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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과 욕설, 공격에 노출된 국회의원…'울고 싶어라'

  • Editor. 곽정일 기자
  • 입력 2017.09.27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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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곽정일 기자] "당론과 여론이 배치될 때 가장 힘들어요."

지난 25일 새벽 4시 20분 국회의사당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비서실 유리창이 산산조각이 났다. 20대 남성이 비서실에 돌을 던진 것이다. 현대 중공업 하청업체 직원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경찰에게 “국회의원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들의 수난사는 사실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달 28일 ‘최순실 국정농단 1천일의 추적기’라는 책을 출판한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 로스앤젤레스에서 북 콘서트 진행 후 지하주차장으로 이동 도중 성조기를 든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빨갱이", "개XX" 등의 욕설을 들었고 일부는 안 의원을 향해 돌진해 큰 위협을 받은 바 있다. 

지난 3월 바른정당 소속의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대구 수성구청에 당원 교육을 위해 내려갔다가 ‘박사모’ 회원들로부터 "니까짓 게 무슨 대통령을 한다고 나대나"라는 막말과 함께 면전에서 모든 욕설을 들어야 했고 지난 1월 유승민 의원은 바른정당 대구시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야 이 X놈의 자식, 대통령 탄핵 주도한 미친당은 대구를 떠나라. 배신자 유승민은 대구를 떠나라"라는 모욕적 언사를 들어야 했다.

국회의원은 지역구의 민심을 통해 선출되지만, 정당에 소속된 만큼 당론에도 일부 구속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특히 당에 의해 선출된 비례대표나 의원직을 처음 해보는 초선의원의 경우는 더욱 당론에 영향을 받는다. 당론에 반발해 독자노선을 걷게 되면 결국 당에서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활동을 해야 하는데 무소속 의원이 되면 의정활동을 하면서 실질적 추진력을 얻기도 힘들고 다음 선거 때 다시 뽑힐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진다.

모 의원 보좌관을 맡은 김 모(38)씨는 업다운뉴스 기자와의 만난 자리에서 "사실 우리 영감(의원들 보고 영감이라고 부른다)도 요새 당이 주장하는 거 보고 억지라고 말을 많이 해요. 근데 그렇다고 어겨 봐요, 어떻게 되겠어요?"라며 고충을 토로한다. 

일각에서는 의원들이 정책 관련 독자노선을 걷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로 정책 표결 시 공개투표로 진행하는 것을 꼽는다. 실제로 어떤 제도나 법안을 국회 본회의장에서 통과시킬 때 전광판에 어떤 의원이 찬성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자기 소신이 있어도 당론이 정해지면 그쪽으로 따라가게 된다는 설명이다. 물론 공개투표가 정책의 성패에 관해 책임의 주체를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국회의원, 1순위로 받들어야 할 의견은 바로 국민여론일 것이다. 하지만 집단마다 주장하는 것이 있고 주장이 대립할 때 이를 잘 중재해야 하는 의원들의 입장과 동시에 당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의원들은 반대 세력으로부터 큰 비판과 비난을 받을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특히 국회가 정쟁으로 공전할 때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져 국회와 국회의원들에 대한 비난과 질책이 쏟아지기도 한다. 이따금 일부 과격한 이들은 의원들에게 막말과 욕설 그리고 위협적인 공격을 가하기도 한다. 

국회의원의 또 다른 고충과 애환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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