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최진실, 아빠 조성민 삼촌 최진영까지 자신의 울타리 모두가 비슷한 삶을 스스로 마감했다. 이 모든 것을 어린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그에겐 아직도 외할머니가 남아 있었다. 최진실의 어머니 정옥숙씨는 그렇게 자신의 외손녀 외손주를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생전에도 딸 최진실 아들 최진영에 대한 남다른 사랑이 방송을 통해 여러 차례 전해지기도 했다. 이제 하늘 아래 자신의 핏줄은 어린 손녀와 손주 두 명이 전부다.
하지만 이들의 삶은 그 어느 누구도 모르는 것이었다. 물론 세상을 놀라게 한 어린 소녀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것을 믿기에는 이들이 그동안 보여 준 삶의 방식이 너무도 진실했기 때문이다.
고 최진실의 딸 최준희 양이 그동안 외할머니 정옥숙 씨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당해왔다고 지난 6일 SNS를 통해 주장했다. 믿기지 않는 주장이었다.
먼저 최 양은 6일 자신의 SNS에 “가족이라는 사람들의 상처가 너무 크다. 진짜 살려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진엔 밧줄에 목을 맨 여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글이 논란이 된 뒤 여러 매체에선 앞다퉈 기사화를 했다. 최 양이 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 응시했다가 외할머니와 불화를 겪은 일, 외할머니가 이모할머니(실질적으로 최양과 그의 오빠를 돌봐주던 분)와 만나지 못하게 하는 일 등이 기사에 더해졌다. 물론 현재까지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다.
이 글은 SNS에서 삭제가 됐다. 하지만 이후 최 양은 “저 아직 버틸 만합니다. 아직 쓰러지면 최준희가 아니잖아요”란 글과 함께 셀카 사진을 올렸다.
그동안 최 양은 SNS를 통해 여러 익명의 사람들과 소통을 해왔었다. 익명 질문에 답하는 ‘애스크폼’도 운영해 왔다. 올해 초 네티즌들은 최 양의 계정에 “엄마 안 보고 싶어?” “엄마가 연예인이어서 좋겠다” “최순실 딸?” 등 질문을 올렸다. 여기에 최준희 양은 각각 “보고싶지” “응 아니야” “답할 가치가 없다. 시력 안 좋니”라는 답변을 달기도 했다.
최 양은 “나도 상처를 받는다”란 글을 올렸다. 이에 “그럼 왜 에스크 운영을 하는가”라고 질문을 받자 “소통하고 싶어서”란 답을 달았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불발이다. 하지만 과거 최 양은 웹툰 작가의 꿈을 전한 바 있다. 자신이 직접 그린 세월호 추모 그림 등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그의 꿈이 처음부터 ‘웹툰 작가’는 아니었다. 과거 한 방송에 오빠 최환희 군과 출연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전하며 ‘악플’로 상처를 받고 가수의 꿈을 포기했던 속내도 털어놨었다.
최 양의 SNS 계정 주소는 어머니 최진실을 연상시키는 ‘1968’이란 숫자가 들어가 있다. 고 최진실은 1968년생이다. 김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