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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상, 신준경 의혹제기에 '백기'...'청년버핏'의 그 허상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8.0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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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청년 버핏’이란 애칭을 얻었던 박철상(33)씨가 400억원대의 자산가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실제 번 돈이 14억원이라고 고백해 파장을 낳고 있다.

최근 유명 주식투자가인 신준경 스탁포인트 이사와 벌인 ‘400억 수익 진실공방’에서 박철상 씨는 기부욕심 때문에 점점 액수를 키우다 보니 일이 커졌다고 토로하며 사과한 것이다.

8일 매경이코노미 인터뷰에 따르면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졸업반인 박철상 씨는 “400억원 자산을 직접 언급한 적은 없지만, 그간 관련 질문을 피하고 이를 바로잡지 않았던 것은 다 제 불찰”이라며 “기부에 대한 욕심 때문에 점점 액수를 키워 나가다 보니 일이 커졌고 이를 바로잡지 못했다. 거짓이 탄로날까 항상 불안했고, 미리 바로잡지 못했던 걸 후회한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로 1500만원을 400억원으로 늘려 모교 등 대학에 수십억원 기부 약정을 해와 ‘청년 기부왕’이라는 별명도 붙은 박철상 씨는 “2003년 대학 입학 후부터 종잣돈 1000만~2000만원 정도로 투자를 시작했다”며 “10여년 전 일이라 정확한 종잣돈 규모는 기억나지 않는다. 현재도 레버리지를 써서 투자를 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투자원금은 5억원가량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기존에 순수 제가 번 돈으로 기부한 금액까지 포함하면 14억원 정도 번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홍콩에 본사를 둔 투자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는 과거 보도와 관련해서도 박철상 씨는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이라며 “죄송하다. 홍콩 자산운용사와 어떤 형태로도 도움을 제공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사과했다.

이같이 박철상 씨가 자신을 둘러싼 자산 규모를 해명하고 실체적 진실을 밝힌 데에는 지난 2일 모교에 장학금 기탁 소식이 전해진 게 발단이 됐다.

경북대는 박철상 씨가 김상동 경북대 총장을 방문해 복현장학금으로 향후 5년간 13억5000만원을 기탁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철상 씨는 2015년 2월 경북대에 복현장학기금을 설립, 매년 9000만원씩 5년간 4억 5000만원을 전달하기로 약정했다. 복현장학기금은 더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수혜인원을 당초 30명에서 90명으로 늘리는 바람에 2년 만에 기금이 소진됐다.

이에 박철상 씨는 이날 경북대와 새로운 약정을 통해 향후에도 장학금을 계속 지급할 계획을 밝힌 것이다. 경북대가 밝힌 복현장학기금, 사탑장학기금(사범대) 지급액은 모두 6억7400만원이었다. 뉴시스에 따르면 당시 박철상 씨는 “쉽지 않은 조건 속에서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후배들에게 전하는, 저의 고마움과 존경의 표현”이라며 장학금 증액 이유를 밝힌 뒤 “앞으로도 평생, 후배들이 짊어진 무거운 짐을 나눠지고, 어려움과 고민을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신준경 스탁포인트 이사는 박철상 씨의 400억 수익 실체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지난해 ‘청담동 주식부자’로 유명해진 이희진 씨의 재산 형성 과정에 의혹을 제기하며 인증을 요구했던 신준경 이사였다.

신 이사는 지난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실제 400억원을 주식으로 벌었다면 직접 계좌를 보게 해달라"며 "박철상 씨의 말이 맞다면 박씨가 원하는 단체에 현금 1억원을 약정 없이 일시금으로 기부하겠다"고 제안했다. 이후 신준경 이사는 제안 기부금을 1억원에서 3억원으로 높여 박철상 씨의 인증을 기다렸다.

그러나 이같은 신준경 이사의 제안에 대해 박철상 씨는 지난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자신의 재산과 관련해 “한 두 해전에 이미 국가에서 대신 (검증을)해주셨다. 국세청에서 ‘아름다운 납세자상’을, 행정자치부에서 ‘국민포장’ 수상을 제의한 적이 있다”고 주장한 뒤 “당시 세금을 비롯한 저에 대한 모든 신원조회와 지원사업과 기부 활동에 대한 공적 심사를 마쳤다”고 대응했다.

박철상 씨는 또 “기부란, 지원이 절실한 분들의 어려움을 함께하고 고통을 나누는 일이다”라며 “그 어떤 일보다도 진지하고 겸손하게 대해야 하는 일인데, 마치 야바위꾼 내기 놀음하듯 대하는 모습이 저를 모욕하는 것보다 훨씬 불쾌하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진실공방의 두 당사자들의 페이스북을 보면 이들은 7일 오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그 내용을 8일 정리해 올리겠다고 예고까지 했다. 그런데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박철상 씨가 사실관계를 해명하고 거짓에 대해 사과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신준경 이사는 박철상 씨의 해명과 관련해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행한 기부 행태의 원인을 나름대로 분석하는 글을 역시 SNS에 올렸다. 신준경 이사는 “400억이 아니라 몇억 정도 벌었고 기부는 약정에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자기 이름으로 기부했고 홍콩이니 뭐니는 인턴생활을 했었지만 지금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결론"이라며 ”그는 후배들에게 영웅으로 남고 싶었고 여러 인사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신분상승에 취해있었다”고 규정했다.

박철상 씨의 '400억 수익'에 처음으로 의혹을 제기했던 신준경 이사는 박철상 씨의 행태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했다. [사진출처=신준경 이사 페이스북]

신준경 이사는 이어 “그 청년은 본질은 나쁜 사람은 아니다”라면서 “약간의 허언증에 사회가 그를 영웅으로 만들면서 본인이 심취해버린 것”이라는 진단도 곁들였다. 이 사회가 낳은 일그러진 영웅의 허망한 거짓 행태를 지켜보면서 실망했다는 신준경 이사는 “착잡하다. 저도 이번을 마지막으로 저격은 은퇴한다”라고 선언했다.

‘한국의 워런 버핏’이라고도 불렸던 박철상 씨는 지인들이 맡긴 투자재원이 자신의 투자금과 뒤섞이면서 ‘돌려막기’식으로 기부 활동을 해왔던 셈이다. 그런데도 ‘청년 기부왕’으로 불리는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사상누각을 쌓으며 좇아온 것은 결국 허상이었음이 드러났다.

10개 장학재단을 운영하면서 지난해 ‘올해의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미국 포브스지 선정 ‘올해의 아시아 기부 영웅’에 올랐던 사회적 명망이 박철상 씨가 성공신화로 포장된 거짓을 점점 더 가리게 하는 ‘미필적 고의’를 강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뒤늦게나마 진실을 고백했지만 후배 청춘들의 영웅으로 남고 싶었던 그 욕망은 바람 빠진 풍선일 수밖에 없다. 설령 박철상 씨가 약속한 장학금 지급이 근근이 이어진다고 해도 불투명하게 형성된 재원에서 나온 장학금이 이 시대 청춘들의 희망과 도전을 응원하는 데 결코 환영받을 수는 없을 것이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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