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태풍 노루, '우리 이름' 태풍 3년만에 영향권...그 잔혹사는?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8.03 1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뷰] 날뛰는 노루처럼 북서태평양에서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보여온 제5호 태풍 ‘노루’가 끝내는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태풍 노루 경로가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한반도로 빠르게 접근해 이번 주말 제주도와 동남부 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 태풍정보에 따르면 태풍 노루는 3일 오전 4시 현재 중심기압 945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5m의 매우 강한 소형 태풍으로 북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 노루는 일본 오키나와 동쪽 78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2㎞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5일에는 태풍 노루가 매우 강한 중형 태풍으로 세력을 키운 뒤 오키나와 북쪽 해상에서 경로를 틀어 대한해협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기상청이 3일 발표한 제5호 태풍 노루 경로 예상도. [사진출처=일본기상청]

태풍 노루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게 되는 제주도에는 5∼7일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고 해상의 물결도 매우 높게 일겠다는 예보다. 일본기상청이 내놓은 태풍 노루 경로 예상도 우리 기상청과 대동소이하다.

이 경로는 2013년 10월 대한해협을 통해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태풍 다나스와 닮은꼴로 예상된다. 당시 15년 만에 한국에 영향을 준 10월 태풍인 다나스는 중급 소형태풍으로 세력이 꺾인 채 빠르게 지나가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서귀포와 경남 마산, 거제, 통영, 전남 여수 등에서 1만3000여 가구에서 정전피해 정도만 남기고 물러난 것이다.

그러나 태풍 노루 경로는 다나스와 비슷한 것으로 예상되지만 7일까지도 중심기압이 950hPa에 강한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보되고 있는 만큼 제주도와 부산, 경남 등 동남부 지역에서는 안전사고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난달 19일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 노루는 360도 회전하는 등 동서남북으로 종잡을 수 없는 널뛰기 경로를 보여 마지막 소멸 때까지 주시해야 할 태풍이다.

올 들어 국내가 영향권에 들었던 태풍은 지난달 초 서귀포 쪽으로 북상하다가 경로를 급선회, 일본 열도를 강타한 제3호 태풍 난마돌이 있었지만 제주 일부 정도에만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사실상 태풍 노루가 제주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태풍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에서 제출한 이름의 태풍 노루가 공교롭게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도 오랜만이다. 2014년 7월 제8호 태풍 너구리 이후 3년 만이다.

태풍 이름은 2000년부터 태풍위원회에서 북서태평양 지역의 태풍은 해당 국가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경각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 지역 태풍위원회 회원국이 제출한 이름에서 따서 붙인다.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 이름이 각조 28개씩 5개조로 나뉘어 순차적으로 사용된다. 연간 30개 전후로 태풍이 발생하기 때문이 4~5년에 한 번꼴로 이름이 재사용된다.

물론 이름이 바뀔 수 있다. 태풍위원회 연례 총회에서는 당해 연도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태풍의 경우, 앞으로 유사한 태풍 피해가 없도록 해당 태풍 이름의 퇴출을 결정, 제출국가에서 다른 이름으로 대체하게 된다.

북상하는 태풍 노루 예상 경로는 2013년 다나스와 닮아 제주, 동남부 지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출처=기상청]

우리나라가 제출한 이름은 개미, 제비, 나리, 너구리, 장미, 고니, 수달, 미리내, 메기, 노루, 나비, 독수리 등이다. 그중 2004년 미크로네시아 연방에 큰 타격을 입힌 수달이 퇴출되고 미리내로 대체됐고, 이듬해 나비도 일본에서 1만여 가구에 피해를 낳아 영무 제명돼 독수리로 교체됐다.

북한은 기러기, 도라지, 버들, 갈매기, 민들레, 메아리, 날개는 그대로 쓰이고 있으나 소나무가 종다리로, 봉선화가 노을로 각각 바뀌었다. 국가태풍센터 집계에 따르면 매미는 2003년 우리나라에 역대 2위(4조2225억원)의 재산피해를 입힌 뒤 무지개로 바뀌었지만 2015년 중국 광둥성에 큰 인명피해를 낳아 다시 수리개로 교체되는 얄궂은 운명을 맞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한국 이름의 태풍은 얼마나 될까?

각 나라 이름이 붙여진 2000년 이후 47개의 태풍이 한반도를 영향권에 끌어들였는데 그중 한국 이름의 태풍이 모두 4차례 나왔다. 2004년 8월 태풍 메기가 역대 10위의 재산피해(2508억원)를 낳은 게 첫 사례다, 이듬해 9월 태풍 나비에 이어 2007년 9월에는 태풍 나리는 한반도에 상륙하기도 했다. 2000년 이후 태풍이 우리나라 내륙에 상륙한 태풍은 11개였는데 그중 한국 이름의 태풍은 나리가 유일하다.

북한 이름의 태풍도 2003년 매미, 2004년 민들레, 2008년 갈매기 등 3번이나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바 있다.

태풍 노루가 경로 상으로 볼 때 너구리 이후 3년 만에 다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태풍 노루가 일본 규슈 지방에 치명적인 피해를 끼칠 경우 이름이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들어 가장 끈질긴 생명력을 보이고 있는 태풍 노루. 성장까지에서 6호 태풍 꿀랍까지 흡수하면서 세력을 키워 예측불허의 행보를 거듭해온 만큼 태풍 노루의 경로는 끝까지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김민성 기자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