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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수도 인정’ 트럼프 발언, 승부수? 무모한 자충수?

  • Editor. 박상욱 기자
  • 입력 2017.12.09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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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상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발언을 놓고 세계 각국의 비판이 쏟아지면서다. 트럼프 대통령 성토 분위기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도 이어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 발언과 관련해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긴급회의는 안보리 전체 15개 이사국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 우루과이, 세네갈, 이집트 등 8개 이사국의 요구로 열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으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할 때”라고 선언했다.

이날 유엔 안보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 발언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매슈 라이크로프트 유엔주재 영국대사는 “이번 결정은 중동에서의 평화 전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올로프 스쿠그 스웨덴 대사도 “미국의 행동은 국제법과 안보리 결의에 모순된다”며 “예루살렘의 지위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상을 통해 결정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이집트, 러시아 대사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미국과 각별한 일본마저 우려의 목소리를 표출해 눈길을 끌었다. 벳쇼 고로 일본 대사는 “어떤 일방적 조치도 반대한다”며 “폭력이 더 큰 위기로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고 목청을 돋웠다.

‘예루살렘 수도 인정’ 발언으로 직격탄을 맞은 리야드 만수르 팔레스타인 대사는 “예루살렘의 지위는 결정되지 않았고 '2개 국가 해법'에 의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협상을 통해 결정돼야 한다”며 “안보리는 예루살렘 지위에 대한 어떤 위반에 대해서도 분명히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 발언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단지 현실을 인정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궁극적으로 국경을 결정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헤일리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이 선택한다면 ‘2개 국가 해법’에 대해 확고하다”며 “안보리 회의를 소집한 회원국들의 우려도 이해한다”고 다른 국가들의 우려에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헤일리 미국 대사의 발언에도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웨덴 등 유럽연방(EU) 5개국은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후 공동성명을 발표해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 발언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5개국대사들은 “우리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길 준비를 시작하겠다는 미국의 결정에 반대한다”며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부합하지 않고, 중동 지역 평화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예루살렘 수도 인정’ 발언으로 국제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목소리의 주인공이 전직 이스라엘 미국 대사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비상한 이목을 끌었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11명의 이스라엘주재 전 미국 대사들을 접촉한 결과 2명을 제외하고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을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대부분은 ‘외교적 실책’, ‘자학적 조치’, ‘국제적 고립’ 등의 표현을 써가며 트럼프 대통령 ‘예루살렘 수도 인정’ 발언을 비판했다. 전직 대사 2명은 “현실을 일정할 때가 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했다.

유엔 안보리의 분위기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 수도 인정’ 발언으로 국제적으로 고립된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를 위해 예루살렘 수도 문제를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러시아 스캔들’로 고립된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시선을 국외로 돌린 것이라는 얘기다. 또한 파리협정 탈퇴, 이란 핵합의 이행 불인정처럼 예루살렘 대사관 이전 선언이 전임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정책이라는 점에서 보수층 결집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주이스라엘 대사를 역임한 토마스 R. 피커링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기만족이거나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한 시선 흩트리기 시도”라고 지적했다.

국내 정치적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 고립을 자처한 트럼프 대통령. 과연 그의 승부수가 ‘러시아 스캔들’ 위기를 극복하고 미국 보수층 지지를 얻어 자국 정치위기를 극복할지 아니면 국제적 고립만 초래해 내우외환의 결과를 초래할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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