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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 촬영 중 김기덕 감독에게 폭행당한 여배우, 첫 공개석상 나와 '눈물의 호소'

  • Editor. 박지효 기자
  • 입력 2017.12.1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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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지효 기자] 2013년 3월 영화 ‘뫼비우스’ 촬영 중 김기덕 감독은 ‘감정이입’을 이유로 여배우 A씨의 뺨을 때리고 대본에 없던 베드신 촬영, 상대 남자배우의 성기를 만지라고 강요하는 등의 혐의로 A씨에 의해 올해 7월 뒤늦게 고소당했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달 검찰 소환 조사에서 “폭행은 인정하지만 단지 연기 지도를 위해서였다”면서도 사전 협의 없이 남자 배우 성기를 만지라고 강요한 것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박지영 부장검사)는 지난 7일 강제추행치상,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고 모욕죄에 대해서도 고소기간이 지난 공소권 없음 및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김기덕 감독이 A씨를 폭행한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앞서 지난 8월 열린 1차 기자회견 당시 피해 여배우 A씨를 대신해 공동변호인단이 참여했고 이 자리에서 A씨 측 변호사는 “김기덕 감독이 A씨의 뺨을 때리는 폭행 및 시나리오에 없는 베드신을 강요해 A씨는 결국 영화에서 하차했다”고 주장했다.

신상 공개 등의 피해를 우려해 1차 기자회견에는 나서지 않았던 A씨가 14일 열린 2차 기자회견에는 직접 공개석상에 나타났다. 블라인드로 모습을 가린 A씨 외에도 한국여성민우회 대표 정슬아, 홍태화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사무국장, 이명숙 변호사, 서혜진 변호사,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 남순아, 한국여성민우회 대표 윤정주 등이 참석했다.

여배우 A씨는 블라인드 뒤에서 호소문을 읽으며 눈물을 쏟았다. A씨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4년 만에 나타나 고소한 것이 아닌 고소 한 번 하는데 4년이나 걸린 사건”이라며 “사건 직후 2개월 동안 집 밖으로 못 나갈 정도로 심한 공포에 시달렸다. 누가 내 앞에서 손만 올려도 폭행 당시가 떠올라 참을 수 없는 불쾌감에 시달렸다. 각종 센터와 변호사 상담, 심리치료 등을 시작하고 영화계 지인들을 찾아갔으나 모두들 ‘승산 있겠냐. 잊어라’는 조언만 들었다”고 털어놨다.

여배우 A씨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 김기덕 감독의 대리인 역할을 해온 김기덕 필름 관계자에게 사전 동의 없이 강제로 남자 배우 성기를 잡게 한 것과 폭행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당시 김기덕 필름 관계자는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가 돌연 돈을 줄테니 촬영한 분량만 쓰거나 촬영을 접어야 한다고 선택할 것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는 “촬영을 중단한 것은 김기덕 감독이다. 김기덕 필름 측이 여배우가 잠적했다는 거짓을 유포했다”면서 “사건이 모두 알려진 후 악플에 시달렸다. 협박에 가까운 글을 남긴 누리꾼 가운데는 김기덕 감독과 인연이 있는 사람도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검찰은 다시 한 번 사건의 증거를 살펴보고 억울함을 풀어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A씨는 “충격적이고 두려웠다. 이해가 안 된다. 많이 두렵다”고 말했다. 김기덕 감독 측과는 전혀 접촉하지 않았음을 밝힌 A씨는 “후회하지 않는다. 나설 가치가 분명히 있다. 내 인생에서 상처가 될지 의미 있는 기억이 될지 알 수 없다. 나를 계기로 많은 분들이 용기 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뫼비우스’ 촬영 현장 분위기에 대해 A씨는 “공포스러웠다. 첫 촬영 시작부터 나에게 좋은 감정은 아니었고 나도 느꼈다. 그러던 중 폭행을 당했다. ‘연기지도’라고 하는데 그냥 구타를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 얼굴을 3대 때렸다. ‘감정을 잡게 할 것’이라고 하고는 두 대는 강하게 맞았고 한 대는 내가 본능적으로 몸을 빼 손가락이 스쳤다. 그 상황에서 카메라를 켜고 액션을 외쳤다. 연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거나 도와주지 않고 나와 시선을 피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눈물을 보이며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맞아야 하느냐. 그러고선 비겁하게 연기지도라고 말한다. 김기덕 감독의 행동이 제대로 된 연기지도인지 감정표현인지 알아봐달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8월 김기덕 감독은 이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 진심으로 미안하다”면서도 “4년 전 일이라 기억이 흐릿하다. 개인적인 감정은 없이 영화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집중하다 생긴 상황이다. 실연해보이던 과정에서 생긴 일로 기억한다”고 해명했다.

김기덕 감독은 그저 ‘연기지도’였다며 나머지 일은 기억이 흐릿하다고 말했다. 여배우 A씨는 큰 용기를 내 기자회견 자리에 서서 눈물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번 2차 기자회견으로 이 사건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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