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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정명 伊 문학상 첫 수상, '한국형 팩션' 통했다

한국형 팩션을 개척해온 소설가 이정명(52)의 가세로 해외 문학상을 수상한 한국 소설의 자산이 하나 더 늘었다.

소설가 이정명이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문학상 ‘프레미오 셀레지오네 반카렐라’(Premio Selezione Bancarella)를 수상했다.

출판사 은행나무는 작가 이정명이 장편소설 '별을 스치는 바람'으로 지난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폰트레몰리에서 열린 제65회 프레미오 반카렐라 문학상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고 25일 전했다.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문학상 ‘프레미오 셀레지오네 반카렐라’를 수상한 소설가 이정명. [사진출처=이탈리아 셀레리오]

1953년 제정된 이 문학상은 매년 3월 전년도부터 이탈리아에서 출간된 소설 중 6편을 최종 후보로 올려, 7월 시상식 당일 1000여 명의 출판 관계자, 독자의 현장 투표로 선정한다. 최다 득표를 얻은 소설가에에게 '프레미오 반카렐라', 나머지 5명 최종 후보자들에게는 '프레미오 셀레지오네 반카렐라'를 수여한다. 올해 '프레미오 반카렐라'는 이탈리아 작가 마테오 스트러컬의 역사소설 '메디치'가 받았다. 마테오 스트러컬은 109표, 이정명은 59표를 얻었다.

프레미오 반카렐라 문학상의 초대 수상작은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였다. 이후 1958년 '닥터 지바고'(보리스 파스테르나크), 1978년 '뿌리'(알렉스 헤일리), 1989년 '푸코의 진자'(움베르토 에코), 1994년 ‘의뢰인'(존 그리샴) 등이 수상의 영예를 이어갔다.

소설가 이정명의 수상작은 ‘별을 스치는 바람’. 시인 윤동주(1917~1945)의 생애를 토대로 전쟁의 참혹성과 비인간성을 고발하는 장편소설로 2012년 7년 국내 발간된 이후 꼭 5년 만에 해외문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에서는 최초로 출간 전 해외 5개국에 판권을 수출하는 등 이탈리아, 영국, 미국, 프랑스 등 12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해 '간수, 시인 그리고 조사관(La guardia, il poeta e l'investigatore)'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지난해 '간수, 시인 그리고 조사관'란 제목으로 이탈리아에서 출간한 소설가 이정명의 '별을 스치는 바람' [사진출처=셀레리오]

이 소설은 2015년 영국 인디펜던트 해외소설문학상 후보에도 오른 바 있어 두 번째 도전 만의 수상이 된다. 당시 소설가 이정명은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 등과 함께 15명의 1차 후보에 올랐는데 2012년 ‘엄마를 부탁해’의 신경숙에 이어 두 번째 후보 랭크였다. ‘별을 스치는 바람’의 영어 번역은 ‘엄마를 부탁해’의 김지영 씨가 맡았다.

소설가 이정명은 2014년 권위있는 문학출판사 맥밀런을 통해 ‘별을 스치는 바람’을 영국에 출시한 뒤 작가의 친필 사인이 담긴 초판본을 판매하는 곳으로 유명한 골즈버러 서점에서 한국 소설가로는 처음으로 초판본 사인회를 가져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경북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잡지사, 신문사 기자로 일했던 소설가 이정명은 1999년 첫 소설 ‘천년 후에’ 발표한 이후 2006년 한글 창제를 둘러싼 집현전 학사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뿌리 깊은 나무'로 한국형 팩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듬해 신윤복과 김홍도의 그림 속 비밀을 풀어 가는 추리 팩션 ‘바람의 화원’까지 드라마화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별을 스치는 바람’도 생체실험의 희생자로 27세의 젊은 나이에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스러져간 시인 윤동주의 실화에 상상력을 얹은 미스터리 팩션이다. 20편이 넘는 윤동주의 시가 원문 그대로 수록되기도 했지만 해외에서 공감을 부른 것은 2차 세계대전이라는 인류의 공통분모 사건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소설가 이정명은 2014년 런던도서전에 참여하면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픽션이지만 읽는 사람들이 팩트였으면 좋겠다고 느끼는 픽션을 썼으면 좋겠다”며 “픽션이지만 팩트보다 더 믿고 싶은 작품을 앞으로도 쓰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소설가 이정명의 해외문학상 수상으로 한국 문학의 확장성이 커졌다. [사진출처=셀레리오]

소설가 이정명의 이탈리아 문학상 수상으로 한국 작가들의 해외 문학상 나이테는 하나 늘어났다. 1990년대 중반부터 고은 이문열 황석영 등의 작품이 해외에서 출간되면서 한국문학의 확장 가능성을 타진했을 만큼 역사가 짧지만 최근 들어 해외 문학상 수상작들이 배출되고 있다.

지난해 5월 소설가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세계적인 권위의 맨부커상을 한국 작가 최초로 수상, 한국 문학의 위상을 끌어올렸다. 1969년 제정된 이 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2014년에는 소설가 김애란이 ‘나는 편의점에 간다’로 프랑스에서 ‘주목받지 못한 작품상’을 수상했다. 2007년 제정된 이 상은 문학적 성취에 비해 가려져 있는 작품을 조명하기 위해, 프랑스 비평가와 기자들이 자국 작품 한 편, 외국 작품 한 편을 선정한다. 2009년 소설가 신경숙의 ‘외딴방’ 이후 한국 작가로서는 두 번째 수상.

앞서 2012년엔 영국의 맨그룹이 아시아 작가들을 대상으로 2007년 제정한 ‘맨아시아 문학상’에서 ‘엄마를 부탁해’의 신경숙이 한국인 최초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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