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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터넷에서 영화 ‘택시운전사’ 갑자기 사라진 까닭은?

[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색다른 ‘한류 봉쇄’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보복 차원이 아닌 체제 불안요소를 없애려는 중국 당국의 한국 영화 봉쇄조치가 취해져 주목을 끌고 있다.

그 대상은 송강호 주연의 ‘택시 운전사’. 추석연휴 직전 관객수 1215만을 돌파하며 역대 한국 흥행 순위 9위를 기록한 올해 히트작이다.

미국의소리(VOA)과 홍콩 빈과일보에 따르면 5일 중국 당국이 인터넷 상에서 '택시운전사'와 관련한 정보와 뉴스, 평론, 댓글을 모두 삭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중국 인터넷상에서 영화 '택시운전사'가 실종됐다. [사진=영화 택시운전사 스틸컷]

중국 당국은 '택시운전사(중국명 出租車司機)'의 내용이 1989년 일어난 톈안먼 사태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도됐다.

천안문 광장의 유혈 비극을 말하는 톈안먼 사태는 중국 정부가 1989년 6월 4일 후야오방 사망 이후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들 유혈 진압한 사건이다. 국제적십자협회는 2600여명으로 사망자를 발표했지만 중국 공안부는 국무원 보고에서 민간인 875명, 군인과 경찰 56명 사망으로 공개했다.

'택시운전사'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현장을 취재해 지구촌에 고발한 독일 기자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광주까지 간 택시운전사 고 김사복 씨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다.

중국에서도 지난달 개봉 후 문화정보 사이트 지난 3일까지 '두판'에 수만 건의 글이 올라오고 평점도 10점 만점에 9.1을 얻을 정도로 호응을 얻었으나 최근 인터넷 상에서는 논쟁을 불렀다. 톈안먼 사건이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무력 진압한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자 중국 당국이 통제를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빈과일보는 '택시운전사'에 대한 관심과 논란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인터넷 검열 당국이 자국 사이트에 영화 ‘택시운전사’에 관련된 모든 평론과 평점, 동영상을 모두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택시운전사'와 '광주' 등을 키워드로 하는 검색도 전면 차단했다. 지난 8월 개설된 '택시운전사' 사이트는 지난 3일 아예 사라졌다.

중국의 대표적인 SNS 웨이보에는 여전히 "광주 사건은 천안문을 떠올리게 한다. (톈안먼 사건 때) 시내의 전화선을 모두 끊어버리고 시외로 나가지도 못하게 했다. 모든 이가 정부가 말하는 것밖에 들을 수 없었고 오로지 소문과 추측 만에 기대야 했던 그런 느낌을 기억한다", "쑹 아저씨(송강호)의 연기는 완벽하다. 우리는 언제나 국가발전과정에서 흘린 핏자국을 똑바로 볼 수 있을지" 등의 비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택시운전사’만을 특정해 통제하려는 것일까?

중국은 오는 18일 개막하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인터넷 매체를 비롯한 자국 언론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오고 있는데 이번 봉쇄조치는 ‘민주화 트라우마’를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영화 택시운전사 스틸컷. [사진출처=쇼박스]

이번 19차 당 대회는 시진핑 정권 2기 진영이 짜여지고 새로운 5년의 틀을 잡는 중요한 정치무대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중앙기율위원회는 물론 최고지도부가 새로 구성되는 가운데 국제사회도 시진핑 서기(주석)를 중심으로 하는 최고지도부 인선과 향후 권력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안정적으로 19차 당대회를 치러야만 시진핑 주석이 구상하는 권력강화 시나리오도 큰 잡음 없이 당내에서 통과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중국은 대북 문제, 대미 무역갈등 문제 등에서 보수적인 접근을 취해왔다. 긁어 부스럼을 만들 모든 소지를 미연에 없애려는 행보가 대내외적으로 가장 중요했던 셈이다.

지난 7월 중국 인권활동가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의 별세 이후 이같은 ‘민심 통제’는 더욱 강화돼 왔다. 중국 민권단체들은 지난달부터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의 억류 조치를 풀어주고 류샤오보의 제사를 지냈다는 이유로 체포된 웨이샤오빙 등 민주운동가 6명도 석방하라고 촉구했지만 중국 당국은 이들의 석방이 새로운 집회의 불씨가 될 것을 우려해 대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조승연 기자  webmaster@updow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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