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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 유서서 드러난 우울증, '마음의 감기' 아닌 '뇌의 이상'

[업다운뉴스 엄정효 기자] “난 속에서부터 고장 났다. 천천히 나를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18일 갑작스런 비보를 알린 그룹 샤이니 종현. 그의 절친한 밴드 디어클라우드 멤버 나인이 공개한 종현 유서의 한 대목이다.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샤이니 종현은 안타깝게도 우리 곁을 떠났다. 종현 빈소가 마련된 후 종현 조문을 위해 동료, 팬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서 더욱 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종현 이전에도 정다빈, 유니, 이은주, 채동하 등 많은 연예인들이 우울증을 앓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갑작스런 사망 소식을 전한 종현. 종현 유서가 공개됐고 이어 팬들까지 종현 빈소를 찾아 종현 조문 행렬에 동참하며 더 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샤이니 인스타그램/뉴시스]

흔히 우울증을 두고 우리는 ‘마음의 병’으로 치부해 본인 스스로의 의지로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우울증은 스트레스로 인해 뇌에 상처가 생긴 것으로 일종의 뇌 손상이기 때문에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우울한 기분을 느낀다고 해서 꼭 우울증은 아니다. 이런 기분이 찾아와도 금방 극복할 수 있다면 건강한 상태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이들은 만성적인 우울로 의욕저하, 스스로를 고립시키거나 계획한 일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사고, 판단력, 인지능력, 신체기능, 면역기능 저하 등 신체적으로도 영향을 미친다.

우울증은 ‘마음의 병’, ‘마음의 감기’가 아닌 ‘뇌의 이상’으로 나타난다.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 등 뇌 기능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기 때문에 개인의 의지만으로 벗어나기 어렵다. 심한 경우 뇌 이상으로 부신피질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증가해 자살충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병원을 찾아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

종현 유서에서 “결국엔 다 내탓이군요”, “난 왜 내 마음대로 끝도 못 맺게 해요?”, “조근한 목소리로 내 성격을 탓 할 때 의사 참 쉽다 생각했다” 등의 내용으로 볼 때 종현은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뇌가 보내는 우울증 전조 증상은 무기력, 식욕부진, 불면증, 2주 이상 지속되는 우울한 감정 등이다. 특이한 것이 아니므로 쉽게 지나쳐버릴 수 있다. 또 알아채도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편견 탓에 또 정신건강의학과 약물을 오래 복용하면 부작용이 심하다는 잘못된 정보로 치료에 적극 나서는 이들이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오히려 약물 치료를 꾸준히 받지 않는다면 계속 우울증이 재발해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종현 생전 친했던 디어클라우드 나인이 공개한 종현 유서에 따르면 종현이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뉴시스]

우울증은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가족, 친구, 연인, 동료 등을 돕는 방법에 대해서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을 살펴보자.

먼저 우울증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잘 들어주는 일이다. 무엇을 말하든 놓치지 말고 전부 들어주고 그들의 고통에 대해 “내가 더 힘들다”,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등의 말 대신 우선 듣기만 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는 당부한다.

“기운 내”라는 말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울증은 ‘병’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위로가 필요하다. 이 때 필요한 말은 “나는 네 편”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또 술을 권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오히려 술을 마실 경우 뇌 기능이 떨어져 자제력이 약해지고 슬퍼지거나 흥분돼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우울증 환자는 자살 충동을 의식적으로 억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술은 폭탄과 같다고 경고한다.

“뭐가 문제인지 말해봐,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라는 식의 훈계나 비난보다는 “말 못할 어려움이 있구나, 함께 풀어갔으면 좋겠다”, “너는 사랑 받을 자격이 있고 가치 있는 사람이다”라는 식으로 말을 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술이나 약물에 의존하지 않도록 주변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우울증으로 짧았던 생을 마친 종현. 그의 팬들은 “수고했다”고 말하며 슬픔 속에서 종현 빈소를 찾아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있다.

여러 스트레스를 겪으며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병이기에 ‘마음의 감기’ 쯤으로 생각됐던 우울증. 그러나 우울증은 감기처럼 며칠 지나면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병이 아니라 전문가 치료가 필요한 위험한 병이다. 누군가가 도움을 청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소중한 사람을 잃기 전에 지금 주변을 한 번 돌아봐야 할 때다.

엄정효 기자  ujh7388@updow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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