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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 ㅁㅊㅅㄲ 답변논란, 그런데 ㅅㄱㅂㅊ 무엇입니까?…'문자행동' 대하는 정치인의 자세

  • Editor. 김민성 기자
  • 입력 2018.01.0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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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민성 기자] “ㅁㅊㅅㄲ는 알겠는데, 도대체 ㅅㄱㅂㅊ는 무엇입니까?”

때아닌 초성문자 뜻 퀴즈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4일 방송된 JTBC '정치부회의'에서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이 시민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논란을 다루면서 온라인과 SNS 상에 ‘ㅅㄱㅂㅊ’ 뜻풀이 퍼즐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국회 본회의 참여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요구에 오해를 부르는 답장을 보낸 김종석 의원에 질타가 쏟아지는 가운데 자음 8개의 정확한 뜻을 알아야겠다는 누리꾼들의 추리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정책위부의장인 김종석 의원이 지난해 말 ‘전압법(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하는 시민들에게 보낸 문자가 논란을 낳았다. 지난해 12월 26일 시민들로부터 "전안법 개정안 법안 처리를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참석해 달라"를 문자를 받은 김종석 의원의 답장 문자는 'ㅁㅊㅅㄲ'였다. “소상공인 서민을 죽이는 전안법 폐지를 요구합니다. 본회의 미루지 말고 참석해주세요”라고 문자를 보낸 또 다른 시민은 김종석 의원이 'ㅅㄱㅂㅊ'이라는 답을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자음으로 된 이같은 문자 답장을 받은 시민들은 전화번호를 등록,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통해 김종석 의원임을 확인한 뒤 온라인에 글을 남기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ㅁㅊㅅㄲ’에 대해 누리꾼들은 원색적인 욕설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하며 공분을 표시하고 있지만 ‘ㅅㄱㅂㅊ’는 그동안 일반적으로 문자메시지 초성언어로 사용되지 않은 것이어서 뜻풀이가 실로 제각각이다. 

누리꾼들은 ‘ㅅㄱㅂㅊ’도 ‘ㅁㅊㅅㄲ’처럼 욕설성 축약 문자이라고 추정하면서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JTBC '정치부회의' 양반장(양원보)은 실시간 댓글을 보며 '수고불참'이라고 정리했지만 온라인 상에서는'세금바쳐', ‘소금 배추’, ‘시골 비추(귀농 비추천)’ '수고빈충' 등 다양한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시건방진(ㅅㄱㅂㅈ)'이 '시건방친(ㅅㄱㅂㅊ)'으로 변한 ‘오타론’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ㅅㄱㅂㅊ’도 ‘ㅁㅊㅅㄲ’와 비슷한 욕설성 또는 비아냥 축약 초성문자일 것이라는 추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종석 의원의 문자 응대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김종석 의원이 지난해 12월 선플재단 선플운동본부와 국회선플정치위원회가 공동주최한 제5회 국회의원 아름다운말 선플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은 아연해 하는 분위기다. 김종석 의원은 수상 당시 "막말보다 유머로 토론하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김종석 의원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마친 뒤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한국경제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는데 대학가에서는 경제학원론의 베스트셀러인 '맨큐의 경제학'을 번역한 경제학자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연구위원, 서울시 규제개혁위원 등도 겸임하기도 했던 김종석 의원은 2015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부설 여의도연구원 원장에 임명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10번) 초선 의원이 됐다. 

김종석 의원은 ‘ㅁㅊㅅㄲ’ ‘ㅅㄱㅂㅊ’ 문자 답변 논란이 이어진 5일 아침까지도 공식적인 해명이 없는 상태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지난해 12월 28일 “2016년에 이어 금년에도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저를 국정감사 우수국회의원으로 선정했다. 국정감사에 임하면서 국민을 대신하여 국정을 감시하고 정부에 국민의 뜻을 전달하라는 국회의원의 헌법상 부여받은 임무에 충실하고자 노력한 것인데 높게 평가해주어서 평가위원들께 감사드린다”는 글이 마지막으로 올라와 있다.

4일 JTBC '정치부회의'에서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이 시민들에게 보낸 'ㅁㅊㅅㄲ''ㅅㄱㅂㅊ' 문자메시지 답변 논란을 다뤘다. [사진출처=JTBC '정치부회의']

국회의원들을 향한 국민의 문자메시지는 직접적인 ‘청원’의 한 방식으로 볼 수 있다. 그런 것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문자폭탄’으로 의원들을 당혹스럽게 하기도 한다. 인신공격성 메시지가 쇄도해 휴대폰은 마비가 되기도 한다. 이름 알리기가 중요한 정치인들조차 결코 반가울 수 없는 문자폭탄은 지난해 대선 가도와 새 정부 출범 첫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을 불렀다. 

역기능도 많았지만 위임받은 권력의 헌정 문란 사태를 지켜본 국민들이 직접적인 정치행위의 한 방식으로 국회의원들을 비판하고 희망하는 바를 촉구하는 방식은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기능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도 많았다.

지난해 6월 문재인 정부 출범 첫 조각 인사청문회가 시작되면서 문자폭탄 사태가 이어지자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인에게 보내는 국민들의 질책성 문자메시지 전체를 문제라고 규정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는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SNS에 “지난 전당대회 기간 중 몇 주 동안 엄청난 댓글과 문자를 받았다. 할 말은 많았으나 한 마디 의사 표명도 하지 않았다”고 밝힌 손혜원 의원은 “2015년 7월 여의도에 온 이래 많은 격려와 더불어 사소한 질책도 끊이지 않았으나 이 또한 여의도에서는 감내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강조했다. 그러면서 “왜 이 시간에 나한테 이렇게 문자가 몰리는가를 생각해보고 그 이유에 대해 본인이 반성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손혜원 의원은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고 “문자폭탄 말고 문자행동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욕설과 인신공격이 담긴 문자메시지는 문제이지만 정치에 적극 참여하는 국민들의 ‘문자행동’에 대해 피해의식 속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대응을 보인다면 그것은 국회의원의 품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이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을 잘 헤아리고 슬기롭게 대응하는 것도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정치인의 중요한 소통법 중 하나라는 점에서 김종석 의원의 ‘ㅁㅊㅅㄲ’과 ‘ㅅㄱㅂㅊ’ 문자 답변 논란은 새로운 성찰의 계기가 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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