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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김종대 의원 만남 사실상 무산, ‘썰전’ 유시민-박형준 생각은 달랐다는데

  • Editor. 박상욱 기자
  • 입력 2017.12.01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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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상욱 기자] 아주대학교 중증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와 김종대 정의당 의원의 만남이 사실상 불발됐다. 이국종 교수가 자신의 귀순 북한 병사 관련 브리핑에 대해 ‘인격테러’라고 비난했던 김종대 의원의 대면 사과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국종 교수는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저한테 시간 너무 안 쓰셔도 될 것 같다”며 “저는 어차피 막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니까 현장에서 일하고 있으면 된다. 그분은 그분대로 사시면 된다”고 밝혔다.

이국종 교수와 김종대 의원 논란은 지난달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국종 교수는 지난달 15일 귀순 북한 병사 수술 경과 브리핑에서 “배에서 한국 사람에게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엄청난 합병증을 초래하고 예후를 나쁘게 할 수 있는 기생충이 나왔다”며 “지금 보면 터진 장을 뚫고 변 내용물과 피와 함께 회충 등 기생충들이 장을 뚫고 나오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국종 교수 브리핑에 김종대 의원이 지난달 17일 페이스북에 “사경을 헤매는 동안, 남쪽에서 치료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되어 또 인격의 테러를 당했다”며 “‘이런 환자는 처음이다’는 의사의 말이 나오는 순간, 귀순 병사는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인간의 정상성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이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지난달 22일 이국종 교수와 김종대 의원 간의 2차 공방이 이어졌다. 김종대 의원은 페이스북에 “북한 병사의 심폐 소생이나 수술 상황이나 그 이후 감염 여부 등의 생명 위독 상태에 대한 설명이면 충분하다”며 “그런데 15일 기자회견에서 내장에 가득 찬 기생충을 마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하고, 소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 등을 말씀하셔서 언론에 보도되게 했다”며 이국종 교수를 다시 한 번 비판했다.

이국종 교수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에 북한 병사의 실태에 대해 군 당국과 협의해서 기생충 감염, 소장 파열, 분변 등을 공개했다. 합참과 항상 연락을 취하면서 결정한다”며 “헌법에 재외국민을 보호하게 돼 있는데 북한 병사를 재외국민으로 봐야 할지 논란이 있긴 하지만 그의 프라이버시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못지않게 국민의 알 권리 보호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 병사 인권만 있느냐. 피 뒤집어쓰고 이렇게 하는데 깊은 자괴감이 든다. 환자 치료에 영향을 받을 정도로 힘들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여론이 김종대 의원 비판 쪽으로 상당 부분 기울어지자 다음날 김종대 의원이 직접 사과에 나섰다. 김 의원은 당 회의에서 “치료에 전념할 의사가 저로 인해 마음의 부담을 가지게 됐다면 이에 대해 위로와 사과를 드린다”며 “북한이 기생충의 나라 등의 발언과 보도는 귀순 북한병사를 포함한 탈북자 인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자제돼야 한다”고 공개적인 사과를 표명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이국종 교수를 직접 찾아가 사과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국종 교수의 이날 라디오 인터뷰 발언으로 이 둘의 만남은 무산되는 모양새다.

이국종 교수가 김종대 의원의 대면 사과를 거부하자 전날 JTBC ‘썰전’에서 유시민 작가과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이번 논란을 놓고 서로 다른 시각을 보인 대목 또한 눈길을 끌고 있다.

유시민 작가는 지난달 30일 “북한의 식량부족과 기생충 감염이 실제로 심각하다. 우리가 근절되다시피 한 전염병이 돈다는 걸 다 알고 있다”며 “그런데 굳이 오 하사(귀순 병사)라는 인격체를 통해 부각시켜야만 했을까. 이렇게까지 강조할 필요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종대 정의당 의원 발언을 놓고 “이 문제를 제기한 취지는 이해한다. 일리는 있다”면서도 “취지를 전달하는데 적합하지 않은 표현을 썼다”고 지적했다. 유시민 작가는 "조금만 에둘러 표현했더라면 하는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반면, 박형준 교수는 “이국종 교수가 스스로 얘기했듯 본인은 정무적 판단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단순히 칼 든 사람이 수술하면서 있었던 걸 보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 병사의 역경을 통해서 북한 주민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이국종 교수 브리핑 내용은 단지 수술 과정을 설명하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종대 의원 발언에 대해서는 “‘북한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냐’ 이런 걸 비판하려고 한 건데 ‘기생충의 나라 북한보다 그걸 까발리는 관음증의 나라,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나을 것이 없다’ 이런 식으로 표현했다. 이건 나가도 한참 나간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이국종 교수는 사실상 만남을 거부하면서 김종대 의원에게 “국회의원 한 분, 한 분이 입법기관이신데 본연의 업무를 잘하셨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권역외상센터 지원체계 개선 진행상황을 점검하는 등 응급의료체계 지원 확충과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정치권의 노력, 이것이 이국종 교수가 김종대 의원에게 바라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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