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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연인이 더 무섭다', 데이트 폭력으로 살해위험까지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7.10.1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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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3년 사귄 남자친구였는데 가끔 뉴스에 나오는 데이트 폭력을 겪었다.”

지난 6일 방영된 JTBC 드라마 ‘청춘시대2’의 한 장면에서 흘러나온 대화다. 한승연(정예은 역)이 가족들 앞에서 ‘데이트 폭력’을 당했던 아픈 기억을 고백했지만 가족들은 이를 외면한 채 식사에만 열중하는 모습이 방영돼 씁쓸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

연인에 대한 살인, 상해, 폭력, 강간 등 데이트 폭력 사범이 매년 9000명 가까이 발생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11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 간 연도별 유형별 데이트 폭력 피의자 검거인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7년 8925명 ▲2008년 8952명 ▲2009년 8965명 ▲2010년 7755명 ▲2011년 7292명 ▲2012년 7584명 ▲2013년 7237명 ▲2014년 6675명 ▲2015년 7692명 ▲2016년 8367명 등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데이트 폭력사범이 25명 정도가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형사 입건된 데이트 폭력 사범이 4565명에 달해 이 추세라면 지난해 수준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예측도 가능케 한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해마다 폭행과 상해가 10명 중 8명 규모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살인 또는 살인 미수도 연 평균 112명꼴로 나타났는데 이는 최근 10년 간 매월 9명가량이 데이트 폭력으로 인해 살해당하거나 살해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뜻하는 수치다.

이렇듯 연인과 이루어지는 데이트 폭력 특성상 상대에게 장기적이고 반복적으로 해를 끼치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보호와 지원을 위한 제도적 장치는 매우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데이트 폭력을 일반 폭력과 구분하자는 특별법이 발의됐지만, 무관심 속에 처리되지 못하고 법안이 자동으로 폐기된 사례는 이러한 실정을 잘 드러내주는 단면이다.

금태섭 의원은 “데이트 폭력은 가정 폭력과 마찬가지로 잘 드러나지 않은 채 지속, 반복될 수 있다”며 “데이트 폭력은 초기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데이트 폭력이 발생할 경우 피해자로부터 가해자를 격리시키고 피해자에게 적절한 보호와 지원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청을 돋웠다.

데이트 폭력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사회 전반의 목소리가 커지자 정치권도 과거보단 이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9월 27일 심각해지는 데이트 폭력과 성불평등 문제를 다루기 위해 ‘젠더 폭력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젠더 폭력 TF 단장을 맡은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인 남인순 의원은 “(젠더 폭력에는)가정폭력, 성폭력, 영아낙태, 데이트 폭력, 불법 영상 촬영 등을 모두 포괄한다”며 “TF에서는 이 문제가 국회 차원에서 신속하게 논의되도록 국회 차원 특위가 구성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트 폭력으로 많은 여성들이 아파하며 신음하고 절규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데이트 폭력 근절을 위한 정치권의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시점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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