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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발언, 이번엔 알바노조가 뿔났다...왜 노동자들만 대상으로?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7.2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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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어록제조기’랄까.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이언주 의원의 또 다시 설화에 휩싸여 있다.

학교비정규직 급식노동자를 “밥하는 아줌마”로, 공무원을 “세금먹는 사람”’으로 지칭해 막말 파문을 낳더니 이번엔 알바(아르바이트) 월급으로 공동체의식을 들먹인 것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언주 의원은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저도 알바하다 사장이 망해 월급 떼인 적 있다. ‘사장님이 같이 살아야 저도 산다’ 이런 생각에서 떼였지만, 노동청에 고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를 향해 "겉은 멋있지만 뜨지 않고 있는 비행기를 만들고 있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도 지적한 이언주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에서 대한 견해를 밝히면서 자신의 알바 경험을 소개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공동체의식을 끌어온 게 논란의 불씨가 됐다.
이언주 의원은 "소득주도 성장론을 적용할 때는 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함께 해야 한다"면서 "내 소득만 오를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언주 의원은 “우리 사회의 이런 공동체 의식이, 같이 함께 살아야 된다, 이런 게 필요한 거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아르바이트노동조합(알바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알바노조는 이날 SNS를 통해 '임금 떼여도 신고하지 않는 게 공동체 의식? 이언주 의원, 사과는 됐고 사퇴하라‘는 제목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알바노조는 “공동체 의식이 충만한 이언주 의원은 임금체불을 당해도 사장님과 국가 경제를 위해 쿨하게 포기할 수 있을지 몰라도, 하루가 급한 알바노동자들, 최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체불은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임금 체불 규모가 1조4000억원으로 일본의 10배나 된다고 주장한 알바노조는 “왜 대한민국은 ‘체불공화국’이 되었는가?”라고 따져물으며 “바로 이언주 의원처럼 사장님만 생각하는 국회의원들이 규제완화라며 법을 느슨하게 만들고 봐주기 근로감독으로 일관하며 알바에게만 희생을 강요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늘 발언은 삶에서 우러나온 진지한 조언이라는 점에서 김무성의 ‘인생의 좋은 경험이다 생각하고...하여튼 열심히 해야지 방법이 없어요’ 막말을 떠올리게 한다”고 주장했다. 알바노조는 “이미 이십대부터 사장을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으로 떼인 돈을 받지 않았던 이언주 의원은 르노삼성 법무팀장 시절에는 무노조 경영에 일조했고, 국회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며 급식노동자들의 파업을 비아냥거렸다”며 “평생 노동혐오 인생을 살았으니 바뀔 것 같지가 않다. 사과는 됐고 사퇴하라”라고 촉구했다. 알바노조는 26일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알바노조 이언주 의원 규탄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공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언주 '알바 월급 떼여도 신고 않는 게 공동체 의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그럼 이언주 의원은 국회의원 세비를 못 받아도 아무 말을 하지 않고 감수하겠다. 월급 주는 국민에게 대드는 것은 공동체 의식의 결여라고 봐야 하니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원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자포자기한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최근에도 알바노조는 이언주 의원과 대립각을 세운 적이 있다. 지난달 이언주 의원실이 주최한 ‘중소상공인 3대 정책 현안’ 토론회에서 이언주 의원이 '정부가 상생안을 내놓더라도 절대 수용하지 말고 최저임금 저지를 끝까지 주장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는 기사를 보고 지난 4일 이언주 의원실 주최의 다른 토론에 찾아가 진위를 따졌다.

이언주 의원은 이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알바노조도 구체적인 발언이 없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안도했지만 지난 7일 SNS를 통해 우려를 제기했다. “이 의원이 최저임금이 오르면 자영업자가 망하기 때문에 대폭 인상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계속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정부의 상생정책 역시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알바노조는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비정상적으로 매출을 뜯기다보니 임금을 줄래야 줄 수가 없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며 “그렇기에 임대료와 로열티 등의 규제를 통해 자영업자와 노동자들의 정당한 몫을 보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 현재 노동자들이 말하는 상생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알바노조는 “이언주 의원은 누구를 위해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고 있는지, 과연 어떤 것이 함께 살 수 있는 길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언주 의원의 발언은 계속 노동계에서 구설에 오르고 있다. 급식노동자를 "밥하는 아줌마"라고 비하한 발언으로 급식노동자들로부터 “와서 한 시간 일해보라”는 항의 속에 사퇴 압력을 받고서는 사과해야 했다.

지난 17일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공무원 증원에 대해 ""공공부문이 그렇게 대단한 수준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세금 내는 사람이 많은 사회가 돼야지, 세금 먹는 사람이 많은 사회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가 24일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공무원 노조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세금을 먹는 사람이라는 게 세금을 내는 사람과 세금을 먹는 사람 이렇게 직설적으로 단순화시켜서 비교를 한 건데 표현 자체가 불쾌하셨다면 오해를 푸시기 바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무원 노조는 "국민에 대한 봉사를 하찮은 일로 격하시켰을 뿐 아니라 공공 부문 노동자 전체를 싸잡아 모욕했다"면서 "이언주 의원이야말로 ‘실질적으로 굉장히 필요 없는 인력’임을 확신하며 공식적인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25일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이언주같은 국회의원에게'라는 글을 게재, "국회의원이 그렇게 대단한 수준을 요구하는게 아니다"며 "세비가 아깝지 않은 사람이 많은 국회가 돼야지, 세비만 축내는 사람이 많은 국회여선 안된다. 입만 열면 아무말 대잔치하는 국회여선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이언주 의원은 수위를 넘나드는 논란의 발언으로 줄타기를 거듭하고 있는데 그 대상이 공교롭게도 다양한 계층의 노동자들이고 번번이 사퇴압력을 받아온 게 이채롭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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