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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명소'와 '지옥철', 서울 지하철의 두 얼굴

720만 명. 이는 하루 평균 서울 지하철 1~9호선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치다. 서울시민 10명 중 7명이 매일 지하철을 이용하는 셈이다. 지하철은 도로 사정에 영향을 받는 자동차보다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이 가능한 장점으로 시민들의 발이 돼주고 있다. 우리에겐 중요한 이동수단이지만 외국에서는 관광명소로 꼽히고 있어 흥미를 모은다.

<사진출처 = 뉴시스>

지난 달 31일, 세계 최대 여행 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는 영국의 해리포터 스튜디오 방문하기와 중국의 만리장성 구경하기 등을 '관광객이 꼭 해야 할 한 가지'로 뽑았다. 한국에서 관광객이 꼭 해야 할 한 가지는 '서울 지하철 타기'를 꼽았다. 트립어드바이저는 서울 지하철의 장점으로 와이파이, 교통 정보 시스템, 냉난방 시스템, 엘리베이터 보급률 등을 들었다.

우리나라 지하철은 이곳에 소개되기 전부터 외국에서 몇 차례 관심 받곤 했다.

2016년 4월에 미국 여행 정보 사이트 '윈더 위스덤‘과 미국 내 온라인 뉴스 사이트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는 아시아 4대 지하철 중 하나로 서울 지하철을 소개하며 약 냉방 칸 운영과 좌석에 난방이 되는 냉난방 시스템에 놀라움을 표현했다.

2015년 12월 미국의 비즈니스 웹사이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서울 지하철의 스크린도어를 소음과 안전사고를 막는다고 소개하며 뉴욕 지하철의 갈 길이 얼마나 먼가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그보다 앞선 2013년 영국 BBC와 미국 CNN은 서울 지하철의 와이파이 서비스를 세계 최고로 꼽으며 가장 훌륭한 지하철 시스템으로 소개했다. 또한 3~4개 역 전부터 지하철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시스템과 대중교통을 무료 환승으로 이용하는 시스템도 다른 나라서는 볼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트립어드바이스 사이트에 접속해 서울 지하철 이용후기를 살펴보면 외국인들은 깨끗하고 편리하다고 추천을 한다는 사람이 반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온 Russ는 쉽고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교통카드 한 장으로 버스, 지하철 심지어 택시까지 탈 수 있다며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승도 쉽게 할 수 있고 깨끗하며 정해진 시간에 맞춰 탈 수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온 한 남성은 저렴하고 깨끗하고 이용이 편리하다고 전하며 한국어를 못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온 남성은 문제가 생길 경우 직원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서울 어디든 지하철로 갈 수 있으며 조용하고 깨끗하다고 후기를 남겼다.

그러나 주로 이용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일명 ‘지옥철’로 불리곤 한다.

직장인들의 퇴근시간 학교를 마치고 친구와 함께 2호선에 몸을 실은 김효정 씨(25)는 계속 밀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친구와 멀어지게 되고 심지어 자신이 내려야 할 목적지에서 내리지 못했다. 결국 세 정거장이나 지난 뒤 내렸지만 손에 쥐고 있던 우산은 다 망가져 버리고 다시 반대로 되돌아 와야 했다며 그 날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옥철’-. 출퇴근시간이나 늘 사람이 많은 환승역을 한번이라도 이용해본 사람들은 동의할 것이다. 실제로 지하철 혼잡도*는 1~9호선 평균 152%이며 그 중 9호선 염창-당산 사이가 평균23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심지어 9호선은 4량으로 운행돼 대표적인 '지옥철'로 꼽힌다.

(*지하철 혼잡도 34%는 빈 좌석이 없는 수준이다. 100%는 통로에 3열 입석, 각 출입문에 2명씩 선 정도.)

또한 고장으로 인한 지연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곤 한다.

지난달 21일 오전 7시23분께 동대문역에서 신창으로 가는 1호선 열차가 고장으로 멈췄다. 그보다 앞선 2014년 5월 상왕십리역으로 들어오던 지하철이 앞차와 추돌해 249명이 부상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들은 모두 시설노후 문제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유의 사고는 2011년부터 5년간 55건으로, 한 달에 거의 한 번꼴로 사고가 난 셈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서울 지하철 안전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노후화'를 꼽는다. 특히 1호선은 25년을 초과한 전동차가 전체의 40%로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달리는 시한폭탄이라고 표현했다.

<사진출처 = 뉴시스>

사고나 투신 등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스크린도어는 안전문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난해 10월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 역에서 김 모씨가 스크린도어와 열차 사이에 끼어 끌려가다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그보다 5개월여 전인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외주 업체 직원 김모 군이 출발하던 전동열차에 치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5년에도 지하철 정비업체 소속 직원 조모 씨가 역으로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졌다.

한 전문가는 스크린도어 사고가 계속되는 원인으로 시스템문제, 가이드라인 부족, 안전불감증을 들었다. 그러면서 시스템문제는 센서 장애로 인한 도어동작 장애가 전체 고장의 원인 중 78%에 달한다고 전했다. 또 고장이나 문제 발생 시 대처를 위한 가이드라인 부족과 일반적으로 널리 퍼져있는 안전 불감증도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서울시에서 전수조사를 한 결과 스크린도어 설치 역 중 101곳이 정비가 필요하며 이는 부실공사 및 저가낙찰 문제였다.

외국인에겐 관광명소, 내국인에겐 지옥철, 그야말로 겉과 속이 다른 서울 지하철의 두 얼굴이 아닐 수 없다. 서울 지하철의 이미지가 내외국인 가릴 것 없이 관광명소와 편리하면서도 안전한 그리고 안락한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지하철 이용자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함께 정부와 서울시 그리고 관련 기관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엄정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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