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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해수위 질타 속에 민낯 드러난 '부활' 해경의 낚싯배 사고 대처…"군인이 어렵다고 안 싸우나?"

  • Editor. 곽정일 기자
  • 입력 2017.12.0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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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곽정일 기자] "해경 부활 이후 달라진 게 없어요. 더 심각한 것은 문제의 해결책을 완전히 잘못 인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15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앗아간 인천 영흥도 낚싯배 사고에 대해 7일 국회의사당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국회 501호 농해수위 회의실의 분위기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모두발언으로 시작할 때부터 급속히 냉각기류가 탔다. 형식적으로라도 장관이 인사말을 할 때 경청하는 척이라도 하는 것이 일반적 자세인데 여야를 막론하고 대부분 의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자료를 훓어보며 포문을 열 채비를 하고 있었다.

의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해양경찰의 대응을 '늑장 대처', '무능 대처'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해경 발표에 따르면 처음 급유선과 낚싯배 충돌 사고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3일 오전 6시 5분이었고 인천해경은 1분 후인 6시 6분에 영흥파출소와 P-12정에 현장 출동을 지시했다. 

그러나 해경 구조요원들이 현장에 최초 도착한 시각은 오전 6시 42분으로 사고 발생 37분이 지난 시점이다. 해경은 "진두항에 정박한 어선들을 정리하고 물길을 여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고 이 내용은 농해수위에서 그대로 도마 위에 올랐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방서에서 화재경보가 떨어졌을 때 5분 내에 출동하는 만큼 해경도 마찬가지로 출동명령이 떨어졌을 때 몇 분 이내에 출동할 수 있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게 기본"이라며 "즉시 출동태세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번에 여실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김종회 국민의당 의원은 "실제로 사고 지점까지 4분 거리밖에 안 되는데 계류 과정에서 16분이 지난 부분에서 벌써 실패한 것"이라며 "평소 항로를 숙지하고 관리했다면 10분 안에 도착 가능했는데, 해경이 전혀 대비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해경을 정조준했다.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은 "현장에서 적절한 구조방법을 판단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서해는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장소 선정에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앞으로는 최대한 일분일초 빨리 도착해서 안전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레이더 고장으로 동이 트기 전 야간에 운행할 수 없었다는 고속정 문제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졌다. 박경민 청장이 "고속정 운행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려웠다"라고 답한 것은 불에 기름을 붓듯 의원들의 호통을 불렀다.

김성찬 한국당 의원은 "국민이 죽어가는 데 어렵다고 하는 게 말이 되나. 해경의 책임의식이 전무하다"며 "군인이 총알이 날아오면 어렵다고 안 싸우나? 구명보트와 고속정이 야간 운행이 위험하다? 이런 말을 어떻게 하나 기가 막힌다"고 힐난했다.

해수부와 해경의 추후 대처방안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혹평이 이어졌다.

이군현 한국당 의원은 "이번 사고는 해경의 항로관리 및 재난대응의 부재가 주 원인이지 어선 규제 강화가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고 항로는 월 평균 30~40척이 이동하는 수역이고 다리와 섬 사이에 있어 물살이 세지는 위험한 구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15년 해수부 안전평가와 올해 8월 국립해양조사원에서 위험한 지역이라고 그렇게 경고했는데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이 화근을 부른 것"이라며 “아직도 낚시업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어선을 규제하겠다는 식의 대책을 내놓는 것은 교각살우(결점을 고치려다 지나쳐 되레 일을 그르침)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세월호 참사 발생 3년, 돌고래호 참사 발생 2년이 흘렀지만 또 해경의 제대로 된 구조체제 미비로 골든타임을 놓쳐 15명의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는 지적이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진 농해수위 회의였다.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박경진 해경청장을 준엄하게 질타한 주 내용은 하나다. "이번 참사는 해경 대응 미비로 인한 인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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