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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카드 ‘도둑결제’ 피해자, 분실한 적도 없는 데 왜?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7.12.0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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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기자님, 나 너무 억울합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서울 강서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의학 박사 조영은(54) 원장은 인터뷰 도중 중간 중간 말을 하다가 취재진에게 답답하다는 듯 이렇게 물었다. 결국 신용카드 도둑 결제 사건의 피해자인 조영은 원장은 언론에 얼굴과 실명을 과감히 공개키로 했다. 이런 황당한 일이 또 발생해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서울 강서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조영은 원장은 6일 업다운뉴스와 인터뷰에서 억울하고 답답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업다운뉴스 취재진이 6일 오후 한의원을 찾아가자 조영은 원장은 그동안 정리해온 여러 문서파일을 꺼내 놓았다. 그 파일에는 그동안 조 원장이 팔을 걷어붙이고 접촉했던 카드사, 경찰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문서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또 조 원장은 취재진에게 수첩을 펴 날짜별로 기록한 내용을 보여줬다. 수첩에는 날짜별로 연락한 시간과 통화내용, 담당자이름까지 세세하게 적혀 있었다. 사건이 발생한 지난 3월부터 지난달 카드 대금을 입금할 때까지 8개월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동분서주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다음은 조영은 원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제보를 하게 된 배경은?

■ 너무 황당한 사건이라 법적 소송을 준비해야 하나 고민을 하던 차에 어제(5일) 기사를 보고 나와 유사한 상황이라 제보하게 됐다. 기사에서 ‘빠른 신고로 다행히 금액이 지불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는 내용이 있는데 나는 왜 이 금액을 지불한 것인지 너무 억울했다. 그리고 이런 일이 또다시 발생해 또 다른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 시종일관 카드사 입장은 변함이 없었는지?

■ 카드사는 내가 관리를 잘 못했다며 당초 카드대금을 결제일인 3월 15일에 출금하겠다고 했다. 카드사가 이미 교통카드 충전과 모바일상품권 대금을 지불했으니 내 계좌에서 그 금액을 출금하겠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중재로 경찰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미뤄졌지만 기소중지 의견이 나와 카드사는 내게 당시 결제대금 220여만 원을 가져가겠다고 통보해왔다. 지금 안 내면 연체이자가 더 붙는다고 했다. 내가 동의할 수 없다고 했더니 계속 결제 안하면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다며 협박성 발언을 해 상당히 불쾌했다. 결국 어찌할 도리가 있나? 내가 약자인데…. 이렇게 버티다가는 신용불량자가 되는 거 아닌가.

- 원금과 연체이자를 모두 낸 것인지?

■ 카드사는 원금과 연체이자 모두 청구했다. 카드사 본사 직원과 직접 통화해 경찰 수사 기간 중에는 연체이자를 물지 않기로 했다. 수사가 끝나고 10월 달 전화가 와 연체이자와 원금을 재청구해 오는 바람에 다시 본사 직원에게 연락해 이자는 안 내기로 한 것을 재차 확인받았다. 결국 카드사가 원금을 계좌에서 빼갔고 그 이후에 이렇다 할 얘기는 없었다.

- 온라인 구매 사이트와 카드 결제대행사에도 연락을 취했나?

■ 정말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봤다. 온라인 구매 사이트는 본인들은 이미 금액을 지급했고, 본인들과 관련이 없다는 식으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카드주인인 내가 카드사에 지불중지를 요청했으면 온라인 구매 사이트에 연락해 내가 산 것이 아니라며 카드 대금을 중지시키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 아닌가? 결제대행사는 연락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제대로 닿지가 않았다. 접근 할 수가 없었다.

- 경찰 수사 과정은?

■ 서울 강서구 경찰서에 신고했고, 사이버팀에서 이 사건을 담당했다. 수사는 3개월 정도 됐는데 범인을 못 잡아 기소중지 의견으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내가 경찰 수사가 기소 중지돼 카드 대금을 지불하게 됐다고 밝히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혹시 카드 분실 등 관리에 소홀한 적은 없는지?

■ 카드를 누구에게 빌려준 적도, 당연히 잃어버린 적도 전혀 없다. 카드 정보를 공유한 적도 마찬가지다. 당시 카드 결제가 이뤄진 시간도 새벽 2시다. 너무나 놀란 나머지 내 카드를 찾았는데 당연히 지갑 속에 잘 있었다.

조영은 원장이 분통을 터뜨리는 대목은 바로 이 지점이다. 국민들에게 카드를 사용하라고 열심히 독려하면서 그 카드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게 되면 개인의 관리 소홀로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나 몰라라’ 뒷짐을 지고 있는 카드 업계와 금융당국의 안이한 대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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