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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펜션 재개장에 재논란, 외국 '누디즘'과 간극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7.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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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의 한 농촌 마을에서 누드펜션 재개장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자연주의의 표방한 동호회가 누드펜션을 이용할 회원을 모집하고 있는 움직임에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 충북일보 보도에 따르면 제천 봉양읍의 한 산골에 2009년부터 2년가량 운영하다가 주민 반대에 부딪혀 운영을 중단했던 누드펜션이 웹사이트를 통해 회원모집 등으로 재개 움직임을 보여 주민들이 다시 반대에 나섰다.

누드펜션 회원 모집 인터넷홈페이지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연주의(나체주의,누디즘)를 표방하고 있으며 회원들을 위한 아지트(자연주의 전용휴양지)에도 많은 회원이 방문하고 있다’고 소개돼 있다. 이 누드펜션 회원은 준회원과 정회원,연회원 등으로 나뉘어 있으며 연회원의 경우 누드펜션의 ‘아지트’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일보는 이 마을 A 이장이 “비록 사업주는 자연주의를 외치지만 종전 사례를 감안하면 누드촌이 분명하다"며 "본격적인 반대 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다른 여성 주민 B씨는 "지하수 문제로 윗집을 방문했다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을 목격하고 서둘러 내려왔다"며 "도대체 시골 민가 인근에 누드시설이라니, 말이 되느냐. 주민정서를 생각해 누드행각은 없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제천시나 경찰 등 당국에서는 누드펜션이라고는 하지만 사유지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는 없다는 입장만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 누드펜션 업주 C씨는 2009년 전 이맘 때 케이블채널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해 "나체주의자(누디스트)들과 한 달에 1~2회 정기 모임을 갖고 나체로 자연주의를 만끽한다"며 "회원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나체로 바람을 맞으며 수영, 배드민턴 등의 운동을 즐기고, 실내 그룹 게임도 즐기며 함께 휴가를 보낸다"고 전했다.

누드펜션 주인은 또 "장소 섭외가 어려워 모임을 갖기 힘든 회원들을 위해 직접 펜션을 짓고 누드모임을 주관하기 시작했다"며 "펜션 장소 선정을 위해 2년에 걸쳐 전국을 누비고 자비로 억대의 돈을 들였다"고 밝혔다. 1993년부터 온라인 누드모임에 활동해 왔다고 전한 그는 자연주의 누드모임의 순수성을 주장했다.

누드펜션이 논란을 낳고 있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다양한 누드 관련 시설 건립이 시도돼 왔지만 대부분 흐지부지됐다.

2010년 전남 장흥군은 우드랜드에 알몸으로 편백나무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당시 장흥군은 남녀가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숲길을 걸으면서, 또는 눕거나 앉아서 산림욕과 명상을 할 수 있게 꾸몄다고 밝혔는데 당초 ‘누드 삼림욕촌’으로 이름 붙였다가 종교인들의 반발로 ‘비비드(생생한) 에코토피아’로 바꾸며 새로운 개념의 산림치유를 시도한 적이 있다.

앞서 2005년에는 강원도 고성군에서 여성전용 누드비치를 만들려다 주민의 반대에 밀려 계획이 백지화됐고 강릉의 유명 해수욕장에서도 누드비치 조성을 시도하다 무산된 바 있다. 2009년에도 제주도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누드비치 조성을 추진했지만 논란만 일으키고 중단해야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교적인 정서가 남아 있어 아무리 누디즘이나 나체족의 자연주의가 나체 상태로 있는 걸 그 자체로 즐기는 문화로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케이블채널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서 국내 유일의 누드펜션이 소개된 적이 있다. [사진출처=tvn ‘화성인 바이러스’ 방송화면]

외국에서는 알몸 노출을 통해 성적 쾌락을 얻는 노출증과 철저히 구분된 개념으로 누드족들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누드촌, 누드펜션, 누드비치 등이 활성화돼 있는 편이다.
잦은 비와 음산한 날씨 탓에 햇빛 보기가 어려운 알프스 이북의 유럽에서 나체로 일광욕을 하던 관습이 남아 있어 그 지역을 중심으로 누디즘이 발원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독일에는 가장 많은 누드족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미 100개가 넘는 누드비치와 2만개의 누드야영장이 있는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9월 나체족을 위한 누드파크를 만드는 법안까지 통과됐다. 파리 녹색당의 다비드 벨리아르 시의원은 200만명의 프랑스인이 나체주의를 신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자연주의가 발전하고 있지만 파리에는 이를 실천할 공간이 없다"며 법안 발의 배경을 강조했다. 영국 런던에서는 지난해 6월 누드레스토랑이 문을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중국에선 자기 집에서 나체로 생활하는 주민들과 이웃이 출동하는 등 누드족이 늘어나면서 사회적인 이슈를 낳기고 했다.

미국, 호주 등지에는 누드비치에 나체족들이 사는 누드촌까지 있다. 미국 시사잡지 ‘타임’에 따르면 나체족들은 회원제로 고객을 유치해 북미 전역은 물론 멕시코 칸쿤, 지중해 일대, 자메이카 등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휴양지를 돌며 누드 여행을 즐긴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나체 여행 상품도 다양해져 최근에는 누드족만을 위한 지중해 크루즈, 신혼 부부를 위한 나체 여행, 심지어 나체로 즐기는 아마존 탐험 상품까지 나왔을 정도다.

제천 누드펜션의 재개장을 놓고 주민들의 불편한 시선과 개인 사생활 권리와 충돌에는 외국의 누디즘과는 달리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있다. 8년이 지나도 여전히.  조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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