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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주 대장, 부인 '갑질 논란'에 군복 벗는다...공관병 상처는 어떻게?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8.0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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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병에 대한 부인의 '갑질' 의혹을 받아온 육군 제2작전사령관 박찬주 대장이 1일 전역 지원서를 제출했다. 육군 2작전사령부는 1일 "육군 2작전사령관이 오후 6시부로 전역 지원서를 육군본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군 대장 가족들이 관사에서 근무하는 공관병과 조리병에게 가족의 속옷 빨래 등 사적 업무를 시키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된 지 하루 만에 박찬주 대장이 전역 결정을 내린 것이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전날 박찬주 대장의 부인이 관사에서 근무하는 공관병과 조리병 등을 지난해 3월부터 올해 초까지 부당하게 대우했다는 복수의 제보를 입수했다고 긴급 보도자료를 통해 ‘갑질 의혹’을 제기했다.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국방부 감사관실을 통해 사실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고, 공관병 운영 필요성 등 제도 전반을 검토해서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판 여론에 국방부 조사 방침까지 나오자 박찬주 대장은 전역이라는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군인권센터는 “공관병은 육군 대장 가족의 '몸종'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박찬주 대장의 부인이 분노조절 장애가 의심될 정도로 공관병들을 심하게 대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센터는 “육군제2작전사령부 사령관 박찬주 대장의 가족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공관병, 조리병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인권을 침해하고 갑질을 일삼았다”며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센터가 제보자들로부터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박찬주 대장의 부인은 청소나 조리, 빨래, 안방의 블라인드 치기 등을 일을 공관병에게 수시로 지시했다. 심지어는 소파와 바닥에 떨어진 발톱같은 것까지 줍게 하는 등 ‘잡질’ 지시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채소를 다듬던 조리병의 칼을 빼앗아 도마에 내리치며 “너는 제대로 하는 게 없다. 상추같은 걸 준비해야지”라고 고함을 치며 위협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제보자도 증언도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공관병과 조리병이 400㎡(약120평)에 이르는 공관을 관리하면서 조리, 빨래, 다림질 등 온갖 잡무를 담당했는데, 장병 표준일과와 전혀 상관없이 사령관이 새벽기도를 가는 새벽 6시부터 잠드는 밤 10시까지 대기해야 했기 때문에 과로가 일상화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군인권센터는 공관병들이 같은 병사 신분인 박찬주 대장의 아들 뒷바라지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박찬주 대장 가족은 공군 병사로 복무 중인 둘째 아들이 휴가를 나오면 공관병에게 아들의 속옷 빨래를 시키기도 했다는 게 센터가 밝힌 보도자료 안에 포함됐다.

군인권센터는 “공관병의 업무를 명확하게 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관병이 사실상 개인 몸종처럼 활용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공관병 제도를 없애야 한다. 입대한 장병들은 나라를 지키러 간 것이지 노예가 되러 간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육군은 박 사령관을 즉각 보직해임하고 사령관의 부인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관병 등에 대한 군 지휘관의 ‘갑질 논란’은 적지 않게 제기돼 왔고 그때마다 공관병제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지난달 육군제39사단에서 벌어진 공관병 폭행, 가혹행위 의혹을 제기했고, 이 사건으로 사단장이 보직 해임된 바 있다. 2015년에도 공군참모총장이 아들까지 운전병에게 사적인 일에 지시를 내려 갑질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군인권센터는 공관병 제도 폐지를 강력히 촉구했다. 센터는 “공관병, 운전병, 조리병 운용 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사건”라며 “장병표준일과와 전혀 무관하게 지휘관의 기상시간과 취침시간에 맞춰 시중을 들고, 각종 허드렛일을 할 뿐 아니라 밤늦은 시간에 요리를 하고 주말까지 불려나와 일을 하도록 지시하는 것은, 국가에 헌신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입대한 장병들을 ‘현대판 노예’로 취급하며 자긍심을 깎아먹는 그릇된 행태”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고 국가 개혁을 주창하고 있고, 송영무 국방장관이 군내의 반인권적 행태를 근절시키고자 하는 뜻을 명백히 밝힌 시점에서 장병들을 노예처럼 부리는 공관병 제도를 폐지해야 마땅하다는 논리다.

군인권센터는 “무엇보다 육군제2작전사령부 사령관 박찬주 대장 가족의 갑질로 상처 받은 피해자들이 군으로부터 합당한 사과와 보상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군은 곧 있을 군 수뇌부 인사에 맞춰 이임할 박찬주 사령관을 그대로 둘 것이 아니라, 즉각 보직해임하고 전역을 보류한 뒤 엄중처벌 해야 하고 사령관 부인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국방부 문 대변인은 이날 박찬주 대장 관련 '갑질 논란'에 대해 "박 대장이 '이번 사안에 대해 저의 가족 및 공관병 운영과 관련해 무리를 일으킨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모든 문제가 발생한 것은 진위여부를 떠나 전적으로 제 자신의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하고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같은 입장을 전한 뒤 박찬주 대장은 군복을 벗는 것으로 사태를 일단락지으려는 결단을 내렸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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