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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민간인 사찰 내부 고발, 그 겉과 속

[업다운뉴스 곽정일 기자]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가 법을 어기고 민간인을 사찰해왔다는 내부고발이 지난 12일 JTBC에 의해 보도됐다. 내부고발자는 1989~2016년 30년 가까이 기무사에서 근무한 이모 수사관으로 도청과 미행은 기본이고 지난 1999년 간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한단석 전북대 교수가 기무사 조작으로 억울한 누명을 썼다는 증언까지 충격 그 자체였다. 

본래 기무사는 군(軍)내 방첩업무(적의 첩보활동을 막고 자국의 정보가 적에게 새어나가지 못하게 하는 일) 및 군사기밀에 대한 보안 감시를 하는 국방부 직할부대로 사령관은 중장(3스타)이다. 민간으로 치면 국정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창설 당시부터 현재까지 한국군 내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1960~80년대로 이어지는 군사정권 시기에는 대통령과 독대해 직접 보고 하는 등 군 내 외부에 대한 영향력이 상당해 국방부 산하 기관임에도 국방부 장관이 건드리지 못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지난 2011년 10월 당시 민주당 신학용, 최재성 의원이 국군 기무사령부의 민간인 사찰논란과 관련해 경기 과천 주암동 기무사령부를 항의방문해 민간인사찰을 규탄하는 모습.[사진=뉴시스]

그동안 기무사의 민간인 불법사찰은 끊임없이 이뤄져 왔다. 기무사의 전신인 국군보안사령부가 지난 1989년 친위쿠데타를 성공시키는데 방해가 될 만한 반 정부인사 목록을 만들고 이들을 개별적으로 사찰한 '청명 계획'을 수립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명칭을 국군기무사령부로 명칭을 바꾸게 됐다. 청명 계획에 포함된 인사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당시 통일민주당 의원),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이 있다.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독대를 없애고 국방부 장관과의 서열을 돌려놨지만 지난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후 기무사령관의 정기적 독대가 부활했고 이듬해인 2009년 민간인 사찰이 폭로됐다. 법원은 2011년 1월 이명박 정부의 기무사 민간인 사찰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손해배상을 결정했다. 같은해 10월에도 조선대학교 교수의 이메일을 해킹하다가 발각됐다. 

이번 JTBC에 폭로한 이 수사관은 ‘백야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민간인뿐만 아니라 현역 군인 장병과 입대를 앞둔 대학생들도 사찰했다고 밝혔다.

JTBC에 따르면 지난해 8월에 제대한 대학생 윤 모씨를 기무사가 입대 전인 과거 세월호 추모 집회 참석과 집시법 위반 벌금 전과를 문제 삼아 전역 두 달을 남겨놓고 소환해 ▲ 싸이월드 다이어리 글을 쓴 의도 ▲ 휴가 나갔을 때 누구와 어디에 있었는지 ▲ 여자 친구 실명 거론 및 만난 위치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옛 기무사령부 정문.[사진=뉴시스]

이 수사관은 "통상 (기무사에서) 가·나·다 급으로 관리하는데 학생운동 했거나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은 ‘가’급, 학생운동 임원 출신은 ‘나’급, SNS에서 이상하게 활동하는 사람들은 ‘다’ 급 으로 분류해 감시한다"고 밝혔다.

기무사도 백양 사업에 대해 "북한 찬양자를 적발하기 위한 작업이다. 2016년 말 종료했다"며 사실상 사업의 존재를 인정했다. 

법률사무소 대건의 고영상 변호사는 업다운뉴스와의 통화에서 "기무사의 고유 임무는 군내 방첩업무 및 군인과 군사기밀에 대한 보안 감시"라며 “치명적인 군사 보안 범죄나 군사기밀 유출 범죄, 군내 간첩활동에 연루되지 않는 이상 민주주의의 ‘문민통제’ 원칙에 따라 민간인은 원래 사찰하지 못하게 되어있다. 특히 문제가 된 ‘백야 사업’ 같이 군사 보안과 상관없는 일에 대해서까지 기무사가 민간인 사찰을 한 것은 법적으로도 상당히 문제가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에 사는 김영숙 씨(59세)는 업다운뉴스와의 통화에서 "문민정부가 들어선 1993년으로부터 20년이 지난 작년까지도 민간인 사찰이 있었다는 사실이 기가 막힌다"고 전했다.

국민을 지배하기에 가장 편리하고 효율적인 방법은 국민 정보 수집이다. 이 때문에 정보기관의 권력남용이 효과적으로 통제되는지 여부는 그 나라 민주주의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하나의 척도이자 지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수준이 얼마나 되는지 다 같이 생각해볼 때가 아닐까.

곽정일 기자  devine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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