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240번 버스 기사, 아이 놓친 엄마 절규에 '모른척' 논란...딸이 밝힌 억울함

  • Editor. 엄정효 기자
  • 입력 2017.09.12 1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엄정효 기자] 이제 4살 정도 된 아이와 버스에서 하차하려던 엄마가 아이가 내린 후 내리려던 찰나 버스가 출발해버린다면 아무렇지도 않게 다음 정류장까지 기다릴 수 있을까. 아이가 정류장에 혼자 내렸다며 정차를 요청하는 아이 엄마를 무시하고 계속 버스를 운전한 기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특별시 버스운송 사업조합 홈페이지에는 ‘240번 버스 기사를 신고한다’는 내용의 글이 100여건 올라와 있는 상태다. 뿐만 아니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이를 캡처한 사진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에 다수의 240번 버스에 관한 민원글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출처=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

이 글들은 11일 발생한 일을 담고 있는데 그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다수의 글에 따르면 11일 오후 6시 20분쯤 문제가 된 240번 버스가 중곡차고지 방향으로 향하던 중 건대역에서 정차했다.

작성자에 따르면 건대역에 정차한 버스에서 5살도 안되어보이는 아이가 내리고 뒤따라 내리던 아이 엄마는 많은 승객 탓에 미처 내리지 못하고 버스의 문이 닫혔다고. 이어 아이 엄마 A씨는 아이가 혼자 내렸음을 기사에게 알리고 세워달라고 요청했으나 기사는 이를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운전했다. A씨는 아이가 혼자 내렸다는 사실에 계속 울먹이며 정차를 요청했으며 이를 지켜보던 승객들도 나서 버스를 세워줄 것을 요구했으나 기사는 대꾸도 없이 운전만 계속했다. 결국 이 240번 버스는 다음 정류장인 건대입구역에 도착해서야 멈췄고, A씨는 울면서 버스를 뛰쳐나갔다. 버스기사는 뛰어나가는 A씨에게 욕설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240번 버스기사를 최초로 신고한 글 작성자는 만약 본인이 그런 일을 겪으면 어떨지 상상조차 안 간다며 꼭 사건에 알맞은 조치를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매체에 따르면 당시 아이를 잃어버렸던 A씨는 다행히 아이를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자양1파출소 관계자는 아이 엄마가 아이를 찾은 뒤 신고가 아닌 간단한 상담을 위해 파출소에 들렀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버스 운영을 총괄하는 서울특별시버스운송조합은 현재 이와 관련된 다수의 신고를 접수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이 조합 관계자는 “운수업체에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을 요청해 둔 상태"라며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응당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논란이 SNS와 인터넷 공간을 통해 확산되며 시민들의 분노가 더 거세지자 서울시가 나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한 매체에 따르면 서울시는 해당 버스기사를 불러 경위서를 받았으며 버스 내부에 설치된 CCTV 영상을 입수해 자체 분석했다. 이 내용을 종합한 결과, 이 240번 버스는 문제의 정류장에서 출입문을 연 뒤 16초가 지난 후 문을 닫고 출발했으며 10m가량 지나 2차로에 진입했다. 이후 20초가량 지난 후 다음 정류장에 정차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시 버스가 승객들로 혼잡했고, 여자아이는 문이 닫히기 직전에 내렸다”면서 “CCTV에 따로 소리가 녹음되지 않지만 여러 정황으로 미뤄 봤을 때 버스기사는 (문제의 정류장에서)출발한 후 10초가 지난 뒤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버스기사는 이미 2차로로 진입한 이후이기 때문에 다음 정류장에서 어머니로 추정되는 여성을 하차시키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제 막 조사에 착수한 단계로, 시간을 두고 사안을 꼼꼼히 따져 안전에 문제는 없었는지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240번 버스 사건이 계속 화제가 되는 가운데 해당 버스 기사의 딸이라고 밝히며 억울함을 토로하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한 포털업체 커뮤니티 사이트에 ‘240번 건대사건 버스기사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자신을 논란이 되고 있는 240번 버스기사의 딸이라고 소개하며 “‘240번 기사’라는 제목으로 페북, 블로그, 카페 등 SNS에 기사로 올라와 있는 것을 보고 너무 놀랐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여러 차례 읽어봤지만 아버지께서는 25년 동안 승객과 마찰, 사고 등 민원 한 번도 받지 않으셨고, 이렇게 행동할 분이 아니시기에 ‘이게 사실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하며 “오늘 아침 아버지께 사실을 들었고 이렇게 글을 올린다”고 말했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240번 버스기사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와 이목을 끌고 있다. [사진출처=네이트 '판']

작성자는 240번 버스기사인 아버지가 건대입구역 정류장에 정차한 후 개문을 하였고 승객들이 모두 내린 것을 확인한 뒤 출발하려하셨으나 ‘저기요’라는 소리가 들리기에 2차 개문을 했고 더 이상 내리는 승객이 없어 출발을 했는데 버스가 2차선에 진입하는 상황에서 아주머니가 ‘아저씨’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이어 “승객이 덜 내린 줄만 알았던 아버지는 ‘이미 2차선에 들어왔으니 안전하게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세요’라고 말을 했고 다음 정거장인 건대역에서 아주머니가 내렸고 그 과정에서 아주머니께서 욕을 하셨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울부짖었다는 것은 과장된 표현이며 그의 아버지는 승객의 말을 무시하지 않았고, 욕 또한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늘 아침 CCTV결과 아이가 다른 애들이랑 놀다가 그 친구들이랑 같이 내려버렸고 아줌마는 그걸 모르다가 중앙차선 들어가는 도중에 '아저씨' 라고 부른 상황이었다"고 CCTV영상 속 내용을 전했다.

작성자는 "물론 중간에 내려주지 않은 것은 아주머니에게는 아이를 잃어버릴 수도 있을 큰일이기에 세상이 무너지는 감정이었을 것이다"라며 "그러나 중앙차선을 들어서고 있는 버스기사님 입장에서는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그렇게 조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과정이 어떻게 되었든 어린아이와 떨어져 있는 그 상황에서의 감정은 감히 상상도 못할 것이다"라며 "아이와 아이 엄마에게 죄송하다는 말 드리고 싶다"고 글을 맺었다. 

이런가운데 한 매체에 따르면 서울시 관계자는 12일 “서울시와 버스회사에서는 모자이크 처리가 가능하다면 CCTV를 공개하려고 하는데 아이 어머니가 강력하게 반대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이가 내린 시점을 CCTV를 통해 보니 어머니와 아이 사이에는 거리가 있었다"면서 "승객 10명이 내리고 난 뒤 아이가 뒤따라 내렸고 어머니는 중간 뒤쪽에서 하차 문으로 움직였는데 그사이에 문이 닫혔다”고 이 매체에 밝혔다. 

이보다 앞서 논란이 계속되자 이와 관련해 240번 버스의 소속 회사의 관계자는 "버스기사가 엄마가 내릴 때까지도 아이가 먼저 내렸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엄마가 단순히 이전 정류장에서 못 내려 내려달라고 한 줄 알았다"면서 "건대 입구 정류장과 다음 정류장 사이 도로 가변이 위험해 다음 정류장에 내려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40번 운전기사는 지금껏 과태료 한 번도 문 적이 없다. 민원이 들어온 적도 없었다"면서 "회사에서 분기마다 안전 수칙을 준수했는지 등을 점수로 매겨 포상을 주는데, 해당 운전기사가 속한 240번 운전사 그룹은 여러 차례 포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버스기사는 어머니와 아이에게 사과하기로 했다. 240번 버스를 운영하는 대원교통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