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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첫 美 청문회 증언...내부자가 보는 '북한의 봄'은?

  • Editor. 김민성 기자
  • 입력 2017.11.0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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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민성 기자] “김정은 정권의 테러 정책을 바꿀 수는 없지만 정보 전달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봉기하도록 교육시킬 수 있다.”

지난해 북한을 탈출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의 김정은 체제 붕괴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정보 전달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태영호 전 공사는 1일(현지시간)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내부자가 바라보는 김정은 정권’을 주제로 견해를 밝히면서 “김정은 정권이 테러 통치를 통해 권력을 공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북한 내부에서 중대하고 예측하지 못했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공식적인 정책과 김정은 정권의 기대와는 반대로 자유시장이 발전하고 있고, 많은 주민들이 자본주의식 시장에 익숙해지면서 사회주의 경제체제는 점점 잊혀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정권의 선전 선동에 무관심하고 한국산 영화와 드라마를 점점 더 많이 보고 있어 갈수록 주민 통제가 약화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태영호 전 공사는 “2010년 ‘아랍의 봄’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그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내부의 변화로 인해 주민들의 봉기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 많은 주민들이 자신들의 현실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면 북한 정권이 주민들을 위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적응하거나, 높아지는 불만에 따른 결과에 직면하는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북한 주민들이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의 기본개념을 교육할 수 있는 맞춤형 대북 콘텐츠를 제작해 확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정권이 정보 전달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며 “계속 북한에 정보를 보내면 북한 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국제사회의 인권단체들이 꾸준히 제기해온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를 꺼내든 것도 주목을 끌었다. 태 전 공사는 미국 정부가 중국과 대화에서 중국 내 모든 탈북자들이 서울로 갈 수 있는 통로를 개설하도록 촉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럴 경우 북한 주민들의 중국으로 엑소더스가 이어져 북한 정권이 순식간에 붕괴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외교적 역학 관계 때문에 김정은 정권의 급작스런 붕괴를 원치 않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태영호 전 공사의 주장은 선제공격, 예방전쟁 등으로 김정은 정권에 타격을 주는 물리적 방법론보다 외교를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다각적인 모색의 일환으로 제시한 방책으로 풀이된다.

태영호 전 공사는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의 초청으로 당초 올해 초 방미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2월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미뤄진 뒤 이번에 성사됐다. 미국 방문이 지연되는 동안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늘려온 것을 지켜보면서 가다듬은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나름의 견해를 밝혔다. 태영호 전 공사는 북한 핵 위협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군사적 방안이 최후의 선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사적 행동을 결정하기 전에 다른 모든 비군사적 방안들을 시도했는지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군사 행동을 취하기 전 적어도 한 번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 망명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찾은 태영호 전 공사가 전날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내부자가 본 북한’이란 강연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선 평화적인 방법이 우선돼야 한다”며 “군사적인 행위에 앞서 소프트파워를 먼저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 정부의 ‘최대의 압박’을 지지를 표하면서도 ‘최대의 관여’가 병행돼야 한다며 “최대의 관여에는 김정은 정권뿐 아니라 북한 주민도 포함돼야 한다”고 역설했던 태영호 전 공사.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선 북한 주민들이 한국과 서구사회의 정보와 더 많이 접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소프트 파워’의 활용이 절실하다고 거듭 촉구한 청문회 증언이었다.

내부자가 바라본 북한, 미국 정가에 던진 태영호 전 공사의 메시지는 뚜렷했다. 북한은 '변화의 대상'이지 '파괴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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