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미국과 북한의 신경전이 국제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거기에 미국 물가 지표 부진으로 안전자산인 금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12일(한국시각)에도 국제 금값 상승세는 이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제 금값은 전날보다 온스 당 3.90달러 오른 1294.00달러를 기록했다. 금값이 최근 사흘 연속 치솟으면서 급기야 1300달러 선 근처까지 솟구쳤다. 이제 금값은 초 강세장을 나타내는 1300달러 선 돌파 여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금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은 역시 9월물 가격이 2거래일 연속 오르며 2개월 만에 최고치에 달했다.
금값을 밀어 올린 요인으로는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 부진으로 미국 달러가치가 약세를 지속한 것을 꼽을 수 있다.
또 미국-북한 간 충돌 위험이 여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이 금값 상승세를 이어가게 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괌에 대해 어떤 행동이라도 하게 되면 빠르게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 미국과 북한 간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시장에 투자자금이 쏠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흘 연속 금값이 치솟은 것은 금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가치 약세와 연일 계속되는 미국과 북한의 대립으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지면서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소견이다.
또 주요 산유국들의 증산 우려가 이어지며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통화 가치의 하락을 대비 실물자산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12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WTI) 원유 9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0.23달러(0.50%) 상승한 48.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의 급락 분을 소폭 회복하면서 이번 주 1.5% 하락률을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9월물도 배럴당 0.10달러(0.19%) 오른 52.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유가는 전 세계 원유 시장의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상승 마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와 내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 생산한 원유 수요량 전망치를 낮춰 잡은 영향이다.
또 미국 물가 지표 부진으로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이 늦춰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금값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북핵 위기가 더 악화될 경우 금은 온스 당 1,300달러 선을 돌파하며 추세적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엄정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