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김규현 기자]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마지막 날 일정으로 충칭 임시 정부 청사를 방문했다. 충칭 연화지에 위치한 임시정부 청사를 둘러보고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간담회도 가졌다. 한국 대통령이 충칭 임시정부 청사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충칭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유적지를 방문했다.

중국 충칭 시는 한국과도 연이 깊은 도시다. 충칭은 시진핑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현대판 육·해상 실크로드)의 거점 지역으로 활발한 개발이 진행 중인 지역이다. 충칭 시에는 많은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기도 하다. 현대자동차와 SK하이닉스, 두산인프라코어 등 240여개 기업이 충칭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날 충칭 시는 문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건물 대부분을 불을 끄지 않기도 했다. 중국은 오후 10시 30분이 넘으면 대부분 건물이 불을 끄지만 이날은 방문환영의 의미로 도시를 환하게 밝혀뒀다.

유적을 둘러본 문재인 대통령은 독립후공자 유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임시정부는 대한민국의 뿌리다. 우리 대한민국의 법통이며 헌법에도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은 1919년 4월 13일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를 계승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자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다. 건국 100년이 되도록 우리가 임시정부를 제대로 기리지 못했다”며 중국 각지 흩어진 과거 우리 독립운동 사적도 보존토록 노력하겠다.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에서 그 부분에 관한 이야기가 잘 되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독립유공자 이달 선생의 장녀 이소심 여사를 비롯해 충칭 거주 독립유공자 후손 6명, 이종찬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 등 서울에서 후손 4명이 참석했다.

이 여사는 “한국은 저를 태어나게 한 곳이고 중국은 저를 길러준 곳이라 생각한다”며 “당연히 한·중 양국의 우의를 증진할 의무가 있다”며 “양국 우의가 앞으로 영원하길 바란다”고 말해 박수받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 이후 김구 선생 흉상 앞에서 묵념을 하고 독립운동에 관련된 자료들을 청사 안내요원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광복군 관련 사진을 볼 때는 허리를 숙여가며 자세히 들여다봤다.

청사를 나서기 전 방명록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우리의 뿌리입니다. 우리의 정신입니다. 2017.12.16.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은 많은 성과와 의미를 남겼지만, 그중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것 중 하나는 역사에 대한 직접적 스킨십이었다. 문 대통령은 국빈방문 첫날 일정도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식 일정에 맞춰 중국에 도착했고, 당일 일정 중 난징대학살에 대한 발언을 두 차례 하기도 했다. 이는 한국과 중국이 일본과 역사 왜곡으로 마찰을 빚고 있는 데서 공통분모를 찾아 친밀도를 올리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광복절 축사에서 “일제와 친일 잔재를 제대로 청산 못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현직 대통령 첫 충칭 임시정부 청사 방문과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가진 간담회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빈만찬에서 위안부 피해자 이용부 할머니 초청에 이어 문 대통령의 ‘친일 청산’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