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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재신임에 '통합시계' 가동...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극한 반발, '분당시계'까지?

  • Editor. 김민성 기자
  • 입력 2017.12.3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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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민성 기자] “투표로 표출한 여러분의 의지를 변화의 열망으로 받아들여 좌고우면하지 않고 통합의 길로 전진하겠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보수야합 추진을 저지하고 안철수 대표를 퇴출시켜 국민의당을 지키기 위해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를 출범한다.“(바른정당과 통합 반대파 국민의당 의원들)

국민의당이 31일 바른정당과 통합 여부를 묻는 나흘간의 찬반 투표 결과, 찬성 입장이 다수를 차지해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 속에서 바른정당과 통합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호남 중진 중심의 통합 반대파는 안철수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바른정당과 통합에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어 국민의당이 분당 사태까지 치달으며 쪼개질지 주목된다.

멈췄던 바른정당과의 ‘통합시계’의 초침이 공론화를 거쳐 다시 돌아가게 됐지만 또 다른 ‘분당시계’가 여의도에 내걸리게 되면 정치권의 지형도가 달라지게 될 것으로 보여 2018년 무술년 새해를 맞는 여야에서 초미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당 선거관리위원회는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7일부터 나흘간 전당원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전화투표를 통해 바른정당과 통합 및 안철수 대표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74.6%가 통합에 찬성했으며 반대는 25.4%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투표에는 전체 당원 26만437명 가운데 5만9911명이 참여했으며 최종 투표율은 23%로 집계됐다. 

그동안 통합 반대파 측에서는 전당원 투표가 유효하려면 당원의 최소 3분의 1 이상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에 이번 투표가 유효한 것이냐를 놓고부터 통합 찬성-반대파 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통합 찬성파는 전당원투표에서 다수가 통합 찬성 입장을 보인 만큼 재신임된 안철수 대표의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살려 2018년 무술년 새해부터 발빠르게 바른정당과 통합 프로세스를 밟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통합 파트너인 바른정당도 국민의당의 당원투표 결과가 '통합 찬성' 쪽으로 나온 데 대해 일제히 환영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환영하고 축하드린다"며 "그동안 통합 찬성과 반대 측이 대립해온 국민의당이 이번 당원투표를 계기로 통합에 관한 정치적 합의를 도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SNS를 통해 "국민의당 당원투표 결과 압도적 통합 찬성이 확인됐다. 이제 통합열차에 후진은 없다"며 "야당 교체의 역사가 시작됐다. 자유한국당은 소멸되고 해마다 옮겨다니는 철새들은 또 새로운 둥지를 찾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대표는 그동안 이번 전당원 투표에서 찬성을 지지할 경우 새해 1월부터 본격적인 통합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에 순조롭게 통합 논의가 진행된다면 새해 2월까지는 통합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호남 중진을 중심으로 이뤄진 통합 반대파의 반발이 거세다. 이번 투표율이 전체 당원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해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출범까지 선언했다. 통합 반대파 측이 안철수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만큼 분당 가능성을 포함한 극심한 갈등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이날 이동섭 중앙당 선과위원장이 결과를 발표하는 도중 신원미상의 남성이 회견장에 난입해 주먹을 휘두르며 달려드는 소동이 빚어진 것은 통합을 놓고 양 갈래로 쪼개져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당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단면으로 비쳐졌다.

박지원 조배숙 천정배 유성엽 박주선 등 통합 반대파 의원 12명은 이날 ‘안철수 재신임 전당원 투표’ 결과에 대해 "77% 이상의 당원들이 사실상 (통합·재신임에) 반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배숙 의원은 "합당에 대해서는 전당대회에서 결정하라는 당헌도 어기고 안철수 대표 자신의 재신임과 연계하는 꼼수까지 부려 얻어낸 결과치고는 너무나 초라하다"며 "당헌당규에 명시한 최소투표율 3분의 1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 이번 투표는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대한 반대이자 안 대표에 대한 명백한 불신임의 표시가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투표율이 25.7%에 그치자 즉시 시장직에서 사퇴한 바 있다"며 "안 대표는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기 바란다. 바른정당과의 합당 추진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배숙 의원은 또한 "바른정당은 국민의당과 정체성이 다르다. 국민의당이 가야할 길은 보수우경화 합당의 길이 아니다. 안 대표의 무리한 선택은 결국 국민의당을 사지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우리는 보수야합추진을 저지하고 안 대표를 퇴출시켜 국민의당을 지키기 위해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의출범을 알린다"고 선언했다. 운동본부는 ▲보수야합 추진 즉각 중단 ▲안철수 대표 즉각 퇴진 ▲국민의당의 개혁정체성 사수 등을 촉구했다.

통합 반대파의 구심점인 박지원 의원도 SNS를 통해 "우리는 국민의당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지키고 보수대야합을 반대하며 끝까지 국민의당 지킴이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통합 추진파는 통합 로드맵이 확정하는 대로 통합 의결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하겠지만 전대 과정에서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파의 조직적인 방해가 나올 경우 ‘폭력 전대’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통합 추진파가 당헌상 전대 안건 의결을 ‘공인전자서명’으로 할 수 있다는 규정을 활용해 ‘온라인투표’로 진행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단, 전당대회가 열리더라도 전대 의장과 부의장이 통합 반대파인 만큼 물리적인 통합 의결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반대파 측의 논리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으로 풀지 않으면 국민의당 내홍 사태는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 반대파가 ‘안전판’으로 별도의 전당대회를 추진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정치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대표 당원 3분의 1 이상의 서명을 받아 새해 1월 별도의 임시 전대 소집을 요구, 통합 작업 중단과 안철수 대표 사퇴 등을 결의하는 방안까지 검토될 수 있다는 시각이지만 이럴 경우 국민의당은 사실상 붕괴 사태를 맞기 때문에 극단적인 행동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당내는 물론 여러 여론조사 기관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 시 시너지 효과로 제1 야당의 세를 결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들이 나오면서 안철수 대표가 대표직을 걸고 결행한 통합 찬반 투표. 그 결과는 안 대표가 바라는 대로 나왔지만 통합 반대파의 극심한 반발을 부르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제3,4당의 통합에 따른 세 확장과 정계개편까지 촉발할지는 불투명하다.

의석수로 국민의당 39석과 바른정당 11석이 결합하면 50석의 제3당으로 거듭나겠지만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의 분당 가능성을 변수로 봐야 되기 때문이다. 통합 강행 시 분당이 현실화된다면 의석수는 더 줄어들게 되고, 호남을 기반으로 한 통합 반대파를 중심으로 새로운 당이 창당된다면 이날 반대파 의견을 담은 기자회견문에 서명한 의원이 18명이 되는 만큼 이합집산을 통해 네 번째 원내교섭단체 탄생도 배제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물론 국민의당 분당 시 통합 반대파의 더불어민주당 복당 가능성도 열려 있고, 바른정당에서도 일부 이탈자의 자유한국당 회기의 문도 열려 있기 때문에 정치권의 셈법은 매우 복잡해지게 된다.

안철수 재신임과 통합 찬성이라는 국민의당 당원들의 민심 결과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2018년 무술년 새해를 어수선하게 출발하는 국민의당의 신년벽두 행보가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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