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바른정당 이기원, '위안부 막말' 제명...너무도 대조적인 반박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8.17 2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위안부의 날(8월 14일)이 채 얼마 지나지 않아 위안부 소녀상 막말로 파문을 일으킨 이기원 전 충남도당 대변인이 바른정당에서 전격 제명됐다.

바른정당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바른정당 충남도당은 18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위안부 소녀상 막말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이기원 전 충남도당 대변인을 제명 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기원 전 대변인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과 관련해 "딸이나 손녀가 자기 어머니나 할머니가 강간당한 사실을 동네에 대자보로 붙여 놓고 역사를 기억하자고 하는 꼴"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바른정당 이기원 전 충남도당 대변인이 막말 파문으로 제명됐다. [사진=이기원 전 대변인 페이스북]

그는 이날 충남 보령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추진된다는 기사를 링크하며 ‘소녀상과 부국강병’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기원 전 대변인은 “위안부가 자발적인 거냐 강제적인 거냐 논란이 있는데 논점은 이것이 아니다. 이와 비슷한 역사가 우리나라에는 아주 많았다”며 “유별나게 위안부는 동상까지 만들면서 역사를 반복하지 말자고 한다. 이것은 민족 자존심에 스스로 상처만 내는 일이다. 어느 가정 사회 국가든 비극과 감추고 싶은 게 있는 법”이라고 적었다. 이 글은 막말 논란을 낳자 17일 현재 삭제된 상태다.

그러나 바른정당의 제명 조치가 알려진 이날 다시 페이스북에 “이왕 쓴 김에 소녀상 문제에 대해 더 적고자 한다. 소녀상을 전국에 세우면 우리는 그것을 매일 봐야 한다. 우리 국민은 트라우마를 항상 안고 사는 부담이 생긴다. 굳이 어린 유소년들에게까지 이런 부끄러운 일을 미리 알게 할 필요가 없다. 민족 자긍심을 형성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했다. 위안부를 부끄러운 과거로 치부하며 자라나는 유소년들 교육에 좋지 않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그는 "소녀상을 전국에 설치하는 것은 소탐대실이다. (위안부) 교육 대상은 어느 정도 철이 든 연령부터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 글에는 의연하고도 차분한 논조로 반박글이 달렸다. 글쓴이는 “이번만큼은 보령의 청소년으로서 그리고 청년으로 성장할 사람으로 이야기하고 싶다. 전국의 소녀상 세우기 운동 중 몇몇은 고등학생들이 직접 운동하며 건립을 추진한 곳도 있고 일본 대사관 앞에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그 자리를 지키며 묵언의 시위를 하던 우리들의 형 누나들이 있다. 우리는 기쁨도 알고 슬픔도 알며 다치고 아파하며 상처가 아물어 가는 과정 속에 성장한다. 결코 유소년이나 청소년들을 당신들 눈높이에서 보지 말아 주시길 당부드린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성인들만 당신의 유권자가 아니다. 아울러 정치적인 이유 하나로 이데올로기 하나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결고 좋은 정치인이 될 수 없다. 그것이 여태껏 당신이 보령의 모든 선거에서 모두 졌던 이유”라고 꼬집었다.

또한 “부끄러운 것이라니요. 이 부끄러운 일들을 견뎌내고 지금까지 오신 할머님들이 계신데 우리 후손들이 부끄러워하다니요”라고 반문하며 “오히려 이 소녀상을 세움으로써 부끄러움을 잊고 미래로 나아가고 역사를 기억하여 반복시키지 않으려 함이 대한민국민으로서 가져야 할 자세일 것이다. 당신은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 소녀상을 보게 되어서가 아니라 당신 스스로를 부끄러워하십시오”라고 훈계했다.

이기원 전 대변인은 지난해 총선에서 당시 충남 보령-서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김태흠 후보가 공천을 받자 이에 반발해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당시 예비후보 선전물에 따르면 그는 새누리당 도당 정책개발위원회 부위원장, 18대 대선 보령시 공보단장, 19대 국회의원선거 법률팀장을 거쳤다. 그리고 이기원 전 대변인은 당시 자신을 “대학 졸업 후 농민을 하였다. 논밭에 거름을 더하는 마음으로 소외된 곳을 찾아 돌보겠다”며 “막말과 고함과 거드름 대신 겸손과 신의를 보여드리겠다”는 예비공약을 내걸었다.

히지만 보수여당의 새로운 길을 가고자 바른정당에 입당했던 이기원 전 대변인 바로 그 막말로 인해 당에서 쫓겨나게 된 것이다. 어느 때보다 가슴 아픈 상처를 또렷이 기억하며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성토하는 이 땅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던진 파문은 청소년으로 추정되는 페이스북 팔로어에게서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라”는 따끔한 훈계로 되돌려 받았다.   조승연 기자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