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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발탁, '황우석 사태' 파헤친 PD는 왜 '재앙' 비판?

[업다운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박기영(59) 순천대 생물학과 교수가 임명된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정보과학기술보좌관으로서 ‘황우석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박기영 교수가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발탁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차관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한 해 20조원에 달하는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심의하는 과학기술혁신본부의 수장으로 박기영 교수를 임명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실장급에서 차관급 조직으로 격상된 조직의 장으로서 박기영 교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함께 국무회의에도 참석하게 된다.

박기영 본부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차세대 핵심 기술 육성을 위한 지원 모임인 이른바 '황금박쥐(황우석·김병준·박기영·진대제)'를 만들어 과학기술 정책에 ‘보이지 않는 큰 손’ 역할을 해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황우석 사태'를 파헤쳤던 한학수 MBC PD는 박기영 본부장 발탁에 대해 "과학계의 슬픔이자 이공계의 재앙"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출처=한학수 PD 페이스북]

청와대는 선임 배경으로 “박기형 신임 본부장은 식물분자생물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과학자"라며 "이론과 실무 경험을 겸비해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핵심 과학기술 연구·개발 지원과 과학기술 분야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박기영 본부장이 지난 5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책 제언을 담은 책 '제4차 산업혁명과 과학기술 경쟁력'을 펴낼 때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대선 후보 명의로 추천사를 전한 바 있는데 이번에 국가 과학기술정책을 집행하는 콘트롤 타워의 수장으로 발탁한 것이다.

그러나 ‘황우석 사태’의 부실 검증 논란과 연구 윤리와 연구비 관리 문제에 연루됐던 박기영 교수가 ‘참여정부 인사의 복귀’라는 눈총을 받으면서까지 과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과학기술 정책의 방향타 역할을 해낼 적임자인지에 대해서는 적지 않게 자질론 시비가 불거지고 있다.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한 예산 심의·조정 권한을 행사하고 연구 성과를 평가하는 과학기술 정책을 집행하는 조직의 장이기 때문에 박기영 본부장의 전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연세대 생물학과를 마치고 동 대학원에서 식물생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박기영 본부장은 2004년부터 2년 동안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지냈다. 당시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등과 함께 차세대 핵심 기술 육성을 위한 지원 모임인 이른바 '황금박쥐(황우석·김병준·박기영·진대제)'를 만들어 과학기술 정책에 ‘보이지 않는 큰 손’ 역할을 해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를 ‘제1호 국가 최고과학자’로 선정해 지원하자는 결정도 이 ‘황금박쥐’ 모임에서 처음 거론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박기영 본부장은 대통령 정보과학기술보좌관으로서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공직자로서의 부적절한 자세도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사전 검증과 보고만 제대로 됐더라도 희대의 과학논문 조작사건 ‘황우석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없는 박기영 본부장이다.

황우석 사태. 2005년 5월 황우석 박사는 ‘사이언스’지에 체세포 핵이식을 이용한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의 논문으로 지구촌의 주목을 받았다. 체세포 핵이식 줄기세포는 불가능하다는 학설을 뒤집는 연구 결과에 우리 정부와 언론, 국민은 열광했고 모든 지원의 최우선은 ‘국민영웅’으로 불리던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로 향했다.

하지만 그해 6월 1일 MBC ‘PD수첩’ 게시판에 올라온 한 통의 제보가 발화점이 된 ‘황우석 신화’의 진실 파헤치기는 결국 사기 사건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져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낳았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박기영 보좌관은 2004년 1월 황우석 전 교수로부터 줄기세포 오염사고에 대해 전해듣고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고, 연구원 난자 기증에 따른 윤리성 의혹이 드러났을 때도 ‘사실과 다르다’고 보고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발탁된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사진=청와대 제공/뉴시스]

박기영 본부장은 청와대 보좌관 재직 당시 2004년 황우석 교수팀의 사이언스 논문에 기여한 사실이 없는데도 제13저자로 이름이 올랐고, 2001~2003년 순천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사회적 영향평가·윤리적 고찰’이라는 세부 과제 수행 명목으로 황우석 전 교수로부터 연구비 2억5000만원을 지원받은 것이 드러나면서 파문을 던졌다.

결국 박기영 본부장은 ‘줄기세포 논문 조작’에 대한 책임을 지고 2006년 초 보좌관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박기영 본부장은 사퇴 1년도 안돼 그해 12월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으로 위촉돼 논란을 낳았다. 국가의 중장기 전략과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위원으로 컴백한 것에 대해 당시 “‘노의 사람, 노의 곁으로’라는 불패 신화가 이어져 논란이 뜨겁다”는 언론 보도로 비판이 이어진 바 있다.

당시 ‘황우석 사태’를 다룬 영화 ‘제보자’의 실제 주인공인 한학수 MBC PD는 박기영 본부장이 이번 발탁에 대해 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황금박쥐(황우석, 김병준, 박기영, 진대제)의 일원으로 황우석 교수를 적극적으로 비호했던 인물. 노무현 대통령의 눈과 귀가 되었어야 할 임무를 망각하고 오히려 더 진실을 가려 참여정부의 몰락에 일조했던 인물”이라며 “나는 왜 문재인 정부가 이런 인물을 중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한국 과학계의 슬픔이며, 피땀 흘려 분투하는 이공계의 연구자들에게 재앙이다”라고 비판했다.

‘황우석 사태’의 여파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 ‘애국’과 ‘진실’이라는 대립 담론의 후유증을 남기고 있는 가운데 박기영 본부장의 발탁은 과거 행적과 철학이 10년여 시간이라는 ‘면죄부’를 받고 되살아난 ‘코드인사’ 논란을 낳고 있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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