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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 팁] '백색가루의 공포' 탄저균, 얼마나 위험한가

  • Editor. 김민성 기자
  • 입력 2017.12.2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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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민성 기자] 24일 한 보도매체가 ‘청와대 식구들, 탄저균 백신 수입해 주사맞았다’는 제목으로 청와대가 탄저균 백신을 구입해 “아마도 500명이 이 백신 주사를 맞았을 것”이라고 주장하자 청와대가 즉각 해명에 나서면서 세간에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킨 탄저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보도자료를 통해 이전 정부에서 구입이 추진돼 지난 7월 식약처 공문 발송과 휘귀의약품 도입회의 등 정당한 절차를 거쳐 “예방접종은 고려하지 않고 치료 목적으로만 이용할 계획”라고 강조하면서 탄저균 백신의 효용성도 이목을 끌고 있다.

그렇다면 탄저균은 얼마나 위험하기에 이전 정부부터 청와대 구입을 추진했을까.

탄저병은 하나의 증상을 일으키는 전염병을 통칭하며, 증세가 나타난 부위가 검게 썩어 들어가는 병을 모두 일컫는다. 탄저병은 동물탄저와 식물탄저로 대별되는데 보통 탄저균이라고 표기한 것은 동물탄저를 말한다. 동물탄저는 세균성, 식물탄저는 진균류 감염이다. 탄저(炭疽)에서 ‘탄’은 석탄을, ‘저’는 악성 종기나 부스럼을 말한다. 탄저균이 사람 몸에 닿으면 피부에 물집이 생기고 검은색 딱지가 앉는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탄저균이 위험한 것은 전염성과 사망률 때문이다. 비교적 약한 축에 속하는 피부 탄저의 경우에는 의학 발달로 사망률이 20%로 줄었지만 그보다 훨씬 위험한 내장탄저는 60%, 기관지 탄저는 95%에 이르는 고위험 전염병이다.

더욱이 탄저병은 땅 속에 100년 동안이나 살아남을 수 있는 균으로, 만약 생물이 탄저병으로 사망하면 그 지역이 오염되고, 그곳에 살던 생물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죽으면 역시나 그 지역도 오염되는 전염성이 위험한 것이다.

사람이 탄저균을 들이마시면 탄저균이 폐에 들어가서 폐를 망가뜨리고 결국엔 호흡이 곤란해져 사망에 이르게 된다. 감염되고 나서 빨리 치료를 받지 않으면 치사율이 거의 100%에 이르는 무서운 병원균이다. 몽골 고원에서도 기원전 1세기부터 사람들을 적지 않게 죽였으며, 9세기 중반 위구르 제국은 이 탄저병으로 불과 1년 만에 붕괴됐다.

탄저균은 각종 테러에 사용되면서 세간에 불안감을 던져왔다. 일본의 사이비 종교 단체인 옴진리교는 1993년 두 차례 도쿄에 탄저균 살포를 시도했지만 유포 기술력이 따르지 않아 탄저균이 뿌려지면서 다행히 사멸했다.

미국에서는 테러리스트들이 탄저균을 '백색가루'로 부르며 우편물에 넣어 테러 대상에 보냈고 22명이 감염돼 5명이 사망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탄저균이 담긴 우편물 때문에 미국 전역이 ‘백색가루의 공포’로 불리는 탄저균의 위험성을 심각하게 느끼게 된 것이다.

탄저균은 생물학무기 같은 대량파괴무기나 테러에 쓰기에 딱 좋은 특성이 있다. 탄저균은 포자, 즉 홀씨 형태로 있으면 몇 십년 동안 없어지지 않는 데다 분말로 만들 수 있어서 가지고 다니기도 편하다. 역시 살상 위력이 가장 특징인데 예컨대 탄저균 100㎏ 정도를 저공으로 비행하면서 대도시에 뿌리면 100만~300만 명을 사망하게 만들 수 있다. 이 같은 살상 규모는 수소폭탄 1메가톤에 해당한다.

북한이 생물학무기의 하나로 이 탄저균을 보유하고 있거나, 아니면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에도 일본 아사히신문이 서울발 기사에서 익명의 정보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이 최근 생물무기인 탄저균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하는 실험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이틀 전 발표한 '새 국가안보전략'에서도 "북한이 핵과 생화학무기로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규정했다며 북한의 탄저균 미사일 탑재 실험을 주장했다.

또한 북한이 ICBM의 대기권 재진입 때 발생하는 700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탄저균이 사멸하지 않도록 내열·내압장비 등의 실험을 시작했으며, 일부에서는 북한이 이러한 실험에 모두 성공했다는 미확인 정보도 있다고도 전했다. 아울러 “미국은 북한이 오래 전부터 탄저균을 배양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 주한미군들이 2004년께부터 천연두와 탄저균 백신을 접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청와대가 탄저균 백신을 구입한 것을 해명한 가운데 탄저균에 대비하는 방법은 백신을 맞는 게 가장 확실하다. 만일 탄저균에 감염되면 치사율이 높아도 신속히 항생제로 치료하면 생명을 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탄저균이 열이나 햇볕, 소독제 등에 강한 저항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탄저균에 오염된 것은 모두 태우도록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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