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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을왕리 A펜션 10년 동안 불법영업, 인천 중구청은 무엇을 했나?

  • Editor. 곽정일 기자
  • 입력 2017.11.1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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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업다운뉴스 곽정일 기자] 인천 중구 을왕리 해수욕장 근처에서 숙박업을 하는 A 펜션이 10년 동안 버젓이 불법영업 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해당 구청인 인천 중구청이 뒤늦게 행정처분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인근 다른 펜션이 단속으로 과징금을 맞거나 폐업한 것과 달리 A 펜션은 행정처분 뒤에도 몰래 영업 중이어서 일각에선 구청과 유착 의혹까지 제기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A 펜션은 400평정도 되는 대지에 지어진 건물로 방은 대략 10개정도 있다. 80평 건물 2층을 사용하는 A 펜션은 건물 앞뒤로 불법 건축물이 5개 정도 지어져 모두 숙박손님을 받기 위해 쓰이고 있다. 

을왕리 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A펜션, 낮에는 간판을 가려놓고 영업을 안하는 척 하다가 밤에는 간판을 치우고 영업을 하는 모습. A펜션은 불법영업을 해서 구청으로부터 자진철거명령을 받았음에도 지난 11일 저녁 버젓이 영업을 했다.[사진=곽정일 기자]

인천 중구청 측은 “그 많은 숙박업을 다 살펴볼 수 없다. 작년에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A 펜션은 최근까지도 영업을 계속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비해 A 펜션의 앞뒤에 위치한 펜션을 비롯해 인근 펜션 모두가 단속 당해 숙박업으로 용도 변경하거나 과징금을 맞고 폐업한 것으로 전해져 구청의 형평성 없는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 탈세, 불법 증축 등 10년 동안 불법영업, 어떻게 가능할까?

A 펜션은 지난 6월까지 근 10년 동안 불법영업을 대놓고 해왔다. 지난해 단속을 받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최근까지 영업을 지속해왔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A 펜션은 현재 건설업(임대업), 철물점, 슈퍼로 신고 돼 있는 건물이다. 그러나 A 펜션은 실제로 철물점이나 슈퍼를 하지 않은 채 모두 펜션(숙박업)영업을 하는 상황이다. 

인천 세무서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숙박업의 경우 숙박업 신고를 통해 세금을 내야 한다. 다가구주택은 면세이지만 숙박업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A 펜션 주인은 “펜션 사업에 대한 부가세 신고는 무엇으로 하는가?”라는 기자 질문에 “건설업으로 신고했다”고 시인했다.

이미 구청에서 단속이 나간 후인 지난 11일 저녁에도 해당 펜션의 불은 환하게 켜져 있었다. 낮에는 간판을 절반만 가려서 펜션 영업을 하지 않는 척 하다가 밤에는 가림 막을 치우고 영업을 몰래 해온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11일 밤 불법영업으로 단속 됐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는 A펜션의 모습.[사진=곽정일 기자]

인근 상인 J씨는 15일 업다운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A펜션은 저렇게 영업한지 10년 더 됐다, 단속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영업했다. 기자가 취재를 시작하니까 구청에서도 다시 움직이는 것 같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해당 구청은 인터뷰를 진행한 15일에는 "파악하지 못했고 파악을 할 수도 없다"고 했다가 하루가 지난 16일 "작년에 한번 부과했다"고 밝혔다.

15일 업다운뉴스와 인터뷰한 인천 중구청 관계자 Y씨는 '해당 A 펜션이 관할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해 “관할”이라면서도 “우리가 다 파악할 수는 없다. 문제가 생기면 알고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모르겠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표했다. 

Y씨는 이어 “A펜션이 불법영업을 하는지 (올 7월 전까지는) 전혀 몰랐다. 고발이 들어와도 한두 건이 아니라 다 파악할 수 없다. 여기는 무허가 시설이 많다”고 고충을 토로한 뒤 “기존에 담당 여직원이 한 명 있었는데 그 분도 다른 곳으로 발령을 가서 잘 모른다. 나는 현장을 나가본 적이 없어서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단속은 얼마나 자주 하는가”라는 질문에 “수시로 한다”고 사뭇 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담당직원 B씨는 취재가 끝난 다음 날인 16일 뒤늦게 전화로 “기록을 살펴보니 작년에 한번 ‘무신고숙박’으로 과태료가 나간 기록이 있다”고 답변했다.

종합해보면 지난해까지 A 펜션은 근 10년 동안 무신고 숙박업 등의 불법영업과 세금 탈루를  해왔고, 해당 구청에서는 작년에서야 인지하고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A펜션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11일까지 계속 불법영업을 해왔다. 

인근 상인 W씨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수시로 단속을 나간다’고 하는데 그럼 지난해 전까지는 왜 몰랐으며, 과태료 나간 후에도 계속 평온하게 불법 영업하는 것은 왜 적발 못 했나?”라며 오히려 반문했다.

16일 불법영업으로 철거되고 있는 을왕리 인근 다른 숙박업소의 모습.[사진=곽정일 기자]

# 인근 상인들 인천 중구청의 형평성 없는 조치에 이구동성 비판 목소리

인근 상인 R씨는 업다운 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숙박업 하면서 세금을 많이 낸다. 그런데  그 사람은 건설업 자재한다고 세금계산서 떼고, 슈퍼 한다고 떼고, 임대업 한다고 면세 받으면 세금 내는 게 뭐가 있을 것 같나. 돌려막기 식으로 탈세하는 것이다. 이 짓을 10년간 해왔다. 하지만 구청에서는 작년에서야 과태료 처분했고, 그 이후로 관리도 안 하다가 최근 민원 들어오고 취재 시작하니까 뒤늦게 다시 고발했다고 하는데 감시해야 할 본연의 기능을 하지 않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인 J씨는 “나는 중구청에서 까탈스럽게 점검받는다. 최근에도 숙박과 관련해 디테일하게 지적이 들어와 바로 시행했다. 한데 10년 동안 불법영업 A 펜션에 대해서는 제대로 구청이 관리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인천 중구청의 관리 소홀에 대해 집중 비판했다.

취재를 진행하면서 익명을 요구한 구청 관계자 E씨는 "실질적으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단속을 다 하긴 힘들다"고 토로했다. 물론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대목이긴 하다. 

그러나 10년 간 지속적으로 불법영업을 해왔고 작년 A 펜션에 대한 단속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추후 관리를 하지 않고, 현재까지도 불법영업을 한 정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면 ‘인천 중구청이 직무유기했다’는 일각의 비판을 면키 어려운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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