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군함도'가 민망한 신기록을 썼다. 하루아침에 역사적 메시지를 지닌 영화에서 꼼수 경쟁 영화라는 비난에 직면한 것이다.

'군함도'(감독 류승완)는 개봉 2일 만에 단숨에 1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전체 스크린수는 약 2500여다. 여기에 '군함도'는 교차 상영을 포함해 2027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그렇기에 이 기록은 스크린을 점령한 결과라 해도 무방할 터다.

영화는 개봉 첫 날인 26일 97만516명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수 99만1975명을 기록했다. 종전에 영화 '미이라'가 보유한 오프닝 스코어 기록 87만2965명을 갈아치운 것이다. 이어 27일 오전 10시 누적관객수 117만명을 기록하며 100만 달성에 성공했다. 개봉 2일째 달성한 쾌거다. 이는 한국 역대 박스오피스 누적 관객수 1위인 영화 '명량'과 같은 흥행 속도다.

2천여개가 넘는 스크린을 독점하고 있는 '군함도'였기에 오프닝 스코어 경신은 어느정도 예견된 수치였다. 개봉 당일인 26일 '군함도'는 2027개 스크린에서 1만174번 상영됐다. 같은날 개봉한 슈퍼배드3'는 810개 스크린에서 2922회 상영된 것을 비교하면 얼마나 큰 격차인지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배급사인 CJ엔터테인테인먼트가 작정하고 '천만영화' 만들기에 나섰다는 목소리도 흘러 나왔다. 확보한 상영관수가 곱절 이상의 차이가 나기에 '폭력' 수준이라는 비난을 피해가기 힘들다.

물론 스크린 독과점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5일 개봉한 '스파이더맨:홈커밍' 역시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몰고왔다. 당시 1965개 스크린에서 상영된 바 있다. 또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역시 1991개 스크린에서 상영되며 논란에 휘말렸다. 그러나 '군함도'의 2027개 스크린과 비교하면 격차가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 26일은 문화의 날이었다. '군함도'가 이날 일정 시간에 영화를 5천원에 볼 수 있는 반값할인 행사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여기에 '군함도'의 예매권 역시 타 영화와는 다른 수준으로 시중에 많이 풀렸다는 지적이다.

'포토나무를 베어라' 등 저예산 영화를 연출해온 민병훈 감독은 "제대로 미쳤다. 2168. 독과점을 넘어 광기다. 신기록을 넘어 기네스에 올라야 한다. 양심은 있어야 한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군함도'를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군함도'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은 한국 영화시장의 부당함과 스크린 쿼터제 등에 대해 앞서 두 팔을 걷어붙인 바 있기에 이번 논란은 더욱 씁쓸하다.

논란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군함도'는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비롯해 평점테러 논란에도 휘말렸다. 영화 속 노동자들이 촛불을 드는 장면을 언급하며 일각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새벽시간대 평점 1점을 주며 테러를 이어간 것이다.

'군함도' 측은 많은 스크린 수에 대해 예매율을 이유라 설명했다. 예매율이 높은 영화의 스크린 확보는 불가피 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매율과 예매량이 아무리 높다해도 2000개가 넘는 스크린수는 횡포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이이슬 기자 ssmoly6@updow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