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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마지막날에 새기는 세계최고 자살률과 정신건강 복지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7.10.09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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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추석 황금 연휴 마지막날로 실로 긴 재충전의 시간이 지나갔다. 어느 해보다 길었던 추석연휴에 떨어져 있던 가족, 친척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수도 있고, 여러 사정으로 고향이나 가족을 찾지 못해 나홀로 명절을 보내야 했던 ‘혼추족’들도 있다. 즐겁거나 그렇지 않거나 명절 후유증이 우려되는 연휴 끝자락이다.

정신건강 전문의들은 이같이 명절 연휴 직후는 한꺼번에 밀려드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외로움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때라고 지적한다. 연휴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간 뒤 고민을 거듭하다가, 명절을 홀로 버티다가 자살 충동을 느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패션모델 이의수가 추석 이틀 뒤 안타까운 선택으로 유명을 달리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진 이번 추석연휴. 자살예방 전문가들은 주위에서 따뜻한 관심을 기울이고 외롭게 명절을 보내야 했던 지인들을 챙기는 노력이야말로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 비극적인 명절 후유증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추석 연휴 마지막날 수도권에서 자살률이 감소했다는 결과가 잇따라 나와 세계자살률 1위 국가의 명절 뒤 불안감을 다소나마 덜어주고 있다.

9일 서울시가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2016년 서울지역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민 10만명 당 자살(고의적 자해)자 수는 23.0명으로 1년 전(23.2명)보다 0.9% 줄었다. 지난해 자살 사망자 수는 전년(2301명)대비 1.7% 감소한 2261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자살자가 6.2명인 셈이다.

이날 경기도도 지난해 자살사망자가 2875명으로 1년 전(3123명)에 비해 7.8%(244명)이 줄었다고 밝혔다. 2013년 3369명에서 2014년 3139명으로 줄어든 뒤 3년 연속 감소세다. 경기도의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23.0명으로 서울시와 함께 전국 광역지자체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충청북도가 32.8명으로 가장 높고 강원도가 32.2명으로 뒤를 이었다. 전국 평균은 25.6명이다.

서울시는 자살 시도 때 농,어,산촌 등과 달리 농약이 아닌 번개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번개탄 판매업소를 모니터링하고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맞춤형 자살예방사업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데 자살사망자 감소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2012년부터 시·군 생명사랑 전담인력 배치, 자살 고위험군 집중 사례관리 등 자살예방 사업을 벌여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에 의한 사망자 수는 1만3092명으로 2015년보다 421명(3.1%) 감소했다. 10만명 당 자살 사망률은 25.6명으로 1년 전보다 0.9명(3.4%) 줄었고, 2006년에 비해서는 3.8명(17.5%) 감소했다. 10년 전에 비해 두 자릿수 감소를 보인 것이다. 10, 2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자살 사망률은 감소했다. 남자 자살 사망률은 36.2명, 여자 자살 사망률은 15.0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한국의 자살 사망률은 여전히 최고 수준이다. OECD 국가간 비교를 위해 자살 사망률을 표준화한 결과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표준인구 10만명 당 자살 사망률은 한국이 24.6명으로 OECD 평균(12.0명)의 두 배가 넘었다. 2위인 헝가리(19.4명)보다 5.2명 많았다.

이렇게 13년째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의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는 정신건강과 자살예방을 '100대 국정과제'의 실천과제로 포함시켜 역점 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2011년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 제정 이후 자살률이 감소세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하루 37명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목숨을 잃는 실정이다.

정부는 인구 10만명 당 자살률을 2020년까지 20명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종합대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올해 자살예방 정책에 투입된 예산은 99억원이다. 응급실을 찾은 자살 시도자 관리, 지역사회 노인자살예방 사업, 24시간 유선상담체계 구축 등에 지원되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자살예방 전담 부서 설치와 더불어 "자살 유가족의 어려움을 국가가 도와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매년 8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자살 유가족에 대한 정책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 주목을 받는다. 올해 자살예상 예산에는 전국 241곳의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한 자살 유가족에 대한 상담과 자조 모임, 자살 원인 분석과 자살 유가족을 위한 심리 부검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자살 유가족 지원체계 확립을 위한 기초연구비도 책정됐다. 높은 자살률 문제는 최근 자살자로 인해 고통받는 자살 유가족의 문제에도 관심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내년 보건복지부에 뒤늦게 자살예방과가 새로 생기는데 향후 정신건강국 신설까지 이어진다면 ‘문재인 케어’로 일컬어지는 의료복지와 더불어 정신건강복지도 체계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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