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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최악 폭탄 테러 '600명 사상 육박', 눈물 마를 날은?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7.10.1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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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속이 뒤집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이 15일(현지시간) 소말리아 사상 최악의 폭탄 테러에 대해 이같이 “역겹다”는 표현을 쓰며 테러리즘에 대항한 연대로 단합해야 한다고 자신의 SNS를 통해 촉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단일 공격으로는 소말리아 역사상 최악의 폭탄 테러로 인한 희생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소말리아 공보부 장관은 이날 현재 276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오후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시내 중심부 호단 지역에 있는 사파리 호텔 부근의 한 사거리에서 트럭을 이용한 차량 폭탄 공격이 일어난 데 이어 2시간여 뒤에는 모가디슈 메디나 지역에서 또 다른 폭탄이 터졌다. 자살폭탄범이 폭발물이 실린 트럭을 몰고 모가디슈에서 가장 번화한 사거리로 빠르게 돌진한 후 자폭하면서 인명 피해는 컸다. 부상자 대부분이 위중한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산 알리 카이레 소말리아 총리는 "(테러범들은) 소말리아 국민,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아이들의 생명은 신경쓰지 않는다"며 "그들은 모가디슈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을 겨냥해 민간인들만 죽였다"고 비난했다. 모하메드 압둘라히 모하메드 소말리아 대통령은 공식성명을 내고 ‘국가적 참사’로 규정하며 사흘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한 뒤 건물이 무너지고 화염에 휩싸인 참사 현장에서 장기손상, 화상 등을 입은 부상자를 위해 헌혈에 동참해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했다.

이번 소말리아 최악의 폭탄 테러는 소말리아는 물론 아랍계인 사하라 사막 이북 지역을 제외한 아프리카 전체를 통틀어서도 최대 테러공격의 하나로 남게 됐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 폭탄테러로 224명이 사망했고, 2015년엔 케냐 북동부 가리사 대학 총격 테러로 148명이 숨지는 참극이 이어졌다.

소말리아 정부는 이번 최악의 폭탄 테러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소행이라고 지목했다. 하지만 알샤바브를 비롯해 이번 폭탄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소말리아에서 잇따라 발생한 테러에 대해 알샤바브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해왔다. 지난 1월 25일 모가디슈의 한 호텔 근처에서 차량 폭탄 공격이 발생한 뒤 무장 괴한들이 총기를 난사했고 연쇄 폭발도 일어나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5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지난 5월 8일에도 모가디슈 중심부의 한 카페 앞에서 폭발물이 실린 차량이 폭발해 민간이 6명이 사망하고 10명 이상이 다쳤다.

지난 3월에도 대통령궁을 노린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해 최소 7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알샤바브는 이들 폭탄테러 직후 번번이 성명을 통해“소말리아 정부 전복이 목표”라며 자신들이 연쇄 테러의 배후라고 자처해왔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샤바브는 소말리아 정부 전복을 목표로 삼고 있는 극단주의 성향의 무장단체다. 알샤바브는 알카에다 분파로서 2010년대 초 무정부 시절 모가디슈를 2년 넘게 장악, 엄격한 이슬람 샤리아 율법을 강행한 바 있다. 소말리아와 케냐가 이끄는 아프리카연합군에 의해 축출된 뒤에도 알샤바브는 두 나라에서 테러 공격을 이어오고 있다.

알샤바브는 2015년부터 최대 자금줄이었던 석탄이나 중고 자동차 수출 판로가 막히는 등 공작금 부족으로 입지가 좁아져 왔지만 그에 맞춰 ‘저비용 타깃화’로 테러 수법을 진화시키고 있어 소말리아 정부의 대처도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인구 약 1200만명의 소말리아는 최근 심각한 기근까지 덮쳐 국민 대다수가 궁핍한 삶을 이어오고 있다. 유엔아동기금 발표에 따르면 소말리아에서 올해 말까지 140만명의 어린이들이 극심한 영양실조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27만5000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를 던진 바 있다.

소말리아는 현재 국민의 절반인 620만명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유니세프의 분석이다. 2011년 기근 당시에는 26만명이 숨졌으며 사망자 가운데 대다수는 여성과 어린이였다.
기근 속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알샤바브의 테러 위협이 아프리카의 최빈국 소말리아 국민들의 삶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고통과 비탄에 잠긴 아프리카 북동부의 소말리아에 더 마를 눈물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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