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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 요구받는 김장겸, 버티는 속내는?

  • Editor. 곽정일 기자
  • 입력 2017.09.2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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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곽정일 기자] MBC 김장겸 사장은 왜 버티는 것일까? 

MBC가 파업한 지 어느 덧 24일째다. 전국 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는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김장겸은 물러나라’며 총파업에 나섰다. 경영진이 소속 기자들의 성향과 회사 충성도 등에 따라 등급을 매긴 ‘MBC판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것이 드러나 MBC 안팎의 충격파는 컸다. 예능프로그램 및 라디오 PD들도 동참하면서 MBC는 재방송만 내보내고 있는 중이다. 

김장겸 MBC 사장과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언론노조 MBC 본부는 지난 4일 "김재광-안광한 사장 시절부터 김장겸은 정치부장에서 보도국장, 보도본부장으로 승승장구하며 수년간 자행된 부당노동행위들을 실무에서 총괄·지휘했다"고 주장했다. 

무한도전 김태호 PD는 "(경영진이) 돈 아끼는 거, 신입 못 받게 하는 거 진짜 웃긴다. KBS, SBS는커녕 케이블 종편에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제작비를 깎으면서 사장님 귀빈 모시는 행사에는 몇 억씩 쏟아 붓고, 신입 받으면 끈끈해져 손잡고 일어나 싸울까 봐 신입 안 뽑고 경력직 PD들은 노동조합 가입 못하게 방해한다"고 현장의 씁쓸한 상황을 꼬집었다.

실제로 MBC는 최근 4년간 신입사원을 한 명도 채용하지 않고 경력직으로만 인력을 충원해왔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제출받은 ‘MBC 인력현황’에 따르면 MBC는 2012년 파업이 끝난 후 2013년부터 경력사원 291명을 채용했지만, 신입사원은 2014년부터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1987년에 입사한 김장겸 사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는 총 5년 동안 MBC 정치부장→보도국장→보도본부장→사장으로 승진했다. 2013년 보도국장으로 승진 후 김 사장은 국정원 대선 개입 댓글 사건으로 구속기소 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관해 기사를 다루지 않았으며, 세월호 참사 당시 편집회의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향해 "완전 깡패네, 유족 맞아요?"라고 말해 논란을 키운 바 있다. 

지난 1일 서울 서부지검은 법원으로부터 부당노동행위로 김 사장에 대한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히며 5차례 소환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자 체포 영장을 청구했으며 그 뒤 김 사장은  ‘자진 출석 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한 바 있다. 부당노동행위란 사용자(경영진)이 헌법상 보장된 노동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행사를 방해하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MBC에서는 2012년 파업 이후 6명 해고, 수백 명이 징계 또는 비제작 부서 전보통지를 받았다. 

MBC 내부 구성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는 김 사장이 ‘정치파업’으로 규정하고 결방까지 무릅쓰며 사장직을 지키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국회의원을 나가려는 의도’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주변의 관계자는 "그 사람(김장겸)이 퇴진 압력을 받고 있어도 저렇게 버티는 것은 자리에 연연하는 것은 아니다. 진보 좌파로부터 정치적 탄압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버티다가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 보수층에 강렬한 인상을 남겨 다음 국회의원 선거 때 출마하려고 하는 것"이라면서 "실제 울산지역에 출마한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어느 조직을 이끌어가든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의 신뢰다. 이용마 MBC 해직기자는 지난 2일 자신의 SNS를 통해 "명색이 MBC 사장인데 정치생명을 유지하려고 바둥거리는 모습이 처연하다 못해 비참하다"고 일침을 가한 바 있다. 

정치권력의 희생양으로 '코스프레'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정치파업에 대한 나름의 정치적 신념인지 알 수 없으나 '만나면 좋은 친구' MBC가 큰 위기에 처한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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