을 공개하며 말도 안 되는 책임회피라고 반박했다. KBS 청주방송총국이 공개한 지난 19일 국제전화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김학철 도의원은 "세월호부터 우리 국민들이 이상한 이런 저기 그... 제가 봤을 때는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레밍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학철 도의원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사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라고 답했다. “방금 말씀한 내용 어떤 취지고 어떤 입장인지. 이런 거 잘 반영하도록 하겠다”는 기자에게 김학철 도의원은 “안 내주시는 게 더 좋고”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결국 사과 회견에서 “언론이 레밍”이라는 김학철 도의원의 해명도 거짓이 된 셈이어서 ‘레밍 막말’ 논란에 이어 ‘거짓 해명’ 논란으로 또 다시 질타를 받고 있다.

신동욱 공화당 총재의 경우 자신의 SNS를 통해 “스스로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꼴”이라며 “가만히 앉아서 스스로 매를 버는 꼴이고 스스로 도의원직 반납한 꼴이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 꼴이고 설치류도 거짓말을 배웠다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김학철 도의원의 ‘레밍 발언 후폭퐁’은 좀처럼 가라앉을 것같지 않다. 충북도의회조차 사과문을 발표한 이날 김학철 도의원이 자신의 SNS를 통해 작심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언론이 레밍”이라는 취지의 해명이 기자회견에서는 미흡했는지 언론에 대해 독설을 퍼부으며 세월호,  추경, 수해 등에 대해서 언론과 정치권을 거침없이 비난해 새로운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김학철 도의원은 논란이 됐던 ‘레밍’ 발언에 대해서 “한 언론사가 보도를 하면 뒤늦게 보도하는 언론들의 기사 제목과 내용이 사실과는 동떨어지게 점점 높아지게 되는 것, 전후사정 배경도 이해 안해주고 다른 곳에서 썼으니 우리도 따라가야 한다 라는 보도행태가 레밍처럼 느껴진 것도 사실”이라며“‘국민들이 레밍같단 생각이 든다’와 ‘국민들이 레밍같단 생각이 든다. 집단행동하는 설치류’하고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레밍 신드롬, 즉 (사회적) 편승 효과를 말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것을 가지고 또 많은 언론들이 편승되어 시궁창쥐니 들쥐니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의 기사로 확대재생산을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학철 도의원은 “아무런 대응도 못한 채 72시간이 지나서 돌아왔다. 그 시간 내내 불편하고 힘들었는데, 저들 지역구에 일어난 최악의 물난리 피해 밖에 놀러간 놈들로 매도되어 있었고 국민적 공분을 산 죽일 놈이 되어 있었다”라며 “막말을 한 것일까요? 불편한 말을 한 것일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월호 문제에서도 여전히 언론을 겨냥했다. ”(편집과정에서) 세월호를 또 집어넣었다“고 주장한 뒤 ”평소 제 생각이다. 부인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학철 도의원은 “(세월호) 구조 과정에서 저지른 엄청난 잘못을 어느 언론도 자성하지 않는다”며 “사실 보도만 했더라도 더 많은 생명을 구조했을 것이고, 국민적 갈등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언론을 비판한 것이다.

또한 “JTBC 손석희가 선동한 터무니없는 '에어포켓'이니 '다이빙벨'이니 하는 보도에 우리 국민들이 냉정한 태도만 보였더라도 삼성중공업 등이 출동시킨 플로팅도크로 세월호가 수장되기 전에 건져 올렸을 것"이라고 주장한 뒤 "그런데 그런 선동보도로 차갑고 암흑같은 바다에 3년이 넘는 시간동안 방치케 한 장본인은 국민적 영웅이 되어 있다"라며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김학철 도의원은 여당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추경안 통과 해달라고 아우성치던 더민주당 국회의원들 예산안 통과하던 날 자리 안 지키고 다 어디가셨답니까?"라고 추경 표결에 불참한 민주당 의원 26명을 힐난했다. 이어 "사상 최악의 수해에도 휴가 복귀해서 현장에도 안 나가본 지금 대통령이라 불려지는 분, 수해복구가 아직 진행중인 데도 외국 나가신 국회의원들, 휴가 일정 맞춰서 외유나가신 높은 분들, 최악의 가뭄 상황인데도 공무로 외유나가셨다 돌아오신 각 단체장들 다 탄핵하고 제명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아는 게 병이고 만화의 근원이 입이라고 제가 장거리 비행 끝에 쏟아지는 외유비난에 부지불식간 비몽사몽간에 헛소리를 했다”며 “레밍이란 말에 분노하셨고 상처받으셨다면 레밍이 되지 마십시오”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어 “대통령이 잘못된 길을 가는데도 내가 뽑았다고 무조건 박수쳐 국민을 사지로 몰아넣지 않게 경계하시고, 언론의 일방적인 보도를 맹목적으로 믿고 옮기지 마시고, 상사가 잘못된 지시를 한다면 아니라고 말하고 거부하십시오. 그게 레밍이 되지 않는 길이다”라고 대국민 훈계까지 했다.

김 도의원은 “지도자에겐 두 유형이 있다. 늑대 무리의 리더와 레밍 무리의 리더! 래밍의 우두머리는 맨 앞에서 가지만, 늑대의 우두머리는 맨 뒤에서 간다. 래밍의 우두머리는 어리석어 무리 전체를 낭떠러지로 떨구지만, 늑대의 우두머리는 늙은 무리 약한 무리 강한 무리 모두를 돌보며 뒤에서 간다. 여러분은 늑대와 같은 우두머리가 되길 바란다”고도 했다.

자신을 “그 늑대 우두머리와 같은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고 하면서도 “아직 제가 정치인이라 생각해 본 바가 없다”고 발을 뺀 김학철 도의원. 도민이 뽑아준 도의원이라는 위치에서 정치인으로서 책임감은 쏙 빼고 언론 탓, 정치 탓으로 돌리며 장광설로 변명을 늘어놓고는 국민들에게는 훈계조로 레밍이 되지 말라고 한다.

도정을 비판하고 견제해야 하는 도의원으로서 자신을 정치인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하는데 정치적 현안과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소신을 포장해 궤변에 가까운 주장을 늘어놓는 것과 관련, ‘과연 도의원으로서 자격이 있는가’ 하는 비판에서 더욱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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