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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노트] 트럼프 방한 1박2일 vs 2박3일, '뭣이 중한데?'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7.10.1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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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의전과 형식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들은 실질적인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도구와 과정에 불과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 일정이 1박2일이냐 2박3일이냐를 두고 논란 빚은 것에 대해 문득 드는 생각이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은 다음달 7일 오전 한국에 도착, 8일 오후에 떠나는 1박2일 일정이다.

이번 일정은 5박6일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 가운데 하나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2박3일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에선 중국, 일본의 2박3일과 비교해 한미 동맹에 문제가 있다거나 문재인 정부의 외교 실패라는 등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나오고 있다.

그 실례를 들어보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8일 “1박2일 국빈 방문이 품격 있는 나라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대변인도 지난 17일 “국빈 방문임에도 2박3일 머무는 일본보다 짧다”며 “한미동맹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만큼 문재인 정부의 외교무능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고 목청을 돋웠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한국에 너무 늦은 밤에 도착하는 데 따른 의전적 문제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7일 오전에 도착하는 일정에 합의했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한미 현안이 산적해 있는 가운데 과연 이 논쟁은 의미가 있는 것인가?

지난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방미 상황이 절로 떠올랐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유례없는 , 환상적인 의전을 받았다고 당시 청와대는 물론 언론에서도 크게 떠들었다.

16분간에 걸친 미국 의장대의 공식 의장행사, 미국 영빈관에 걸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 당시 바이든 부통령 초청의 관저 오찬 등등은 한미 동맹의 굳건한 상징이자 징표로, 또 미국 정부의 특별한 배려로 해석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특별대우’를 자랑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손엔 아무것도 쥔 게 없었다.

당시 정부의 최대 현안인 한국형 전투기 핵심 기술 이전은 면전에서 거부당했고 또 다른 현안인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가입 문제는 정상회담 공식 의제로 채택되지 못해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 그야말로 ‘빛 좋은 개살구’였다는 비판은 이 때문이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방한과 맞물려 고민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1박이든 2박이든 중요한 일정이 세팅되고 적합한 메시지가 발신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북핵문제 공조를 비롯해 재협상에 돌입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달 말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올해 말로 다가온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미 전략자산 순환배치 확대 등 민감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방한 기간보다 방한 성과로 무엇을 얻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뭣이 중한지’ 곰곰 곱씹어 봐야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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