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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누드펜션, 끝내는 퇴출...이젠 '숨은 누디즘' 행보?

[업다운뷰] 주민들의 반발을 불렀던 제천 누드펜션에 결국 빗장이 걸리게 됐다.

보건복지부가 3일 제천 누드펜션을 미신고 숙박업소로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충북 제천시는 이에 따라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협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제천 누드펜션을 운영해왔던 업주도 최근 주민들의 거센 반대 여론에 밀려 2층짜리 이 펜션을 매물로 내놓았다.

충북 제천시 봉양읍 학산리에 들어선 누드펜션은 2008년 농촌형민박으로 등록해놓고 2009년부터 누드 동호인 위주로 운영되다가 2011년 주민들의 지속적인 항의에 부딪혀 폐업을 신고했다.

끝내 제천 누드펜션에 빗장이 걸리게 됐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이후엔 숙박업 등록을 하지 않고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회원을 모집해 운영해왔던 것이 드러난 것이다.

최근 이 영업주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연주의(나체주의, 누디즘)을 표방하고 있으며 다면 회원들을 위한 아지트(자연주의 전용휴양지)에 많은 회원들이 방문하고 있다’고 누드펜션 회원 모집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홍보해왔다. 신규 회원에게 가입비 10만원과 연회비 24만원을 받아 나체주의 동호회를 운영한 제천 누드펜션 영업주는 지난달 말 누드펜션을 재개장했다.

그러자 주말마다 누디즘 동호회원들이 알몸으로 오고가는 것을 목격한 주민들은 누드족 마을 출입을 반대하며 트랙터 등으로 펜션으로 향하는 길을 막는 등 시위를 벌여왔는데 누드펜션이 법적 조치를 받게 됨에 따라 논란은 가라앉게 됐다.

운영자와 회원들이 누드펜션에서 옷을 벗고 활동했던 것에 공연음란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느냐가 새로운 이슈가 되고 있지만 공연음란죄까지는 적용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6년 만의 재개장과 재논란으로 끝내 문을 닫게 된 제천 누드펜션의 운명. 외국에서는 알몸 노출을 통해 성적 쾌락을 얻는 노출증과 철저히 구분지으며 그야말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자연과 일체가 되고자 하는 누디즘이 자연스럽게 정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수용 면에서 여전히 ‘문화 지체’가 발생하고 있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충북 제천시 봉양읍 학산리의 누드펜션으로 향하는 길에 '누드족 물러가라'는 반대 문구가 스프레이로 적혀 있다. [사진=뉴시스]

제천 누드펜션 논란이 불거지던 지난달 31일 CBS의 의뢰로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누드펜션이 과연 본인들의 자유에 속하는 것이냐, 허용할 것인가 허용하지 않을 것인가를 주제로 실시한 국민여론 조사 결과에서 잘 나타난다. ‘아직 국민 정서에 맞지 않으므로,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51.9%로 ‘자연주의를 추구하는 동호회만의 사적인 공간이므로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22.4%)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답은 25.7%이었다.

대부분의 계층에서 반대하는 입장이 찬성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40대의 반대가 가장 높았고 그 다음에 30대였다. 모두 과반을 넘어섰다. 직업별로는 사무직 또 가정주부가 절반 이상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대구경북, 논란의 누드펜션 지역이 포함된 대전, 충청에서 과반의 반대 의견이 나왔다.

찬성 의견이 높았던 계층은 20대, 직업별로는 학생층이었다. 학생층은 찬성 37.4, 반대 39.4. 오차범위 내에서 반대가 2%포인트 높긴 했지만 찬성 의견이 다른 직업별, 계층별보다는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렇게 누드족과 누드촌을 연상케 하는 누드펜션에 대한 국내의 반대 인식은 지방자치단체들의 자연친화적인 정책이나 새로운 개념의 관광유인책 시행에도 영향을 미쳐왔다.

강원도 고성군은 2005년 여성전용 누드비치를 만들려다 주민 반대에 부딪혀 계획을 백지화했다. 강릉의 한 해수욕장에서도 누드비치 조성을 시도하다가 무산된 적이 있다. 2009년에도 제주도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누드비치 조성을 추진했지만 논란 끝에 계획을 접어야 했다.

2010년엔 전남 장흥군이 우드랜드에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숲길을 걸으면서, 또는 눕거나 앉아서 편백나무 산림욕과 명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꾸몄다. ‘누드 삼림욕촌’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가 나체 공간이라는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생생한 친환경천국이라는 ‘비비드 에코토피아’로 바꿔야 했지만 생명력은 길지 못했다.

제천 누드펜션이 퇴출되면서 펜션 운영진은 새로운 독립사이트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출처=자연주의 펜션 홈페이지]

이렇듯 ‘누드’라는 단어에 대한 낯설음과 거부감은 다양한 정책 개발에 여전히 한계로 작용해온 게 사실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제천 누드펜션 이용에 호응했던 회원들의 나체 활동을 용인해줄 곳은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누드펜션 소재지가 제천이라는 이유로 2012년부터 새로운 도시 브랜드로 자연친화적인 ‘자연치유도시’를 표방해온 제천시가 엄한 오해와 눈총을 받을까 당혹해하는 상황에서 어느 자치체가 선뜻 누드족의 발걸음을 반길 수 없기 때문이다.

제천 누드펜션에 대한 퇴출이 가시화되면서 이 펜션 인터넷 카페 운영진은 새로운 독립사이트를 개설했다면 주소를 안내하고 있다. 이들이 과연 어디에서 누디즘 행보를 이어갈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2002년 자칭 ‘유니폼’ 모임으로 부르며 계곡에서 나체로 시간을 보내는 사진들이 온라인상에 확산돼 화제를 모았던 인터넷 카페 ‘자연주의 동호회’처럼 산과 계곡을 찾아다닐지, 제천 누드펜션의 ‘출구전략’에 대한 궁금증을 낳게 한다.  조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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