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유엔 인권위원회가 독방 수감생활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인권 침해 여부를 살펴볼 예정이라는 미국 CNN 방송의 단독보도가 나와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 갇혀 있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도록 계속 불을 켜놓고 있다."
이는 CNN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제 법률팀인 MH그룹이 박 전 대통령이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며 유엔 인권위원회에 제출한 내용이다.
법무부와 서울구치소는 ‘박근혜 독방 인권 침해’ 운운하는 의혹을 강하게 반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일반 수용자 6~7명이 함께 쓰는 방을 개조해 만든 독방을 쓰고 있다. 이른바 박근혜 독방의 면적은 10.08㎡(3.2평)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일반 독방이 6.56㎡(1.9평) 또는 5.04㎡(1.5평)인 것을 감안해 ‘박근혜 독방’의 경우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일부 재소자는 신문지 두 장 반 크기인 0.3평 공간에서 자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호텔로 따지면 스위트룸에서 지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MH그룹과 CNN은 왜 이런 사실과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인권침해를 주장한 걸까?
세계적으로 한 사회의 인권을 판단할 때 죄수의 인권을 척도로 삼는데 이와 관련된 교도소 1인당 기준 면적은 나라별로 다르다. 우리나라는 법무부 지침에 따르면 1인당 기준 면적이 2.58㎡이지만 현실적으로 시설이 1인당 1.49~1.79㎡를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미국은 3.7㎡, 독일 7㎡ 등으로 우리보다 기준이 높다.
박근혜 전 대통령 독방이 주한미군지휘협정(SOFA)을 위반한 주한미군 사범들이 주로 수용됐던 방이라는 점 또한 미국기준을 반영한 것이다.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도 지난 2월 한국 송환을 거부하기 위한 법정투쟁 과정에서 국내 변호사에게 한국 감옥의 열악한 인권에 대한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MH그룹이 박근혜 전 대통령 인권침해를 주장하고 이를 CNN이 보도해 의혹을 제기한 배경엔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는, 애매한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