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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영, 100m 첫 준결승 쾌거...세계육상 홀린 '총알스피드'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8.0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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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다.”
1년 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
한국 스트린터로는 20년 만에 올림피아드 100m 레인에 섰던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은 결승선을 통과한 뒤 전광판을 보고 이내 아쉬움을 삼켰다.
그리고는 왼주먹을 불끈 쥐고 허공에 내지르며 자탄했다.
예선 8조에서 10초37로 9명 중 7위.
이날 예선에 나선 70명 중 공동 51위로 예선 탈락한 자신에게 질책했다.
한국 남자 100m에서 ‘5전6기’로 겨냥했던 첫 준결승 도전이 실패한 것이다.
김국영은 “출발은 좋았다. 40~50m까진 괜찮았는데, 후반에 집중을 못했다. 100m는 리듬이 깨지면 와르르 무너지는데 리듬을 잃었다. 큰 대회에서 좋은 기록을 내지 못한 건 내 탓”이라는 자책했다.

그렇게 ‘메이저 대회 징크스’에 다시 발목이 잡혔던 김국영이다. 2010년 6월 전국육상선수권에서 고(故) 서말구 교수가 1979년 멕시코에서 세운 한국기록 10초34를 무려 31년 만에 갈아치웠다. 예선서 10초31, 준결승서 10초23으로 하루에 두 개씩이나.

그러나 2011년 대구 세계선수권에서 부정출발 실격,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서는 10초48의 부진한 기록으로 예선탈락에 그쳤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의 진선국에 이어 국내 남자 선수로는 20년 만에 나선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마저 고개를 떨군 김국영이었기에 ‘큰 대회에 약하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리우에서 아픔을 달래며 “4년 뒤 도쿄 올림픽에서는 준결승에 충분히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희망이 생겼다”고 긍정을 찾은 김국영.

그가 1년 만에 마침내 일을 냈다.
한국 단거리 육상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 준결승 진출 쾌거다.

김국영은 5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개막된 2017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예선 5조 3번 레인에서 출발해 10초24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저스틴 개틀린(미국, 10초05), 앤드루 피셔(바레인, 10초19)에 이은 3위였다.

6조까지 편성된 남자 100m 예선에서는 각 조 상위 3명과 나머지 선수 중 기록이 좋은 6명에게 준결승 진출 티켓이 돌아간다. 이에 따라 김국영은 6일 오전 결승 진출에 도전하게 됐다. 예선기록만으로는 기록만으로는 공동 24위.

출발 지연과 부정 출발로 인해 세 번째 만에 출발한 예선 5조 레이스. 김국영의 출발속도는 0.107초. 당시 예선 전체 1위의 출발반응이었다. 30m까지 선두로 달리던 김국영은 이후 개틀린, 피셔에게 자리를 내줬지만 보폭을 넓히는 훈련을 통해 체득한 '속도 유지'의 강점을 보여주며 조3위로 준결승행을 확정지었다.

개최국 자동출전권을 포함해 3회 연속 세계선수권 무대를 밟는 것이 너무도 극적이어서 김국영의 첫 준결승 쾌거는 더욱 의미가 깊다.

지난 6월 정선 전국육상경기대회 준결승에서 10초13의 한국신기록을 수립했지만, 세계선수권 기준 기록 10초12에 불과 0.01초 못미쳤다. 결승에서 10초07로 기준 기록을 넘겼지만, 뒷바람이 초속 3.6m로 분 탓에 비공인 기록으로 남았다.

하지만 김국영은 사흘 뒤 정선 코리아오픈 결승에서 다시 한 번 10초07을 끊었다. 이번에는 공인 기록으로 인정돼 세계선수권 출전티켓을 극적으로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것이다.

2015년 11월 일본 쓰쿠바대에서 사토루 다니가와 교수로부터 1년 넘게 자세 교정을 위한 맞춤교육을 받은 뒤 한국기록 제조기로 성장하고 있는 김국영. 약점인 후반 스퍼트를 키우기 위한 간절한 변신이 지난해 리우에서 기록에 욕심내는 바람에 시행착오를 겪었다면 이번 런던의 질주는 순위에 맞춘 페이스 유지가 돋보였고 첫 준결승 진출이라는 열매를 낳게 된 것이다.

개인 통산 5번이나 한국신기록을 세운 김국영의 최고기록은 10초07. 올 시즌 남자 100m 세계랭킹 공동 36위, 아시아랭킹 4위 기록이다. 김국영이 준결승에서 쟁쟁한 월드 스프린터와 경쟁을 통해 비원의 9초대까지 진입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게 김국영의 남은 목표다. 물론 10초F을 깬다면 한국 육상의 대역사가 되겠지만 리우에서처럼 서두르지 않는 게 길게 봐서 자신의 목표대로 도쿄 올림픽까지 무한도전을 이어가는 데 중요한 포인트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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