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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아웅 화산 폭발위기, 긴급대피령...어째 '불의 고리' 심상찮더니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7.09.2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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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세계적으로 이름난 휴양지 인도네시아 발리에는 해변 말고도 아궁산이 명소로 꼽힌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발리 힌두교의 영산으로 여기고 있는 아궁산은 관광객들에겐 일출 트레킹으로 장관을 즐길 수 있는 명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일출 때 발리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환상의 설렘으로 이 화산을 트레킹하는 발길이 늘어나 국내에서도 발리의 여행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왕복 8시간의 트레킹으로 영적인 깨달음을 느낄 수 있다고 해서 트레커들의 발길을 유혹하지만 엄연히 아궁산은 화산 폭발 위험이 상존한다.

그 발리 섬 최고봉(해발 3142m)인 아궁 화산이 반세기 만에 폭발할 것으로 예상돼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긴급 대피령이 연쇄적으로 내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25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화산지질재난예방센터(PVMBG)가 발리 섬에서 화산 분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이 3만5000명 이상의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주말에는 대피 주민들을 위해 담요, 통신장비 등 14톤의 구호물자가 도착했고 7만5100달러의 재정 지원도 이어졌다.

PVMBG가 하루에도 수백차례 진동을 일으키는 등 아웅 화산 지진 활동이 심각하게 증가함에 따라 화산경보를 지난 22일 3단계인 오렌지 경보(SIAGA)에서 최고 수준의 적색 경보인 ‘위험(AWAS)’으로 올렸다. 당시 대피령은 1만5000명에게 내려졌지만 주말을 지나면서 대피 인원이 세 배로 늘어났다. PVMBG는 “분화구 북쪽 반경 9㎞, 남동쪽과 남남서쪽 반경 12㎞ 구역에서는 주민이나 관광객, 등산객이 활동하지 않기를 권고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고 있다.

발리 아궁 화산은 1963년 마지막으로 분화할 당시 폭발로 인해 11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발리 화산 폭발 참사로 인한 화산재는 발리 아궁으로부터 1000km나 떨어져 있는 수도 자카르타까지 영향을 미친 바 있다. 그만큼 폭발력이 커서 화산 경보 4단계 중 최고 수준으로 발령돼 대피하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발리 섬 북동쪽에 위치한 아궁 화산은 발리 섬의 중심도시인 덴파사르와는 45㎞, 응우라라이 국제공항과는 58㎞ 떨어져 있다. 발리섬은 면적이 5633km로 섬의 북부 지역을 동서로 길게 화산맥이 이어져 있다. 발리 힌두교 신앙의 성산인 아궁산이나 킨타마니 고원으로 알려진 바트르산(해발 1717m) 등 많은 화산이 있다. 이 화산대의 활동은 발리 섬에 비옥한 토양을 가져다주기도 했지만 54년 전처럼 자연재앙을 낳기도 했다.

발리 화산 폭발이 우려되는 것은 최근 연쇄적인 멕시코 대지진 이후 ‘불의 고리’가 요동치는 양상을 보이는 점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12일 사이에 규모 8.0, 7.0대의 멕시코 지진 발생해 수백명의 사망자를 낳은 이후 이른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한 뉴질랜드, 대만, 일본 등에서 규모 6.0을 전후로 한 강진이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환태평양 조산대에는 세계 활화산과 휴화산의 75%가 몰려 있다. 지구촌 지진과 화산활동의 80% 이상이 발생하는 이 ‘불의 고리’에서 최근 지진과 화산이 심상찮게 요동치면서 해당 지역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일에는 남미 페루 안데스 산맥의 사방카야 화산이 10개월 만에 폭발해 3700m 상공까지 화산재를 뿜어내 ‘불의 고리’  지역의 화산 폭발도 우려되는 수준이다.

1만7500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에는 아궁 화산을 비롯해 129개의 활화산이 있다. 지난해에만 492만명의 해외 여행객이 찾은 천혜의 관광지 발리 섬. 아궁 화산 폭발 우려로 대대적인 대피령이 내려졌지만 해변을 낀 남부 지역 휴양지는 평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관광공사와 주인도네이사 한국대사관 측은 현지 동포들과 여행사, 관광객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각별한 안전 주의보를 내렸다. 체류 중인 동포와 여행객들은 아궁 화산 주변으로 절대 이동하지 말고, 현지 당국의 발표와 언론보도 및 대사관의 안전 공지를 수시로 확인하는 등 각별히 신변 안전에 유의해달라는 당부다.

대사관 측은 “아울러 발리 화산이 폭발하면 항공편이 결항될 가능성이 높아 여행 일정이 예상과 달리 길어질 수 있으므로 발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여행객들께서는 이러한 점을 감안해달라”며 “긴급한 용무가 아니라면 가급적 화산 폭발 위험이 사라진 이후로 여행 일정을 조정하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발리에선 화산 폭발로 2년 전에도 며칠 동안 공항이 폐쇄돼 관광객들의 발이 묶이는 사태가 이어졌다. 2015년 7월 자바상 동부의 라웅 화산 분화로 인해 발리 공항이 여러 차례 폐쇄된 데 이어 넉달 뒤엔 발리 섬 인근의 린자니 화산 폭발로 화산재가 발리 웅우라라이 국제공항을 뒤덮으면서 며칠 동안 폐쇄된 바 있다. ‘불의 고리’가 세계적인 관광지에 밀어닥치면서 경우에 따라 발리 여행도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일정 조정 등이 필요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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